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눈에 띄게 회복됐다. 홍콩 시장 역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닫혀 있던 고점을 돌파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대형주를 묶은 CSI300 지수는 0.8% 상승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0.6%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Hang Seng Index)는 0.5% 올라 25,130포인트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CSI300 지수 기준으로는 2024년 11월 이래 가장 강한 흐름이다.
이날 랠리의 직접적인 촉매는 티베트에서 착공된 1,7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수력발전 댐 프로젝트다. 중국 정부는 지난 주말 이 사업이 본격적인 공사 단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세계 최대 규모’로 규정했다. 프로젝트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주와 전력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안후이콘치시멘트(安徽海螺水泥)와 중국전력건설(中国电建, Power Construction Co. of China)은 나란히 일일 상한선인 10%를 채우며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급등세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유발될 수 있는 시멘트·강철·중장비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집중된 결과다.
지수·용어 해설
CSI300 지수는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 300개로 구성된 중국 대표 블루칩 지수다. 항셍지수는 홍콩 증권거래소(HKEX)에 상장된 우량주 50종목을 편입해 홍콩 시장 전체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벤치마크다. 두 지수 모두 중국 내·외 투자자의 위험 선호와 경기 전망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투자자들은 강세장에서는 실물경제보다는 주가 흐름 자체에 더 큰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특히 베이징이 경기 하방 리스크를 언제든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지면 이러한 현상이 뚜렷해진다.” — 노무라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팅 루(Ting Lu)
팅 루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상승장이 단순히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미·중 긴장 완화와 중국 정부의 장기 자금 유입 정책, 그리고 제조업 자신감 회복 등이 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만약 주가 랠리가 둔화된다면, 투자자들은 하반기 실물경제의 구조적 과제에 다시 한 번 주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견해 및 시사점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프라 착공이 자금 흡수 및 소비 진작에 미치는 효과가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수력발전은 중국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는 탄소중립(탄소넷제로) 전략과 직결된다. 현지 증권가는 향후 전력망 확충·신재생 에너지 연계·전력 저장 설비 등의 세부 분야에서도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의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 정부가 최근 국부펀드 및 연금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유도하는 각종 정책을 발표한 만큼, 정책 모멘텀과 실물 경기 지표 사이의 간극이 시장 변동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요약하면, 티베트 초대형 댐 착공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중국·홍콩 증시에 즉각적인 랠리를 제공했으며, 건설·전력 관련 업종이 이번 상승장의 중심축을 형성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물경제 동향과 정책의 실제 집행 속도가 결국 지속 가능성을 가름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