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엔 약세에 달러 강세…금·은 급등·日 재정 우려 부각

달러 지수(DXY)가 0.17%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영국 파운드화(GBP/USD)의 약세와 엔화(USD/JPY)의 약세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였고, 일본의 재정 우려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5년 12월 18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는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비둘기적(dovish) 발언과 미국의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이 상반된 영향을 주고 있다. Fed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미국 노동시장이 ‘꽤 약하다’며 거의 제로 수준의 고용 성장세를 지적했고, 인플레이션은 약 2% 수준에 ‘꽤 잘 고정(anchored)’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월러는 금리가 여전히 중립 수준보다 50~100bp 높다며 Fed는 서두르지 않고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러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달러를 끌어내렸으나, 달러는 영국과 일본 통화 약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Fed가 지난 금요일부터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국채(T-bill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한 점도 달러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둘기 성향의 연준 의장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달러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선임을 2026년 초에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블룸버그는 케빈 해셋(National Economic Council Director Kevin Hassett)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시장에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해셋을 상대적으로 비둘기 성향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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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유로 관계에서는 EUR/USD가 이날 -0.04%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았고, 유로존의 경제지표도 ECB(유럽중앙은행) 정책에 대해 비둘기적 해석을 가능케 했다. 유로존 11월 CPI는 기존 발표치 2.2%에서 2.1%로 하향 수정됐고, 3분기 노동비용 증가율은 전년비 +3.3%로 2분기의 +3.9%에서 둔화해 최근 3년 내 가장 작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한 독일의 12월 IFO 기업환경지수가 예상과 달리 -0.4포인트 하락해 7개월 만의 최저치인 87.6을 기록한 점도 유로화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시장은 ECB가 목요일(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거의 0%로 가격하고 있어, 정책 방향에서의 차별화(divergent policies)가 달러에 대해 혼재된 시그널을 보낸다. 즉, Fed는 2026년에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시장은 ECB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했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 쪽에서는 USD/JPY가 +0.48% 상승했다. 엔화는 달러 강세와 일본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교도통신(Kyodo)은 일본 정부가 2026회계연도에 12조엔(120조엔 이상) 규모의 사상 최대 예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엔화에 대한 신인도 및 재정 건전성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일본 쪽에서 긍정적 요인도 있었다. 11월 수출은 전년동월비 +6.1%로 예상치(5.0%)를 상회하며 9개월 만의 최대 증가를 기록했고, 10월 핵심 기계수주(core machine orders)는 전월비 +7.0%로 예상(-1.8%)을 크게 웃돌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을 보였다. 또한 10년 만기 일본국채(JGB) 수익률이 18년 만의 고점인 1.983%까지 오르며 금리 차(interest rate differentials)가 강화된 점은 엔화의 일부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금요일 예정된 일본은행(BOJ)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96%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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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금속 시장에서는 2월물 금이 +43.20달러(+1.00%) 상승했고, 3월물 은은 +2.862달러(+4.52%) 올랐다. 근월물 은(Z25)은 온스당 사상 최고치인 65.28달러까지 기록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긴장 고조,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 강화(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완전 봉쇄’ 명령으로 표현된 조치), 그리고 Fed의 비둘기적 언급과 일본의 재정 우려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한 결과다.

귀금속은 지난주 Fed의 월간 400억 달러 T-bill 매입 발표로 촉발된 유동성 공급 기대와 맞물려 저장가치(store of value)로서의 수요가 늘었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PBOC)의 금 보유고가 11월에 30,000온스 증가해 74.1백만 트로이온스가 된 사실과 세계금협의회(World Gold Council)가 보고한 3분기 중앙은행 순매수 220톤(전분기 대비 +28%) 등 중앙은행의 강한 금 수요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은은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관련 창고 재고가 11월 21일 기준 519,000kg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이 공급 우려를 낳아 추가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

트럼프의 조치와 관련 인용
‘total and complete blockade of all sanctioned oil tankers’ — 대통령의 이 발언은 베네수엘라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즉각적으로 부각시키며 안전자산 선호를 촉발했다.


용어 설명

DXY(달러 지수)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T-bills(단기국채)는 만기가 1년 이내인 미국 재무부 채권을 뜻하며, 중앙은행·정부·기관이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매입할 수 있다. JGB는 일본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를 의미한다. IFO지수는 독일의 기업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독일 경제활동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Core machine orders는 일본의 기업용 핵심 기계 수주 지표로 제조업 투자·수요의 강도를 판단하는 자료다. Swaps이란 금리선물시장의 가격 반영을 통해 특정 시점의 금리변화 확률을 역산한 값으로, 예를 들어 ‘24%의 확률로 1월 FOMC에서 25bp 인하’라는 표시는 시장이 그 가능성을 현재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뜻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유동성 신호와 지정학적 리스크, 일본의 재정정책 뉴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Fed 인사들의 비둘기적 발언과 트럼프의 차기 연준 의장 인사 관련 불확실성은 달러의 상방을 억제하는 요인인 반면, 영국 CPI 하향·독일 IFO 지수 악화 등 유로존 약세 신호와 일본의 대규모 예산 가능성은 달러에 대한 상대적 강세를 부추긴다.

귀금속은 단기적인 지정학적 불안(베네수엘라 관련)과 중앙은행의 순매수, 유동성 확대 기대 등 구조적·순환적 수요 요인이 결합되며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 특히 은은 재고 감소와 ETF 수요의 회복 등으로 더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글로벌 경기 회복 가속화와 실질금리 상승은 귀금속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투자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환시장은 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특히 Fed·ECB·BOJ의 차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정책회의 전후의 포지셔닝(헤지·환전 시점 선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채권·국채 수익률의 급등락은 통화 스프레드·크로스보유자산의 밸런스에 영향을 주므로 기업의 환위험·금리 노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귀금속 투자는 단기적 안전자산 수요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중장기적 수요·공급 구조(예: 중국의 매입·창고 재고) 변화를 고려한 전략이 요구된다.

요약하면, 2025년 12월 18일 현재 달러는 파운드·엔 약세 영향으로 강세를 보이지만 Fed의 유동성 공급과 정책 불확실성은 달러의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유로와 엔화는 각각 지역별 경제지표와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졌고, 귀금속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앙은행의 수요 확대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는 금리·유동성·지정학 리스크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