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넷플릭스 제치고 워너브라더스 인수 우선권 확보…WBD 직원들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WBD) 이사회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인수 제안을 넷플릭스의 제안보다 우선 수용하면서 주주들에게는 재무적 이익을 안겨줬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대규모 감원과 조직 재편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026년 2월 2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WBD의 주당 인수 가격을 놓고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넷플릭스의 제안을 앞선 가운데, 회사 내 여러 직군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를 표출했다고 전해진다. CNBC는 익명을 요구한 WBD 직원 10명과 인터뷰했으며, 이들은 모두 잠재적 인력 감축과 조직 운영 주체에 관한 불확실성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미지 설명: 2025년 9월 12일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 게양된 미국 국기(사진: Mario Tama | Getty Images).

WBD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주당 31달러 제안을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 제안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단해 이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직원들에게는 안도감보다 불안과 실망을 불러일으켰다. 한 장기 근속 임원은 ‘소식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는 해당 합병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거래는 미국과 유럽의 규제 승인이라는 장벽을 통과해야 한다.

WBD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는 금요일 전체 직원 회의에서 이번 합병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인정하면서,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사이에서 존재하는 전환 과정으로 인해 심리적 충격을 받은 직원들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자슬라브는 유출된 오디오에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우리는 70억 달러를 확보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제안의 차이로 인한 직원 우려

여러 직원은 넷플릭스가 WBD를 인수했더라면 현재보다 내부 조직과 인력에 대한 변화가 적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공동최고경영자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공개적으로 WBD의 영화사업을 넷플릭스 본업과 분리해 둘 계획이며, HBO 맥스(HBO Max)를 독립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지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넷플릭스는 또한 자사의 인수제안에서 WBD의 선형(Linear) 케이블 사업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였기 때문에 CNN, 터너 스포츠(Turner Sports), 기존 디스커버리 네트워크의 직원들은 직장을 유지한 채 별도의 상장회사로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가 우선권을 확보함에 따라 WBD 직원들은 잠재적 대규모 감원에 직면하게 되었다. 앤디 고든(Andy Gordon) 파라마운트 최고전략책임자는 파라마운트가 이미 공개한 계획에 따라 중복 운영을 제거해 6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든은 해당 중복 항목으로 ‘백오피스, 재무, 법무, 기술·인프라 등’을 열거했다. WBD와 파라마운트는 최근 몇 년간 수천 명의 감원을 이미 단행한 바 있다.

조직 문화·리더십 변화에 대한 불안

또 다른 불안 요인은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변화 가능성이다. 현재 CNN을 이끄는 마크 톰슨(Mark Thompson)과 달리, CBS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바리 와이스(Bari Weiss)가 CNN까지 관할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직원들이 우려하고 있다. 2025년 12월 월스트리트저널은 파라마운트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CNN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NN의 일부 직원은 와이스가 주요 앵커와 톤을 급격히 바꿀 것이라는 ‘광범위한 공포’가 확산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톰슨은 목요일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추측에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CNN의 미디어 담당 기자 브라이언 스텔터(Brian Stelter)는 CNN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어떤 소유주도 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부문에서의 중복과 시너지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리더십이 과다해져 창의성과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라마운트의 고위 인사인 제프 셸(Jeff Shell) 파라마운트 사장, 스트리밍 담당 의장 신디 홀랜드(Cindy Holland), TV 담당 의장 조지 치익스(George Cheeks) 등은 모두 이전 조직에서 최고위급 리더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이 WBD의 기존 엔터테인먼트 리더십과 어떻게 조화될지는 불확실하며, 문화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포츠 부문에서는 루이스 실버바서(Luis Silberwasser)가 TNT Sports를 이끌며 젊은층 타깃의 편성·투자를 추진해 왔고, CBS 스포츠는 전통적으로 나이대가 높은 시청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충돌을 일으킬 수 있지만 반대로 보완적 자산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특히 WBD와 CBS는 수년간 March Madness(미국 대학 농구 토너먼트) 등 대형 이벤트에서 협력해 왔기 때문에 일부 협업 경험이 존재한다.

또한 WBD는 최근 시즌에 NBA 중계권을 잃은 바 있다. CBS의 강력한 스포츠 권리 포트폴리오(예: NFL, 마스터스 등)와 결합하면 WBD는 자회사 신분이라 하더라도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다.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와 시장 가치 차이

직원들이 반복해서 우려를 표한 사안 중 하나는 이번 거래에 포함된 640억 달러 규모의 부채다. 해당 거래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1,110억 달러로 평가됐다. 여러 직원은 막대한 부채 부담이 향후 투자 여력과 사업 운영을 제약해 왔으며, 인수 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한 직원 일부는 넷플릭스의 시장 가치(시가총액)가 4,000억 달러 이상으로 매우 큰 기업에 속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언급했다. 반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시가총액 평가는 약 15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규모 차이가 크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규모와 구조 변화 측면에서 이번 인수 시나리오는 몇 가지 체계적 파급효과를 예상케 한다. 첫째, 단기적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 측의 비용 절감 목표(60억 달러)가 실제로 집행될 경우, 중복 직무와 관리직 중심의 감축이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부채 부담은 자본지출(CAPEX)과 콘텐츠 투자에 대한 재원 배분을 압박해 단기적으로 작품 제작 규모·출시 속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셋째, 규제 당국의 심사가 길어질 경우 거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주가 변동성과 내부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통합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권리 포트폴리오(영화·스포츠·방송) 재조정에 따른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규제 문제나 통합 실패가 발생하면, WBD는 거래 실패 보상금(유출된 오디오의 언급대로 70억 달러)을 확보하고 독립경영 체제로 복귀하게 된다. 이는 재무적 완충재가 될 수 있지만, 직원·파트너·콘텐츠 제작사 사이의 신뢰 회복이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용어 설명

선형(Linear) 케이블 방송은 케이블 채널이 시간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전통적 방송 방식을 의미한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선택해 즉시 재생하는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이 아닌, 편성표에 따른 방송을 뜻한다.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회사의 시가총액에 순부채(총부채에서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금액)를 더한 값으로, 기업 인수·합병에서 평가되는 총가치를 말한다.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은 유통 중인 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값으로 회사의 시장 가치를 나타낸다.


결론 및 실무적 시사점

WBD 직원들의 우려는 재무·조직·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파라마운트와 WBD의 통합은 콘텐츠 포트폴리오 재편, 스포츠 권리 조정, 스트리밍과 선형 방송 간 전략 재설계 등 광범위한 변화를 수반할 것이다. 규제 승인 여부, 부채 관리 계획, 통합 후 지도부 구성 방식이 향후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직원들은 단기적 혼란을 우려하는 반면, 회사 차원에서는 비용 효율성과 권리 통합을 통한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미·유럽 규제 당국의 심사 진행 상황, 둘째, 통합 계획의 구체적 비용 절감 항목 및 인력 영향 범위, 셋째, 합병 이후의 콘텐츠 투자 기조와 재무 레버리지 관리 방안이다. 이들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될 때까지 WBD 내부의 불안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