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마초(칸나비스) 생산업체 중 하나인 TILRAY BRANDS(티커: TLRY)이 최근 몇 년간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가총액 6억 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칸나비스 업계 전반이 길고 어두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틸레이 브랜드 역시 2022년 이후 주가가 9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 대표주자로 평가받는 이 기업이 과연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저평가 성장주’인지, 아니면 피해야 할 ‘나쁜 투자처’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 틸레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불리시) 시나리오
회사는 미국 연방 차원의 칸나비스 합법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주력 사업을 대마초에서 알코올·음료·웰니스 제품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유명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를 인수해 주류 부문을 공격적으로 키웠다.
그 결과 현재 매출 비중은 칸나비스 30%, 음료 29%, 의약품·웰니스 유통 33%, 헴프 기반 식품 8%로 재편됐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덕분에 회사는 미국 내 규제 변화와 무관하게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5 회계연도(5월 31일 종료)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8억 2,13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의 다각화 전략은 칸나비스 규제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 성장 경로를 만들어준다.” — 회사 발표문 중
주가가 순자산가치(P/B) 0.4배 수준으로 장부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가치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2026년 5월 종료) 조정 EBITDA를 6,200만∼7,2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2025 회계연도 기록(5,500만 달러) 대비 13∼31% 성장 목표다.
• 용어 설명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으로, 현금 창출력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또 P/B는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싸다는 의미다.
▶ 틸레이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베어리시) 시나리오
다만 회사의 성장 대부분이 인수·합병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인수한 크래프트 맥주 브랜드들은 글로벌 주류 대기업이 ‘성장 정체’라는 이유로 포기한 자산이기도 하다. 2025년 4분기(3월 — 5월) 음료 부문 매출은 6,56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고, 칸나비스 부문도 6% 줄었다.
더욱이 2021년 회사가 제시했던 ‘2024년까지 연 매출 40억 달러’ 로드맵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실제로는 10억 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머물렀으며, 이는 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사례다.
리더십 리스크도 제기된다. 어윈 사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과거부터 공격적 비전을 제시해왔지만, “장밋빛 전망 제시에 비해 숫자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런 과열 기대감은 결국 주가 급락으로 이어져 투자자 신뢰를 훼손했다.
실제 2025 회계연도 순손실은 12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14억 달러 규모의 자산손상차손(impairment)이 반영됐다. 총이익률이 30%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질 영업이익(순이익) 흑자 전환은 요원하다는 평가다.
▶ 전문가 시각 — “투자 매력도, 아직은 제한적”
최근 한 달간 주가가 단기 반등했지만, 이는 시장 전반의 ‘합법화 기대 테마’에 편승한 투기적 매수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실적 개선 없이 이어지는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필자는 ① 지속 가능한 유기적 성장 부재, ② 높은 순손실 지속, ③ 시장 기대와 실적 간 괴리를 종합할 때, 현시점에서 틸레이 브랜드를 ‘저평가 성장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매수에 앞서 조정 EBITDA 개선이 실제 현금흐름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 연방 차원의 칸나비스 합법화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리스크다. 현행법상 대마초는 여전히 Schedule Ⅰ (가장 규제가 강한 약물)로 분류돼 있어, 합법화 관련 입법이 지연될 경우 북미 시장 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 ETF 참고
AdvisorShares Pure US Cannabis ETF(티커: MSOS)의 같은 기간 수익률도 —90%에 육박했는데, 이는 업계 전반의 약세가 개별 기업의 퍼포먼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 결론
종합적으로 보면, 틸레이 브랜드는 자산가치 대비 저렴해 보일 순 있으나, 인수 의존적 성장 구조와 불확실한 수익성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뛰어난 변동성 관리 능력과 장기적인 인내심을 갖춘 투자자가 아니라면, 당분간은 관망이 합리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 본 기사는 투자 판단을 위한 참고용 정보이며, 최종 투자 결정 및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