파월 연준 의장, 22일 정책 방향 가늠할 연설…시장 ‘촉각’

미국 금융시장이 다시 큰 변곡점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시간 2025년 8월 22일(금)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의 공식 연설을 비롯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베이커휴즈 시추(리그) 지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투기 포지션 통계 등 다수의 핵심 이벤트가 연이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통화정책 완화 혹은 긴축 지속 여부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물가상승률 둔화와 경기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중앙은행의 미묘한 어조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동부시간(ET)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그는 ‘긴축 기조 유지’라는 강경한 신호를 보내 금리·채권·주식 전반에 급격한 변동성을 야기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수단을 아끼지 않겠다”

라는 그의 발언은 아직도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잭슨홀 심포지엄 — 글로벌 통화정책의 방향타

같은 날 하루 종일 이어지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은 각국 중앙은행 총재·재무장관·학계·시장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통상적으로 이 회의에서 던져지는 ‘한 줄’ 발언은 달러 지수·채권금리·원자재·신흥국 통화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낳아 ‘통화정책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한국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행사지만, 1980년대 볼커 의장의 반(反)인플레이션 선언, 2010년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2차(PT) 시사 등 역사적 전환점이 이곳에서 나왔다. 따라서 올해 파월 의장이 어떤 기조를 내비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 — 셰일 생산의 바로미터

오후 1시(ET) 공개될 ‘미국 베이커휴즈 원유 시추공 수(리그 카운트)’는 최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다. 직전 집계는 412기였으며, 이를 포함한 미국 전체 리그 수(539기)가 동시에 발표된다. 시추공이 늘면 원유·천연가스 공급 증가 → 가격 압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더의 주목도가 높다.

베이커휴즈 지수는 1944년부터 집계돼 왔으며, 미국 셰일기업의 투자 결정과 국제 유가 흐름 사이의 상관성을 분석할 때 널리 사용된다. 특히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과의 상관계수가 높아 에너지·정유·화학 섹터 투자전략 수립에 필수적이다.


CFTC 투기 포지션 — 시장 심리의 ‘거울’

이어 오후 3시 30분(ET)에는 CFTC 주간 투기 포지션 보고서가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직전 수치는 △S&P 500 -13만9,600계약 △나스닥 100 3만3,800계약 △금 22만9,500계약 △원유 11만6,700계약이었다. 동시에 알루미늄·구리·은·천연가스·밀·옥수수·대두(콩)의 순투기 포지션도 공개된다.

해당 데이터는 투기적 자금(헤지펀드·CTA 등)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순매수가 급증하면 ‘리스크온’ 심리가 확산되고 있음을, 순매도 전환은 ‘리스크오프’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단순히 숫자만으로는 방향성을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난주 대비 변화폭과 다른 자산군과의 상관성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TIP ‘투기 포지션’이란 선물·옵션 시장에서 상업적 목적(헤지)이 아닌 가격 차익을 노리고 진입한 순 포지션을 의미한다. CFTC는 매주 화요일 기준치를 집계해 금요일에 공개한다.


전문가 시각 — ‘파월의 한마디’가 모든 변수 압도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잭슨홀이 열리는 주간에는 각종 경제 지표보다 연준 의장의 발언이 자산 가격을 좌우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실제로 2023년·2024년에 파월 의장이 ‘물가 둔화에도 불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추가 긴축 여지를 시사하자 S&P 500은 단숨에 3% 이상 급락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혹은 ‘금리 동결 장기화’ 중 어떤 뉘앙스를 택하느냐에 따라, 국채금리·달러·나스닥 성장주가 순차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바클레이즈는 내다봤다.

따라서 한국 시각 22일 밤부터 23일 새벽 사이에는 주요 자산 변동성이 평시 대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용어 한눈에 보기

ㆍ잭슨홀 심포지엄 —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이 와이오밍주 잭슨호에서 주최하는 중앙은행 콘퍼런스. 1978년 시작됐으며,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ㆍ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 — 미국 내 원유·가스 시추용 굴착 장비(리그) 가동 수를 주간 단위로 측정한 통계. 공급 측면에서 원유가격 움직임을 예측할 때 참고한다.

ㆍCFTC 투기 포지션 — 선물·옵션 시장에 참여하는 비상업적(투기적) 투자자의 순계약 수. 순매수(+)는 매도보다 매수가 많음을, 순매도(-)는 그 반대를 의미한다.


결국 8월 22일연준 정책 기조와 글로벌 리스크 선호도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날이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단어 선택 하나, 톤 변화 하나에 따라 포지션 조정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