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美 매각 협상 진전에 바이트댄스 몸값 4,000억 달러로 급등

투자자들의 확신이 커지면서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평가가치가 다시 한 번 껑충 뛰었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틱톡(TikTok) 미국법인의 향후 처리 문제를 두고 원칙적 합의(framework agreement)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글로벌 딜메이커들은 CNBC에 “시장 신뢰가 한층 두터워졌다”고 전했다.

2025년 9월 19일, C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에 투자해 온 기존 주주들은 해당 합의에도 불구하고 보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루스이후이(卢世辉) 이노비전캐피털(Envision Capital) 파트너는 “최근 몇 달 동안 이미 회사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었으며, 틱톡 협상 진전이 그 흐름을 더욱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사모시장에서 진행된 일부 거래에서는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가 3,000억~3,500억 달러 수준으로 책정되었으나, 가장 최근 호가(呼價)는 4,000억 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올해 초 약 2,300억 달러선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대략 74%가량 급등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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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파트너는 “2월에는 미국 측의 틱톡 매각·폐지 압박으로 일시적인 패닉 셀링(panic selling)이 나타났지만, 이번엔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틱톡의 미국 내 영업 중단 또는 현지 사업 매각을 요구했으며, 그 시점이 바이트댄스 주가에 일시적 충격을 줬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2025년 12월 16일까지 미국 내 틱톡 사업을 처분해야 한다는 데드라인을 부여받은 상태다. 이는 올 들어 네 번째 연장된 시한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최종 결정을 공표했다.

시장 매도 물량은 사실상 실종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상장주식 브로커는 “매수 의향서를 받은 호가는 약 3,300억 달러 수준이지만, 누구도 지금 바이트댄스 주식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월에 실시된 직원 대상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employee share buyback)에서도 회사는 자사 가치를 3,300억 달러 이상으로 산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2월 같은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3,150억 달러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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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기업의 가치는 거래마다 편차가 크지만, 최근 3개월간 이 회사의 세컨더리(Secondary) 거래는 대체로 3,150억~3,200억 달러 구간에서 체결됐다.” — 비공개 지분 중개인

이번 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당국 간 회담 이후, 중국 상무부는 양국이 알고리즘 라이선스 문제미국 이용자 데이터 관리 이슈에 대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이행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베이징은 동시에 “미국이 중국 기업을 억압(suppress)하면서도 중국에 일방적 양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2023년에도 중국 외교부는 틱톡 강제매각 방침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월 19일 금요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진행해 합의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통화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피치북(PitchBook)의 시니어 VC 애널리스트 에밀리 정(Emily Zheng)은 “거래가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더 몰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트댄스와 틱톡은 CNBC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중국 최대 유니콘’에 대한 확신 확대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중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다. 상장 전인 만큼, 기업가치는 비상장주 매매를 통해 추정된다.

에밀리 정 애널리스트는 “바이트댄스의 1분기 매출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Meta)를 뛰어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며 “또 인공지능(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틱톡의 글로벌 성과가 견조해, 높은 밸류에이션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뿐 아니라, AI 챗봇 ‘더우바오(豆包)’텍스트-투-비디오 생성형 AI 툴도 내놓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바이트댄스 연매출은 1,5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2% 급증했다. 그럼에도 4,000억 달러 평가를 받는 바이트댄스는 시가총액 1조9,000억 달러인 메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그로스캐피털(China Growth Capital) 공동창업자 웨인 시옹(Wayne Shiong)은 “틱톡이 미국에서 페이스북의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빅테크 대비 바이트댄스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트댄스 총매출 중 미국 비중을 약 23%로 추산하며, “설령 미국 사업을 매각하더라도 회사 전체 영업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IT 전문 매체 The Information은 7월 “바이트댄스가 미국 이용자를 위한 독립 알고리즘·데이터 시스템을 갖춘 신(新) 틱톡 앱을 개발 중이며, 이달 미국 앱스토어 출시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중 틱톡 합의, 30~45일 내 마무리 전망

협상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CNBC의 데이비드 파버 기자에게 “이번 틱톡 합의에는 새로운 투자자뿐 아니라 기존 바이트댄스 주주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는 30~45일 안에 종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식통은 또 “오라클(Oracle)이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이는 미 정부가 요구해 온 미국 사용자 데이터 보호 수단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베테랑 패밀리오피스 투자자 알렉스 마(Alex Ma)는 “거래가 완전히 체결된 것이 아니라 시장이 과도하게 호재를 선반영했을 수 있다“며 “향후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리스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그는 “특히 미국 외 지역에서의 분기별 실적이 견조해 밸류에이션 상승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테크기업 전반에 대한 낙관론 확산

바이트댄스에 대한 투자 열기는 중국 기술주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심리 회복의 단면으로도 읽힌다. 올해 들어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약진, 중국 정부의 민간 부문 지원 공약 등이 맞물려 중국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월 민영기업 고위 회의를 주재하며 장이밍(张一鸣) 바이트댄스 창업자를 포함한 여러 창업가와 간담회를 열었다.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인터넷 ETF(KWEB)는 올해 들어 60% 넘게 상승했다.

모건스탠리가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투자자의 90% 이상이 “중국 익스포저 확대 의향“을 밝혔다. 이는 2021년 초 이후 최고치로, AI·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술 혁신 분야가 핵심 매력 포인트로 지목됐다.

LU 파트너는 “베이징이 9월 초 군사 퍼레이드에서 첨단 무기를 공개하는 등 기술적 자신감을 과시하면서, 바이트댄스 투자자 역시 중국 테크 역량에 대한 확신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블랙록(BlackRock), 제너럴애틀랜틱(General Atlantic), 서스퀘해나인터내셔널그룹(SIG) 등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약 60% 지분을 보유 중이며, 창업자 20%, 임직원 20%가 각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 용어 설명
유니콘(Unicorn):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업계 용어다.
세컨더리 거래: 비상장주식을 기존 주주로부터 제삼자가 사들이는 2차 거래를 의미한다.
알고리즘 라이선스: 틱톡 추천 시스템 등 핵심 코드를 다른 법인이나 국가에 사용 허용하는 계약 형태다.
직원 주식 매입 프로그램(Share Buyback for Employees): 회사가 비상장 주식을 사내 인재에게 다시 매입·배정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