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정부가 파나마 운하 인근의 핵심 항만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의 양허(운영 계약)를 최종적으로 취소했다. 이 결정은 발효와 동시에 파나마항만공사(AMP)가 두 항만을 법정 명령으로 인수하도록 했고,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AMӀ Terminals Panama)와 지중해항운(MSC)의 자회사 TIL Panama가 최대 18개월 동안 임시 운영을 맡게 됐다.
2026년 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나마 관보에 해당 대법원 판결의 공표문이 게재되면서 CK 허치슨의 자회사인 파나마 포츠 컴퍼니(Panama Ports Company)가 약 30년 가까이 운영해 온 발보아(Balboa)와 크리스토발(Cristobal) 터미널에 대한 양허가 법적으로 무효화됐다.
법적·행정적 조치와 운영 주체
대법원 판결의 관보 게재로 해당 양허의 무효화가 확정되자 파나마해사청(AMP)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기술 전환팀 책임자 알베르토 알레만 주비에타(Alberto Aleman Zubieta)의 발표를 통해 두 항만을 관보 명령으로 점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양항의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AMP와의 임시 양허계약을 승인했고, 이 계약은 최대 18개월 동안 유효하다고 공지했다. 발보아 항은 APM Terminals Panama(머스크 계열사)가, 크리스토발 항은 TIL Panama(MSC 계열사)가 운영을 맡는다.
시장 반응 및 기업 대응
CK 허치슨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CK 허치슨의 주가는 화요일 장 초반 0.4%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같은 기간 1.82% 하락했다. 앞서 CK 허치슨은 2월 12일 파나마에 투자보호조약(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관련 분쟁을 통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머스크가 항만 운영에 관심을 표명한 이후 APM Terminals Panama의 단독 운영이 합의 없이 이뤄질 경우 법적 구제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CK 허치슨은 대법원 결정에 대해 국제중재로 항소할 것이라고 이전에 밝힌 바 있다.
정치적 배경과 지정학적 함의
이번 판결은 미·중 무역 및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 나왔다. 미국 측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경계해 왔으며, 이번 조치는 워싱턴의 전략적 이익 쪽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5%를 운반하고 있어 전략적 가치가 크다.
파나마 대통령 호세 라울 물리노(Jose Raul Mulino)의 발언:
“이 임시 계약은 자산 소유권을 존중하는 정당한 수단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이는 해당 자산의 몰수(수용)를 의미하지 않으며, 항만의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자산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수용이 아니다.”
정부의 향후 계획
물리노 대통령은 판결이 법적 효력을 얻게 되면 APM Terminals Panama와의 관리·운영 계약을 공식화하겠다고 2월 초에 이미 예고했다. 그는 이번 임시 조치가 향후 국가 주도의 새로운 경쟁적 양허(컨세션)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동안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향후 입찰·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이 과정에서 항만 운영이나 고용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자산 처분 계획과 잠재적 영향
이번 조치는 CK 허치슨이 추진해 온 약 230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항만 매각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보도는 CK 허치슨이 블랙록(BlackRock)과 MSC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일부 항만을 매각하려 했다고 전했다. 양허 무효화와 임시 국유화 성격의 운영 이전은 해당 매각 거래의 구조조정이나 재협상, 심지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정보
양허(Concession)는 정부가 민간 기업에 일정 기간 동안 인프라(항만·도로·공항 등)의 운영권을 부여하는 계약 형태를 말한다. 양허는 통상 장기(수십 년) 계약으로 운영·투자·수익 배분 조건을 규정하며, 해당 자산의 소유권은 정부에 남는다. APM Terminals는 머스크(Maersk) 그룹의 터미널 운영 자회사이며, TIL(Terminal Investment Limited)은 MSC(지중해항운) 계열의 터미널 운영사다. CK 허치슨은 홍콩 기반의 대형 복합기업으로 항만 운영을 포함한 글로벌 인프라 자산을 보유해 왔다.
법적 절차와 향후 전망(전문적 분석)
법적 절차 측면에서 CK 허치슨의 국제중재 신청 가능성은 남아 있다. 투자보호조약에 따른 분쟁 통보는 국제중재로 이어질 경우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소송전의 신호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AMP가 직접 관리함으로써 항만의 연속성은 확보되나, 임시 운영 기간(최대 18개월)이 만료된 이후에는 새로운 공개 입찰이나 정부 주도의 재구조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운영 주체의 교체가 서비스 차질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아 물동량·운임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임시 조치가 장기화하거나 법적 분쟁이 심화될 경우, 항만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선사들의 장기 계약 재검토, 보험료 상승, 자본비용 증가 등 간접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CK 허치슨의 매각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는 글로벌 항만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인수 합병(M&A) 시장의 평가(밸류에이션)에 하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지정학적·전략적 효과
파나마 운하와 인접 항만은 미·중 전략경쟁의 교차로에 있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경계하는 맥락에서 이번 조치는 향후 운하 관련 자산에 대한 외국의 참여 구조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향후 항만 운영권 입찰에서 미국·유럽·비서구 국가 간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키고, 특정 지역 선사나 투자자에 대한 선호와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론
파나마 정부의 양허 취소와 AMP의 임시 운영 인수, 그리고 머스크와 MSC 계열사의 임시 운영 참여는 항만의 연속적 운영을 우선 보장하는 조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국제중재, 대규모 매각 거래의 불확실성, 그리고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어 향후 수개월에서 수년 간 법적·금융적·정책적 파급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단기적 운영 차질보다는 거래·투자 구조와 장기적 경쟁 구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