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당국, CK 허치슨 현지 사무소 압수수색…파나마 운하 인근 항만 통제권 분쟁 격화

파나마 당국이 홍콩 대기업 CK 허치슨(CK Hutchison)의 현지 항만 담당 자회사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고 해당 자회사인 파나마 포츠 컴퍼니(Panama Ports Company, 이하 PPC)가 2026년 2월 27일(현지시간) 금요일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파나마 운하(=글로벌 해상물류에 핵심적 통로) 인근의 핵심 항만 2곳을 둘러싼 통제권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조치다.

2026년 2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목요일(현지시간)에 이뤄졌으며 미·중 간 글로벌 무역로를 둘러싼 경쟁 심화와 맞물리며 워싱턴과 베이징 간 긴장을 증폭시켰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5%를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사건의 쟁점

PPC는 금요일 성명에서 파나마 국가가 “법치주의를 무시했다”고 주장하며, “어제 국가에 의해 이뤄진 PPC의 재산 침입 및 점유 조치가 이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PPC는 회사와 투자자들이 관련 권리를 모두 보유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파나마 정부 측은 즉각적인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

압수수색과 불법적 인수 주장

파나마 정부는 지난달 법원이 해당 계약들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데 따라 PPC에 항만 운영권을 부여한 계약들을 무효화했다. PPC는 이에 대해 반복적으로 항만의 불법적 인수와 회사 재산의 압수, 기밀 및 법적으로 보호되는 정보의 탈취를 문제 삼았다.

PPC에 따르면, 당국은 민감한 기업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 요청을 무시했고, 목요일 사전 통지 없이 개인 보관소에 진입하여 진행 중인 법적 소송과 관련된 자료들을 반출했다. 회사는 이를 두고 “국가는 인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절차상의 정당성(정당한 법적 절차)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파나마 공화국은 지난 1년, 특히 지난 주 동안 외국 투자자들이 파나마 국가의 법적·계약적 틀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로이터는 목요일 이 사건을 현지 상황에 정통한 한 사람의 확인을 받아 보도했다. 해당 인물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 취재원은 PPC에 대한 급습이 발효된 계약 무효화 결정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파나마 정부는 목요일 성명에서 “이는 검찰(공공검찰국·Public Ministry)이 법적 권한을 행사하여 독점적으로 수행한 수사”라고 밝혔으나, 표적 기업의 명칭은 명시하지 않았다.

파나마 대통령의 발언과 중국과의 관계

급습 이전, 파나마의 대통령 호세 라울 물리노(Jose Raul Mulino)는 CK 허치슨이 항만을 잃은 이후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주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 견해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CK 허치슨이 수십 년간 파나마에서 “거만하게” 투명성 없이 행동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회사는 이 나라에 들어온 이래로 하고 싶은 대로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물리노는 “중국도 파나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많은 생산품과 가스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다”며 “아마도 그들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파나마 외교부는 중국 주재 대사에게 자국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CK 허치슨과 국제 반응

CK 허치슨은 계약 취소를 불법적이라고 반복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주 파나마 당국이 두 운하 항만에서 떠나지 않을 경우 직원들에게 형사 처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금요일 성명에서 파나마 항만 문제에 대한 베이징의 입장이 “명확하다”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CK 허치슨의 주가는 금요일 홍콩장에서 0.6%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항만 운영권과 매각 거래

CK 허치슨은 전 세계 수십 개 항만에 대한 230억 달러 규모의 매각을 블랙록(BlackRock)과 지중해상운(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 MSC)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합의한 바 있다. 이 거래에는 파나마의 해당 터미널들도 포함됐다.

이 거래는 베이징의 비판을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기사 원문은 트럼프를 언급)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운하 자산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선언하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고 보도됐다.

파나마 정부는 현재 분쟁 당사 항만인 발보아(Balboa)와 크리스토발(Cristobal) 항을 임시로 머스크(Maersk)와 MSC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파나마 현지 언론은 목요일 CK 허치슨의 현지 사무실 압수수색을 처음 보도했다. TV 방송국 TVN은 파나마시티의 부유한 알브룩(Albrook) 지역에 있는 지하 주차장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약 10여명(일부는 파나마 수사 경찰의 이니셜이 적힌 조끼를 착용)이 상자들을 경찰 트럭에 실어 옮기는 장면을 전했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지정학적·경제적 함의

파나마 운하와 인접 항만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허브 역할을 한다. 이번 사건은 미·중 경쟁이 물류·인프라 통제권을 둘러싼 지역 분쟁으로 전해지는 사례로,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단기적으로 해운업계와 물류비용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은 대형 선박의 환적과 화물 흐름에 직결되는 노드(node)이므로 항만 운영 불안은 선사들의 운항 일정 조정, 항로 변경, 보험료 상승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외국인 투자 환경에 대한 신뢰 훼손 우려가 커질 수 있다. PPC의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경우 투자자는 파나마의 계약 이행력과 사법·행정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장기적 투자 유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는 베이징의 압박과, 미국 측의 중국 영향력 저감 의지가 교차하며 파나마가 미·중 경쟁의 전초가 될 소지가 높다. 이는 파나마가 향후 외교·통상 정책에서 미묘한 균형 조정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법적·금융적 시나리오

법원 판결로 계약이 무효화된 상황에서 CK 허치슨은 국제 중재 또는 현지 사법 절차를 통해 구제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승소하더라도 집행 문제(실제 운영 복귀·재산 반환 등)가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파나마 정부가 해석한 대로 공공 이익 또는 헌법적 근거가 우선시된다면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증시와 투자자 반응

이미 CK 허치슨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향후 거래 전개·법적 결과·운영권 귀속의 명확성 여부에 따라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대형 해운사(예: 머스크, MSC) 참여로 얽힌 이해관계가 복잡하여 단기적 불확실성이 유지될 전망이다.

유의할 점 및 향후 관전 포인트

향후 주시할 사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파나마 검찰(공공검찰국)이 밝힐 수사 목적과 결과. 둘째, 법원이 계약 무효화에 대해 추가적인 법리적 근거를 제시할지 여부. 셋째, CK 허치슨이 취할 구체적 법적 대응과 국제 중재 신청 여부. 넷째, 중국 정부의 추가 성명 및 경제·외교적 대응. 다섯째, 임시 운영사(머스크·MSC)의 항만 운영 안정화 조치와 항로·운임에 미치는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간 내 완화되기보다는 법적 공방과 지정학적 셈법이 맞물리며 중장기적으로 해운·물류·투자 환경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기사 작성: 에밀리 그린(Emily Green), 엘리다 모레노(Elida Moreno). 보도: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