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설·엔비디아 H20 공급 차질·메타-구글 100억 달러 계약…시장 방향 가를 핵심 변수

Investing.com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거래를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을 앞둔 경계 심리가 시장을 압도한 가운데, 엔비디아의 중국향 H20 인공지능(AI) 칩 생산 중단설과 메타 플랫폼스의 구글 클라우드 대형 도입 계약이 동시에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 지수 선물은 0.1% 하락, 나스닥 100 선물은 0.3% 하락, 다우존스 30 선물은 0.1% 하락하며 개장 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날 뉴욕증시는 S&P 500이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1.2% 밀려 있고, 나스닥은 2.4%, 다우는 0.4% 각각 떨어진 상태다.

① 파월 의장 연설: 금리 인하 기대감 시험대

파월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올해 남은 기간 금리 경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고용지표 부진으로 9월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99%까지 치솟았으나, 지난주 예상을 웃돈 생산자물가(PPI)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그 확률은 71.5%로 급락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올해 FOMC 투표권 보유)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목표를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만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밝혔으며, 투표권이 없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완고한 물가 압력“을 이유로 9월 인하 가능성을 경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와 물가 고착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는 연준의 통화완화 선택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인사 압박과 관련해 연준 독립성의 중요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며칠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택 담보 대출 관련 의혹을 들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연준 장악 시도를 노골화했다.


② 선물시장 동향과 기업 실적

투자자들은 와이오밍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 어조를 유지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인튜이트의 주가 향방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거론된다.

③ 엔비디아 H20 칩 생산 차질설

엔비디아(NVDA)가 중국 수출 전용으로 설계한 H20 GPU 생산을 협력사에 일시 중단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폭스콘, 아임코(Amkor Technology), 그리고 삼성전자에 생산 중단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인터넷 규제기관(CAC)이 H20 칩에 원격 추적 기술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H20은 미국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7월에야 판매가 재개된 제품으로, 만약 추가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매출 회복에 부정적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 측은 “공급망을 수시로 조정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GPU(그래픽처리장치)는 병렬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로, AI 학습·추론 작업의 핵심 부품이다. 패키징은 칩을 기판, 방열판 등과 결합해 완제품 형태로 만드는 공정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연결 등이 포함된다.

④ 메타-구글, 100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 체결

메타 플랫폼스(META)가 6년간 구글 클라우드의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총 10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는 지난달 연간 설비투자 전망 하단을 2억 달러 상향해 660억~720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번 계약으로 AI 인프라 구축 속도를 더욱 높일 방침이다.

이른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초거대 언어모델(LLM) 개발 경쟁 속에서 수백억 달러의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 막대한 데이터·연산 자원을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용어

메타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2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⑤ 유가: 2주 만에 주간 상승세 복귀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7.68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물은 63.59달러로 각각 0.1%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과 미국 원유 재고의 예상을 웃돈 감소가 공급 차질·수요 견조 전망을 동시에 부각하며, 브렌트는 주간 3%, WTI는 1.4% 반등했다.

브렌트유는 북해산 경질유를 기반으로 한 국제유가 기준이며, WTI는 미국 텍사스산 경질유를 말한다. 두 기준 원유 간 가격 차이는 지역별 수급 상황과 운송 비용 등에 따라 변동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경기 둔화와 물가 압력 사이 균형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만약 잭슨홀 연설이 통화완화 기대를 약화시키면, 최근 하락세인 성장주와 기술주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반대로 ‘조기 인하’ 단서를 제시한다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풍부한 유동성 기대가 기술 섹터 전반의 랠리를 재점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엔비디아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 AI 시장을 둘러싼 미·중 기술전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메타-구글 계약은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전반에 수익성 개선 시그널을 전달하면서 장기적 투자를 견인할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