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인 제롬 파월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연방준비제도와 행정부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26년 1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지난 여름 상원 청문회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아 대배심 소환장(grand jury subpoenas)이 연준에 전달됐고, 이에 따라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 위협이 제기됐다고 일요일 밤 성명을 통해 밝혔다.
파월의 성명 요지: “금요일에 법무부가 연준에 대배심 소환장을 전달하면서 지난 6월 상원 은행위원회(청문회)에서의 제 증언과 관련해 형사기소 위협을 받았다. 나는 법치와 민주주의의 책임성에 깊은 존중을 갖고 있다. 어느 누구도—특히 연준 의장이라고 해서—법 위에 있지 않다.”
파월 의장은 이어 “그러나 이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이자율 인하 압력과 연준에 대한 더 큰 영향력을 얻고자 하는 지속적 위협의 더 넓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라며 이번 조치가 “내가 6월에 증언한 내용이나 연준 건물 보수 공사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사안들은 핑계(pretexts)에 불과하며,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공익에 봉사하는 최선의 판단에 따라 금리를 설정한 결과, 대통령의 선호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상원의원인 톰 틸리스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형사기소 위협은 법무부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틸리스 의원은 이 사안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연준의 어떠한 대통령 지명자에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NBC 뉴스에 “나는 이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연준에서 그다지 잘하지 못했고, 건물 짓는 일에서도 잘하지 못했다”라고 말해 이번 사안에 대해 자신의 관여를 부인했다. 법무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사안의 배경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재임 이후 연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명해왔고, 특히 금리를 낮추라고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대통령 권한으로 연준 의장을 해임하기는 법적 제약이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을 교체하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이번 사안은 파월의 임기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파월의 의장 임기는 5월에 끝나지만, 그는 2028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어 대통령이 추가로 지명권을 행사하기까지 시간이 제한된다.
연준의 본부 건물 두 곳에 대한 25억 달러(약 2조원대) 규모의 보수 공사는 작년 초 백악관의 비판 대상이 되었다. 행정부는 이 공사를 비용 과다 및 과시적이라고 비판했으며,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금리 인하 압박을 위한 명분으로 보고 있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연준 웹사이트에 공사 내용에 대한 상세 설명을 게시하고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배경 설명 서한을 보냈다.
지난 6월 파월 의장이 상원에서 반기별 통화정책 청문회를 진행할 때, 그는 노후화된 인프라 보수를 위한 필요성을 반복해서 설명했다. 이후 7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건물 현장을 방문했고 파월이 현장 안내를 한 바 있다.
전문가 평가와 역사적 맥락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연준 역사학자 피터 콘티-브라운은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임기와 미국 중앙은행 역사에서의 저점(low point)”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회가 연준을 대통령의 일일적 기분이나 정치적 변동에 따라 운영하도록 설계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을 굴복시키려는 시도가 좌절되자 연방 형사법의 전권을 의장에게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은 통상적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결정에서 핵심 원칙으로 여겨진다. 이는 통화정책 담당자들이 단기 정치적 고려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전념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용어 설명
대배심 소환장(grand jury subpoena)은 법무부가 대배심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발부하는 명령이다. 대배심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증거 심리 절차를 진행하며, 소환장은 증언이나 문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법적 절차의 일환이나 집행 기관의 도구일 수 있으나, 정치적 맥락에서는 권력 행사 수단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 반응과 경제적 영향 분석
금융시장은 이번 공개 이후 단기적 관점에서는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압박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위험 자산 회피, 국채 금리의 변동성 확대, 달러 환율의 불안정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만약 법적 절차가 장기화될 경우 연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할 수 있다. 둘째, 대통령과 행정부의 연준에 대한 직접적 압박은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파월 의장의 이사직 존속(2028년 1월 31일까지)은 단기적으로는 인사 공백을 줄여 시장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영향은 여러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법무부의 조사 범위와 지속 기간, 의회 차원의 감독·대응, 연준 내부의 정책합의 정도, 그리고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인플레이션, 고용 등)가 어떠한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향후 전망
현재 상황은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전개 양상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의회 차원의 청문회나 법무부의 추가 조치, 그리고 연준 내부의 공식 입장 표명 등이 향후 사안의 진로를 좌우할 주요 변수다. 정치적 갈등이 고조될수록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의 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증대될 것이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상원에서 내가 맡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법치와 제도의 틀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과 미국의 정부기관들 간 균형에 관한 광범위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요약 : 파월 의장은 법무부가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해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공개했으며, 그는 이를 행정부의 금리 인하 압력 확대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규정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틸리스는 법무부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연준 지명자에 반대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은 모른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진단하며, 시장에는 즉각적 충격이 크지 않았으나 장기적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