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미디어 공룡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Corp.)가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의 합병이 마무리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나온 결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5년 8월 22일, 로이터 통신과 버라이어티(Variety)의 보도에 따르면, 신설법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오는 11월 초까지 전체 인력의 최대 16%에 해당하는 2,000~3,000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이는 84억 달러(한화 약 11조 2,000억 원) 규모의 합병이 완료된 이후 진행되는 첫 구조조정으로, 회사 측은 “부문별 중복 인력과 조직 효율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 합병 개요와 지배구조 변화
두 회사는 2024년 7월 합병을 발표한 뒤 2025년 8월 초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Paramount Skydance Corp.라는 새 사명을 채택했다. 1합병 전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CBS 방송망과 파라마운트 픽처스 등 굵직한 미디어 자산을 보유했고, 스카이댄스는 ‘탑건: 매버릭’,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흥행 블록버스터 제작사로 명성을 쌓았다.
합병 직후 양사는 “콘텐츠 제작 역량과 스트리밍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중복 인력이 상당해 대대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구체적 감원 규모와 대상
“전체 부문을 가로질러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이며, 최종 규모는 2,000~3,000명 선에서 변동 가능하다.” — 버라이어티(Variety) 익명 소스
파라마운트의 2024년 말 기준 인력은 정·단시간제 18,600명, 프로젝트 계약직 3,500명 등 총 22,100명2이었다. 따라서 최다 3,000명을 감원하면, 전체 인력의 약 13.6%(프로젝트 인력 포함 시 16% 내외)가 해고 대상이 된다. 특히 콘텐츠 제작, 스트리밍, 광고영업, 경영지원 부문이 우선 순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 대변인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감원 계획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 첫 전략적 행보: UFC 중계권 계약
합병 완료 나흘 뒤인 8월 5일, 신설법인은 7년간 77억 달러에 UFC(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 미국 독점 방송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UFC는 종합격투기(MMA) 단체로, 글로벌 시청자층이 막강하다. 파라마운트는 이를 통해 스포츠 생중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와 케이블 채널 쇼타임 스포츠의 가입자·광고 매출을 동시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UFC란?
1993년 미국에서 출범한 종합격투기 리그로, 현존 MMA 단체 중 상업적 규모가 가장 크다. 선수들은 다양한 무술 종목을 결합한 ‘옥타곤’ 경기에서 승부를 겨루며, PPV(Pay-Per-View) 판매와 중계권 시장이 핵심 수익원이다.
■ 전문가 관점: 구조조정의 명과 암
필자는 이번 감원이 ① 합병 시너지 극대화, ② 고정비 절감, ③ 방송·스트리밍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콘텐츠 제작 역량이 위축돼 IP(지식재산권) 파이프라인이 가늘어질 수 있다. 또한 대규모 해고는 현업 인력 사기와 기업 문화에 장기적 상흔을 남긴다.
반대로 스포츠 중계권 확대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에서 강력한 차별화 카드다. 넷플릭스·디즈니+ 등도 스포츠 라이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UFC 계약은 합병 시너지 실현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향후 관전 포인트
- 11월 초 감원 완료 후 발표될 비용 절감 규모
- UFC 중계권이 파라마운트+ 가입자 순증세에 미치는 직·간접 효과
- 시장 금리와 광고경기 회복 속도에 따른 콘텐츠 투자 사이클 재조정 여부
- 할리우드 작가·배우 노조와의 향후 임금 협상에서 나타날 제작비 변동성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스트리밍·광고 수익성 악화로 이미 전반적 구조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역시 최근 2년간 수천 명 감원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파라마운트의 행보는 ‘규모의 경제’를 노린 합병이 곧바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결론적으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비용 절감과 성장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다. 대규모 해고에도 불구하고 UFC 중계권 확보처럼 공격적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불확실한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스포츠·스트리밍 삼각축을 조기 안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 감원 비용과 시너지 추정치가 공개될 경우, 시장 반응이 향후 주가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