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서 반등을 시도하는 코닥의 사업 재건 전략

짐 콘티넨자(Jim Continenza)가 2019년 이스트만 코닥(Eastman Kodak) 집행회장으로서 첫 근무일을 맞았을 때, 그는 할리우드의 저명한 영화감독 한 명으로부터 즉각적인 전화를 받았다. 당시 코닥은 필름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아세테이트(acetate) 공장을 폐쇄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2026년 4월 11일, CNBC 보도에 따르면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은 콘티넨자에게 공장 가동 중단을 멈추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놀란은 “

Do not turn this off. Please take a look.

“라고 말했고, 콘티넨자는 그 말을 듣고 상황을 재검토했다고 전했다. 그는 스스로 35밀리미터(35mm) 필름을 사용해 촬영한다고 밝혔고, “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이런 대화를 꺼내겠는가“라는 의문이 그를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Kodak film

콘티넨자 현 최고경영자(CEO)는 스스로를 “턴어라운드 전문가“라 규정하며, 코닥의 뿌리인 필름이 회사 재건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빠르게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파산 직전 상태에서 구해내는 과정에서 필름 사업의 중요성을 재평가했고, 이후 몇 년에 걸쳐 이를 핵심 전략의 하나로 삼았다.

코닥은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2013년에 규모를 줄여 구조조정한 뒤 재등장했다. 이후 디지털 전환과 경기 변동 속에서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다.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총이익이 12% 감소했다고 공시하며, 수백만 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 의무로 인해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상황은 일부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다.

콘티넨자는 2026년 3월 말 공개된 실적에서 4분기 총이익이 6,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고, 연간 이자비용을 약 4,000만 달러 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수치들이 2019년부터 실행해온 장기 계획의 성과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콘티넨자는 통신기업 AT&T와 루슨트(Lucent) 등에서의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코닥을 자신이 마지막으로 되살릴 기업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이 회사를 고정된 기반 위에 올려놓고 모든 시스템을 성장시킬 빌딩 블록을 놓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과거 회사가 필요 이상의 것들을 도입했다며, 지금은 필요한 것만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 요인과 구조적 변화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보급은 전통적 사진업계를 급격히 재편했다. 2012년의 파산보호 신청은 디지털 촬영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 재무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결과였다. 재등장한 코닥은 상업용 인쇄(commercial printing)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계속해서 난관에 직면했다. 2014년 주가는 35% 이상 급락했고, 이후 몇 년에 걸쳐 하락세가 이어지며 2020년 3월 팬데믹 초입에는 주당 최저 1.55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코닥은 약 1억 5,500만 달러의 현금과 거의 6억 달러에 근접한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 대변인은 만기 12개월 이내로 상환해야 할 채무를 갚을 유동성이 충분치 않아 ‘going concern'(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 문구를 재무제표 공시문에 포함시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회계상 만기 일정의 타이밍 문제로 인해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적 발표 직전 며칠간 주가는 대략 주당 7달러 수준에서 발표 당일 5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콘티넨자는 이를 “회계상 시점 문제”로 규정하면서도, 회사의 근본적 문제는 거대한 규모의 부채와 주주·고객과의 소통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Kodak Gold rolls

콘티넨자의 실행 전략

콘티넨자는 지난 7년 동안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그는 경영진의 약 90%를 교체했고, 4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상환했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의 우선순위를 인쇄(print)와 고급 소재 및 화학(advanced materials and chemicals)로 재조정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며,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콘티넨자는 또한 인력 구조조정과 감원을 “투명성”의 일환으로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 생존과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하며, 자신이 직접 주주와 이사진을 구성해 이들을 꾸준히 정보 공유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코닥 주식을 판매한 적이 없고, 오히려 ‘going concern’ 공시 후 주식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세대 교체와 필름의 재부상

콘티넨자는 제너레이션 Z(Generation Z) 세대와 함께 필름 미학의 재부상이 코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지닌 고유의 색감과 질감은 감성적 호소력을 가지며, 젊은층과 감독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2026년 오스카 수상작 중 다수(예: “One Battle After Another”와 “Sinners”)가 코닥 필름으로 촬영된 점은 이런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되었다.

코닥은 아날로그와 진정성(authenticity) 트렌드에 주목해 필름 생산 역량에 투자했고, 소비자·감독·촬영감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자원을 배분했다. 콘티넨자는 회사가 세 차례 재융자(refinance)를 단행하고 재무상태를 적정 규모로 조정(rightsize)했다고 밝히며, 지난 1년간 주가는 약 100% 상승했다고 전했다.


용어 설명

아세테이트(acetate): 필름의 기초적 구성 소재로서, 필름 베이스(기질) 역할을 한다. 필름 촬영에서 아세테이트는 촘촘한 화학적 처리와 물리적 내구성을 제공하므로 영화 제작과 사진 필름 생산에 필수적이다.
Going concern(계속기업 가정): 회계 용어로, 기업이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면 재무제표 주석에 이를 표기해야 한다. 이는 회사의 유동성·부채 만기·영업 현금흐름 등에 기초한다.
상업용 인쇄(commercial printing):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량 인쇄 사업으로, 광고물·포장재·출판물 등을 포함한다.


향후 전망과 시장·경제적 영향 분석

코닥의 전략 전환과 필름 수요 회복은 단기적으로 브랜드 재가동과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자비용 약 4,000만 달러 축소4억 달러 이상 부채 상환은 현금흐름 개선과 신용 리스크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여전히 남아 있는 만기 부담과 유동성 한계는 기업가치 회복의 장애요소로 남아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과거의 재무 불안 사례와 회계상 시점 문제 때문에 단기적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영화·사진 업계 측면에서는 아날로그 필름의 재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관련 소재·화학 제품에 대한 지속적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름은 생산설비와 원자재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렵고, 디지털 대체재의 기술 발전은 장기 리스크로 존재한다. 따라서 코닥의 수익구조가 안정적으로 전환되려면 필름 사업의 마진 개선, 상업용 인쇄와 고부가 소재 사업 간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재편, 그리고 추가적인 부채 축소가 병행되어야 한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회사의 분기별 실적과 채무 상환 진행 상황, 그리고 필름 수요의 지속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성공 시에는 브랜드 강점을 바탕으로 점진적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상향이 가능하나, 실패 시에는 다시 유동성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와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과 현금흐름, 채무 구조 개선의 구체적 실행 일정에 주목해야 한다.


결론

짐 콘티넨자가 이끄는 코닥은 과거 파산의 상처를 딛고 브랜드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 아세테이트 공장 가동 보류 철회로 상징되는 필름 원료 확보, 필름에 대한 문화적·상업적 수요 재발견, 그리고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 및 부채 축소는 회사가 선택한 핵심 축이다. 그러나 회사의 지속 가능한 회복에는 남아 있는 부채·유동성 리스크 관리, 필름 수요의 지속성 확보, 그리고 인쇄 및 소재 사업에서의 수익성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투자자와 시장은 코닥이 공개하는 다음 분기 실적과 채무 상환 진행 상황을 통해 기업의 실제 체질 개선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