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스포츠웨어 업체 나이키(Nike)의 주식을 약 300만 달러어치 매수해 개인 지분을 거의 두 배로 늘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번 매수는 나이키의 경영진이 추진 중인 턴어라운드 전략에 대한 내부 신뢰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5년 12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팀 쿡은 나이키 이사로서 2005년부터 활동해 왔으며 이번에 50,000주를 주당 $58.97에 매입했다. 규제 공시에 따르면, 12월 22일 기준으로 그는 약 105,000주를 보유하게 되었다. 나이키 주가는 해당 공시가 발표된 수요일 장에서 4.6% 상승 마감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매수를 나이키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평가했다. 베어드 에쿼티 리서치(Baird Equity Research)의 조나단 콤프(Jonathan Komp) 애널리스트는 이번 매수가 나이키 최고경영자인 엘리엇 힐(Elliott Hill)의 경영하에 진행 중인 ‘Win Now’ 조치와 진전의 긍정적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콤프는 이번 거래가 나이키 이사나 임원이 공개시장(오픈 마켓)에서 단행한 매수 중 최대 규모이며, 지난 10여 년 내에서도 최대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쿡의 행보를 엘리엇 힐 아래의 진전과 나이키의 ‘Win Now’ 조치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본다.”
한편,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내부자의 매수가 시장 신뢰 회복의 촉매가 될 수 있지만, 나이키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ANCORA 어드바이저스(Ancora Advisor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데이비드 소어비(David Sowerby)는 팀 쿡의 내부 매입을 “다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신들의 기관은 1년 이상 전 나이키 지분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분 이유로 “비효율적인 CEO의 지속적 여파”, 과도한 재고, 러닝 등 핵심 카테고리에서의 약한 혁신, 경쟁사에 대한 시장점유율 상실 등을 들었다.
나이키는 최근 분기에서 마진(이익률) 약화와 중국 내 부진한 매출을 보고했으며, 엘리엇 힐 CEO는 러닝과 스포츠 중심의 혁신과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수요 회복을 시도하는 한편, 부진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또한 힐은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와 같은 도매업체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해 매장 내 가시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시장 반응은 혼재되어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키 주가는 12월 18일 실적 발표 이후 거의 13% 하락했고, 이날 종가는 $60로 마감해 다우존스(Dow Jones) 지수 내에서도 부진 종목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나이키는 또한 4년 연속 주가 하락을 향해 가고 있는 상태이다.
팀 쿡은 2016년 리드 인디펜던트 디렉터(lead independent director)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는 공동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t)가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의 직책이다. 콤프는 쿡이 필 나이트와 여전히 매우 가까운 사이이며, 힐의 임명 등 주요 전략 결정 과정에서 쿡이 자문 역할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나이키 이사회 이사이자 전 인텔(Intel) CEO인 로버트 스완(Robert Swan)도 이번 주에 약 8,700주를 매수했으며, 매수금액은 약 $500,000 수준이라고 공시됐다.
용어 설명
오픈 마켓(공개시장) 주식 매입이란 회사 내부자나 이사가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보도에서 ‘최대의 오픈 마켓 매수’라는 평가는 이러한 공개시장 거래 규모가 이사 또는 경영진 관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리드 인디펜던트 디렉터는 이사회 내에서 독립 이사들 중 대표 역할을 하며, 경영진과 주주 간 균형을 유지하고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팀 쿡은 2016년부터 이 직책을 맡아왔다.
마진은 매출에 대한 이익의 비율을 말한다. 분기별 마진 악화는 수익성 둔화로 이어져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분석
팀 쿡의 이번 매수는 단기적으로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내부자의 매수는 통상 회사 내부 사정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되며, 특히 나이키 같은 대형 소비재 기업에서 이사회 구성원이 대규모 매수를 단행하면 다른 투자자들도 이를 주목한다. 실제로 공시 직후 주가가 4.6% 상승한 점은 투자심리 개선을 반영한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나이키의 구조적 도전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실적에서 나타난 마진 약화와 중국 시장의 둔화는 수익성 회복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또한 경쟁 심화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감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판매 공백은 단기 실적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내부자 매수는 긍정적 신호이나, 투자 판단은 나이키의 향후 분기별 실적 개선 여부와 재고 관리, 핵심 카테고리(예: 러닝)에서의 혁신 지속성에 달려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볼 때, 내부자 매수는 기관 투자자에게도 정보 신호를 제공한다. 일부 기관은 이미 지분을 축소한 바 있으나(예: Ancora Advisors), 다른 기관과 개인 투자자는 쿡의 매수로 인해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나이키 주가가 12월 18일 실적 발표 이후 약 13% 하락한 점과 4년 연속 주가 하락 추세를 고려하면, 시장의 전반적 재평가가 이루어지려면 보다 일관된 실적 개선과 신뢰 회복의 증거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팀 쿡의 약 300만 달러 규모 주식 매입은 나이키 경영진의 전략에 대한 내부 신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나, 중장기적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분기별 마진 개선,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회복, 핵심 제품군의 혁신 지속성 등 실물 지표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