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항만을 둘러싼 미·중 대리전 격화 조짐…CK허치슨, 법적 대응 경고

타이완 화물선 양밍(Yang Ming)이 2025년 10월 6일 파나마시티 태평양측 파나마 운하를 빠져나가는 항공 촬영 장면이라고 현지 보도는 전했다. 사진 출처는 마틴 베르네티/AFP/CNBC 보도 자료의 이미지 설명에 포함되어 있다.

2026년 2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의 복합 대기업인 CK 허치슨 홀딩스(CK Hutchison Holdings)는 파나마 당국이 파나마 운하 양단에 있는 전략적 항만 두 곳의 임시 운영을 위해 덴마크 해운 대기업 A.P. 몰러-머스크(A.P. Moller-Maersk)의 자회사에 역할을 맡기자 머스크 측에 대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CK 허치슨은 목요일 성명에서 머스크나 그 자회사가 본사 측 동의 없이 항만을 운영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any steps)”를 취할 경우 이는 법적 조치(legal recourse)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CK 허치슨이 중국어로 발표한 자료를 CNBC가 번역한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사태 경과와 쟁점

이번 분쟁은 워싱턴과 베이징 간 지정학적 초점이 되면서 파나마가 양측 대립의 교차로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 이후 CK 허치슨은 블랙록(BlackRock)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자사의 비(非)중국 항만 자회사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약 $230억(23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협상했다. 그러나 베이징은 이 매각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행위(kowtowing)”로 규정하고 즉각 개입해 거래를 지연시켰다.

긴장은 지난달 파나마 대법원이 CK 허치슨 계열사가 두 항만을 운영하는 수권(concession)이 “위헌(unconstitutional)”이라고 판결하면서 고조됐다. CK 허치슨은 해당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대(strongly disagreed)”한다고 밝혔고 파나마를 상대로 중재(arbitration) 절차를 개시했다. 목요일에는 투자보호협정에 따른 별도의 분쟁 제기도 파나마에 통지하며 “가능한 모든 구제수단,包括(영어 원문: including) 추가적인 국내외 법적 절차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측 대응 및 시장 반응

파나마 항만 운영을 위임받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머스크의 자회사인 APM 터미널(APM Terminals)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며, 임시로 개입한 목적은 지역 및 글로벌 무역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머스크의 주가는 코펜하겐 증시에서 목요일 3% 이상 하락했다.

중국의 반응과 파나마에 대한 압력

파나마 항만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올해 들어 급격히 높아졌다. 파나마 대법원 판결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정책 목표에 호응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가장 강도 높은 반발을 보였다. 베이징은 수요일 파나마가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정치적·경제적으로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inevitably pay a heavy price both politically and economically)”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홍콩·마카오 사무국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논리적으로 결함(logically flawed) 있으며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utterly ridiculous)”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은 국영기업들에 파나마 내 신규 프로젝트 관련 협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일부 선사에게는 다른 항구로 화물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청했다고 보도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파나마와의 경제적 관계를 축소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 및 운영 현황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세계적 물류 동맥으로, 연간 약 미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40%를 처리하는 핵심 항로다. CK 허치슨의 자회사인 파나마 포츠 컴퍼니(Panama Ports Co.)는 1997년부터 해당 항만을 운영해 왔고, 2021년에 25년 수권 갱신을 받았다. 운하는 20세기 초 미국에 의해 건설됐고, 1999년 파나마에 완전한 통제권이 이양된 역사적 배경을 지닌다.

필요한 용어 설명

수권(concession)은 정부가 일정 기간 특정 사업에 대해 민간 기업에 독점적 운영권 또는 관리권을 부여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중재(arbitration)는 국제투자나 상업 분쟁에서 법정 소송 대신 제3의 독립된 기관이나 패널이 판정을 내리는 절차다. 투자보호협정은 국가 간 혹은 국가와 외국 투자자 간에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분쟁 해결 절차를 규정하는 조약을 말한다.

분쟁의 향후 전개와 경제적 영향 분석

전문가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분석가들은 미·중 간 이미 악화된 관계(관세 긴장, 희토류 수출 통제, 대만 문제, 고급기술 수출 규제 등)가 이번 사안으로 추가적으로 압박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항만 운영 불확실성은 선박의 우회, 항로 변경, 대체 항구 사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운송비 상승, 보험료 인상, 물류 지연으로 연결되어 소비자 물가와 기업 공급망 비용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이 대체 항로로 긴 우회 운항을 하게 되면 연료비 증가와 선박 운항 스케줄의 붕괴가 초래될 수 있고,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항만 운영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터미널 처리 능력의 위축, 항만 체류시간 증가, 물류 병목 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운송·물류 기업들의 보험료 상승과 대체 인프라 투자 논의가 촉발될 수 있다.

법적 쟁점과 국제관계 영향

CK 허치슨은 목요일 성명에서 두 항만의 계속 운영 여부는 “전적으로 파나마 대법원과 파나마 국가의 조치에 달려 있다”며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민간기업 간 계약 분쟁을 넘어, 국가 간 외교·경제적 갈등으로 확대될 소지가 큰 것이 특징이다. 법적 다툼이 국제 중재로 이어질 경우 판정과 집행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운송 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요약하면, 파나마 항만을 둘러싼 이번 분쟁은 항만 운영권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갈등과 미·중 패권 경쟁이 결합된 사례다. 향후 법적 절차와 각국의 외교적 대응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해운·물류 시장과 지역 경제에 중대한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