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10월 27일이 시작되는 주간부터 미국 내 약 2,000개 일자리를 감축한다. 이는 신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이 추진하는 20억 달러 규모 비용 절감 계획의 핵심 조치로 확인됐다.
2025년 10월 18일, 로이터통신(Reuters)은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공식 돌입한다고 전했다.
버라이어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감원은 지난 8월 84억 달러 규모로 마무리된 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와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 간 합병의 후속 조치다. 합병 직후 신규 법인은 스트리밍과 영화 제작, TV 콘텐츠 사업 부문의 중복 인력을 신속하게 정리해 합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회사는 3분기 실적발표(11월 10일)에서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규모와 지역별 세부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이번 방침에 따라 미국 본사 조직뿐 아니라 해외 지사에서도 추가 인력 조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부문 인원 감축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종합 로드맵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라이어티는 이미 지난 8월 22일자 기사에서 “2,000~3,000명 상당의 일자리가 11월 초까지 사라질 것”이라며 사전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발표로 해당 전망은 사실상 공식화된 셈이다.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파라마운트는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정규·시간제 직원이 약 1만 8,600명이었고, 프로젝트 기반 계약·프리랜서 인력이 3,500명가량 존재했다. 이번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전체 직원 수는 최소 10% 이상 감소하게 된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측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독자적인 추가 검증을 시도했으나, 현재로선 버라이어티의 보도를 별도로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합병 배경 및 산업적 의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1912년에 설립된 파라마운트 픽처스의 전통을 잇는 기업으로, 최근 수년간 스트리밍 시장 확대, 콘텐츠 제작비 급등 등 환경 변화에 직면해 왔다. 반면, 스카이댄스 미디어는 2010년 설립 후 ‘탑건: 매버릭’,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상업적인 흥행작을 잇따라 내놓으며 급성장했다.
합병은 파라마운트가 보유한 풍부한 지적재산권(IP) 라이브러리와 스카이댄스의 우수한 제작·기술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에서 시너지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합병 직후 거대 조직 내부의 중복 업무 정리가 불가피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수반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져 왔다.
데이비드 엘리슨Skydance 창업자이자 CEO은 합병 이후 신설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수장으로서, “콘텐츠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의 20억 달러 절감안은 주주 및 채권시장에 ‘신속한 수익성 회복’ 계획을 증명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감원이 장기적으로는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퇴직금·재배치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투자자·콘텐츠 업계에 주는 시사점
국내에서도 파라마운트+와 티빙의 제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결정은 대형 스튜디오의 비용 통제가 콘텐츠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한국 제작사와 공동투자·공동제작을 추진해온 파라마운트의 인력·예산 재조정은 국내 프로젝트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미국 주요 스튜디오가 메가합병 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어, 향후 글로벌 배급 파트너십 구조가 지역별 맞춤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향후 라인업·투자 스케줄을 주시하며 협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요 용어 해설
OTT(Over The Top) : 인터넷을 통해 영화·드라마·예능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파라마운트+ 등이 대표적 예다.
EBITDA :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감가상각·세전·이자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IP(지적재산권) : 영화·드라마·게임 등에서 원작 스토리·캐릭터·세계관 등 창작물에 대한 법적 권리를 지칭한다. 글로벌 스튜디오는 인기 IP를 확보해 시리즈·스핀오프 등을 제작하며 수익을 극대화한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첫째, 빠른 비용 절감이 실제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관건이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스트리밍 부문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마케팅 투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엘리슨 CEO의 리더십이 전통 스튜디오 문화와 결합해 어떤 조직 통합 모델을 만들지 주목된다. 셋째, 배급 파트너십 조정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 개봉 전략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결국 이번 구조조정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들이 고비용 구조를 견디기 어려운 환경으로 진입했음을 방증한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콘텐츠 회사와 투자자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향후 6개월 행동을 통해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구조조정 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