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금리 인하’ 시사에 이더리움, 2021년 이후 첫 사상 최고가 돌파

[가상자산] 이더리움(ETH) 가격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완화적 발언에 힘입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채권·주식·가상자산 시장이 일제히 ‘위험 자산 선호’ 모드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2025년 8월 22일(현지시간),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ETH 가격은 이날 늦은 시간 15% 급등하며 4,885.00달러까지 치솟아 2021년 11월 10일 기록한 종전 고점 4,866.01달러를 돌파했다.

Ether price chart


제롬 파월 의장 Jackson Hole 연설 주요 내용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

정책금리가 이미 제한적(Restrictive) 영역에 진입해 있는 만큼, 기준 시나리오와 위험 균형의 변화에 따라 통화 정책 스탠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며 사실상 연내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dovish)’으로 해석했고, 직후 가상자산과 기술주 전반에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다.

비트코인(BTC) 역시 4% 올라 117,008.29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ETH 선물·옵션 시장에서는 단 1시간 새 약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Short)이 청산됐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가격 급등으로 손실을 확정하면서 ETH를 되사들이는 ‘쇼트 스퀴즈’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관련 종목 주가도 동반 반등

가상자산을 재무 자산으로 보유해온 Bitmine Immersion(BMNR)SharpLink Gaming(SBET) 주가는 각각 12%, 15% 급등했다. 이번 주 초 기술주 전반이 눌리며 큰 폭 하락했지만, 주말 직전 리스크 선호 심리 회복으로 빠르게 만회한 모양새다. 반면 피터 틸이 후원하는 ETHzilla는 대규모 주식 재판매(74.8백만 주) 계획을 발표한 탓에 장중 한때 31% 넘게 급락했고, 마감 기준 31.4%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Solana에 집중 투자하는 DeFi Development(DFDV)가 21%,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와 ‘비트코인 ETF 대장주’로 불리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가 각각 6% 상승했다.


ETH 주도권 전환의 배경: 스테이블코인·규제 훈풍

지난 두 달간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은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이동했다. 촉매제는 규제 환경 개선이다. 현재 블록체인 수수료의 약 40%를 차지하는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발행량의 절반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유통된다.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GENIUS Act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Project Crypto제도적 청사진이 공개되면서 기관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톰 리(Fundstrat Global Advisors)는 최근 CNBC ‘Worldwide Exchange’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계의 ‘챗GPT 모먼트’”라며 “향후 10~15년간 이더리움이 가장 큰 매크로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해설: 쇼트 스퀴즈와 유동성 함정

셀리니 캐피털(Selini Capital)의 최고경영자 조르디 알렉산더는 “최근 시장에는 위험자산 회피 포지션이 뚜렷했지만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매도세가 패닉적으로 포지션을 되돌리고 있다”며 “거래량이 얇은 주말 동안 쇼트 스퀴즈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쇼트 스퀴즈’란 공매도 세력이 내려간 가격에 되사서 차익을 노리려다, 예상과 반대로 급등세가 나타나 손실을 막기 위해 강제 청산(Liquidation)되는 현상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환경에서 발생할 경우 가격 왜곡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용어 풀이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국채, 예금 등을 담보로 발행해 가치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디파이(DeFi) 및 크로스보더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 달러’처럼 사용되며, 이더리움·솔라나 등 다양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다.

레버리지·공매도(Short)는 차입한 자금으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이다. 가격 상승 시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어 위험 관리가 필수적이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매년 8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글로벌 중앙은행·학계·정책 전문가 회의로, Fed 의장이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유명하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이번 ETH 사상 최고가 경신은 통화 정책·규제·기술 혁신 3박자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의 ‘제한적 영역 진입’ 발언은 금리 인하 → 달러 약세 → 위험자산 강세라는 전통적 흐름을 촉발했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및 토큰 증권화(Tokenization) 가속화가 기관의 이더리움 네트워크 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연준의 최종 결정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극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9월 FOMC 회의SEC의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 발표 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쇼트 스퀴즈발 급등이 실물 수요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erome Powell

결국 ETH가 5,000달러를 안착 레벨로 만들 수 있을지는 실질적인 온체인(블록체인 상) 거래 활성도기관 매수 지속 여부가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