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스트 펀드 트리안(Trian)과 벤처캐피털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자산운용사 자누스 헨더슨(Janus Henderson)을 $7.4억 달러(7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양측이 12월 22일 밝혔다. 이번 거래로 억만장자인 넬슨 펠츠(Nelson Peltz)가 이끄는 액티비스트 헤지펀드의 5년 넘는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이 마무리됐다.
2025년 12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자누스 헨더슨의 주주들은 주당 $49 현금을 받게 되며 이는 트리안과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첫 제안이 공개되기 전 거래일이었던 10월 24일 종가 대비 18%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거래 발표 직후 자누스 헨더슨의 주가는 약 3.4% 상승했다.
자누스 헨더슨은 2017년 5월 헨더슨 그룹(Henderson Group)과 자누스 캐피탈(Janus Capital)의 합병으로 설립되었으며, 합병 직후부터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자금 유출과 내부 갈등을 겪어왔다. 펠츠는 2020년 처음 투자한 이후 지분을 확대해 2022년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현재 트리안은 자누스 헨더슨의 최대 주주로서 20.6% 지분를 보유하고 있다.
거래 구조 및 향후 일정
이번 인수에서 현 경영진의 거취도 발표됐다.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알리 디바즈(Ali Dibadj)는 회사가 비상장화된 뒤에도 계속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양측은 해당 거래가 2026년 중반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카타르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과 홍콩 기반 대체투자회사인 선헝카이앤코(Sun Hung Kai & Co) 등 해외 투자자들도 참여해 인수 그룹의 자본 구조와 글로벌 유통(Distribution) 전략을 시사했다. 로컬 및 해외 자본의 직접 소유 참여는 미국 자산운용사 업계에서 수동적 자본(passive money)에서 벗어나 직접 경영 참여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섹터 배경과 경쟁 구도
이번 거래는 저비용 인덱스 펀드를 운영하는 블랙록(BlackRock)과 뱅가드(Vanguard) 등과의 경쟁 속에서 액티브 운용사들이 규모의 경제와 비용 절감을 위해 통합을 추진하는 흐름의 일환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자누스 헨더슨의 주가는 동종 업계인 T.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와 얼라이언스번스타인(AllianceBernstein)을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금융업계의 또 다른 사례로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T. 로우에 최대 $10억까지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운용사 간 자본 및 전략적 제휴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와 운영 효율화
특히 실리콘밸리 투자사인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참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용 절감 및 운영 혁신을 M&A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너럴 캐털리스트 최고경영자 헴란트 타네자(Hemant Taneja)는 “우리는 AI를 통해 중간 사무실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수익성 및 고객 가치 제안을 개선할 수 있는 큰 기회를 본다”고 밝혔다.
“We see a tremendous opportunity to partner with Janus Henderson’s leadership team to enhance the company’s operations and customer value proposition with AI to drive growth and transform the business,” — Hemant Taneja, General Catalyst CEO
전문가의 평가
런닝 포인트 캐피탈 어드바이저(Running Point Capital Advisors)의 파트너이자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클 애슐리 슐만(Michael Ashley Schulman)은 “카타르 및 홍콩 자본의 참여는 자본 유입을 의미할 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Distribution) 역량 확대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인수합병(M&A)은 단기적으로는 해당 기업 주주에게 프리미엄을 제공하고 자금 유출 우려를 다소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규모 확대로 인한 비용 절감, 플랫폼 통합에 따른 운용 효율화, 그리고 데이터·AI 투자로 인한 운영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의 조직·시스템 통합 비용과 고객 이탈, 규제 승인 여부 등은 리스크로 남아 있다.
용어 설명
액티비스트 펀드(Activist fund)는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에 적극 개입해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펀드를 말한다.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경영진에 변화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려 한다. 이번 거래에서 트리안이 보였던 행보가 전형적 사례다.
프록시 배틀(Proxy battle)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등 회사 운영에 대한 통제권을 놓고 주주 위임장(Proxy)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뜻한다. 트리안은 과거 디즈니 이사회 선임을 둘러싼 프록시 배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인덱스 펀드(Index fund)는 특정 주가지수를 추종해 저비용으로 분산투자를 제공하는 펀드로, 블랙록과 뱅가드가 대표적이다. 액티브 운용사들은 비용 경쟁에서 뒤처지며 합병·통합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이번 인수는 자산운용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운용 규모가 커지면 펀드 운용 보수(관리 수수료)와 운영 마진을 방어하거나 개선할 여지가 커진다. AI와 자동화 기술 투자를 통해 중간·후방 업무를 효율화하면 향후 2~3년 내 비용 부담이 유의미하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통합 과정의 중복 비용과 인력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재무 성과를 압박할 소지가 있다.
경쟁사 입장에서는 추가적 합병 가능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대응이 촉발될 수 있다. 특히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중소형 액티브 운용사는 인수 타깃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이번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결되어 실질적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관련 사례
이번 거래는 최근 금융업계의 다른 비상장화 사례들과도 맥을 같이한다. 예컨대 아부다비 지원의 아쿠아리안 캐피탈(Aquarian Capital)은 지난달 미국 생명보험·연금업체 브라이트하우스 파이낸셜(Brighthouse Financial)을 약 $4.1억 달러(41억 달러)에 비상장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거래는 자산·보험업계의 자본 구조 재편과 전략적 소유권 이동을 반영한다.
이번 보도는 로이터 통신의 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거래의 구체적 조건과 향후 승인 절차, 통합 계획은 당사자들의 추가 발표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