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일제히 랠리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52% 오른 5,400.21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9% 급등한 41,950.44에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지수 역시 1.54% 상승하며 18,900선을 회복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1.52%,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55% 각각 올랐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dovish)’적 발언을 환영하며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 확대를 언급하며 “정책금리가 이미 제약적 수준(Restrictive Territory)에 진입했기 때문에 위험 균형 변화에 따라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직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주 만에 최저치인 4.24%까지 떨어졌고, 9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은 81%로 높아졌다(전일 71%).
■ 국채·금리 동향 : 비둘기파 발언에 수익률 급락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의 첫 금리 인하를 81%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어 10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추가 25bp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55%로 집계됐다. 같은 날 시카고 CBOT에서 거래되는 9월물 10년 만기 T-노트(미 국채 선물) 가격은 19틱 상승했고, 금리는 4.256%로 7.2bp 하락했다.
※ 용어설명
• E-미니 선물 : CME가 소액 투자자용으로 상장한 지수 선물 계약. 표준 계약의 1/5~1/10 크기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 T-노트 : 만기 2~10년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글로벌 자금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 연준 인사 발언 엇갈려…‘파월 vs 콜린스’
보스턴 연은 수전 콜린스 총재는 같은 날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기본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며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고용시장 하방 위험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책금리는 ‘완만하게 제약적(modestly restrictive)’인 만큼 적절하다”며 매파적(more hawkish)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장은 콜린스 총재의 언급보다 파월 의장의 공식 발언에 더 무게를 실었다.
■ 지정학·통상 변수 :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트럼프 관세 확대
미국 부통령 J.D. 밴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과 러시아가 통제하길 원하는 영토 문제”
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추진 중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잘 진행되면 삼자 정상회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문제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400여 개 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를 확대 적용했고, “반도체·칩에도 100% 관세를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월까지 90일 연장됐지만, 인도산 수입품 관세는 오는 8월 6일부터 50%로 두 배 인상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2024년 2.3% → 올해 13.3% → 관세 인상 후 15.2%).
■ 실적 시즌 : 4년 만에 최대 이익 증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 중 94%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예정보다 6.3%p 높은 호조세로,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이다. 기업 중 82%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 업종·종목별 움직임
1) 반도체주 강세
온세미콘덕터(+6%), 글로벌파운드리즈·인텔(각 +5% 이상), NXP·마이크로칩(+4% 이상), ARM(+3% 이상) 등이 상승했다. AMD,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마벨, ASML, 퀄컴도 2% 넘게 올랐다.
2) ‘매그니피센트 7’ 기술 대형주
테슬라(+6%), 알파벳·아마존(+3%대), 메타(+2%), 애플·엔비디아(+1%대), 마이크로소프트(+0.59%)가 일제히 올랐다.
3) 여행·레저주
노르웨이지안크루즈·아메리칸항공·알래스카에어(+7% 이상), 카니발·델타·로열캐리비안(+6% 이상) 등 경기 민감주가 강세를 보였다.
4) 주택건설주
미 국채금리 하락 덕분에 빌더스퍼스트소스(+8%), 모하크인더스트리(+7%), 레너·풀티·DR호튼·톨브러더스(+5% 이상) 등이 급등했다.
5) 실적 서프라이즈·개별 이슈
줌커뮤니케이션즈(+12%), 유비퀴티(+29%), QXO(+7%), ESAB(+4%) 등이 호재로 상승했다. 반면 인튜이트(-5%), CSX(-3%), 워크데이(-2%)는 실적·가이던스 부진으로 하락했다. AT&T, T-모바일, 버라이즌 등 통신주는 1~2%대 약세를 보였다.
■ 해외 증시 및 채권 시장
유럽 유로 Stoxx50은 0.48% 올라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년 만의 고점을 경신하며 1.45%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0.05% 올라 낙폭을 만회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3.5bp 내린 2.722%,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7bp 하락한 4.693%에 마감했다. 독일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3%, 전년 대비 ‑0.2%로 하향 수정됐다.
■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고용 둔화 신호가 뚜렷해질 경우 9월 인하는 기정사실화”라고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반면 일부 매파(Fed 내 강경 인플레 억제파) 인사들은 “서비스 물가와 임금 상승 폭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준의 ‘신중한 베이비 스텝’을 예상했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성장주·고평가주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관세 확전과 지정학 리스크가 잠재적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LPL파이낸셜의 로리 캘복 수석 투자전략가는 “장기 금리가 4.2% 아래로 안정된다면 S&P500은 연내 5,600선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UBS는 “연준이 10월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채권 시장의 실망 매물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메시지는 주식·채권 시장 모두에 강력한 훈풍을 불어넣었으나, 관세 정책·우크라이나 전황·인플레이션 경로 등 복합 변수를 감안하면 일방적 상승 추세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평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