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산 대장주 록히드마틴(NYSE:LMT)이 월가 대표 증권사 중 하나인 트루이스트(Truist)로부터 투자의견 하향 조정을 받았다. 트루이스트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록히드마틴의 목표주가를 종전 $554에서 $440로 21%가량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내려 잡았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루이스트 분석팀은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발생한 손실충당금이 회사의 중장기 성장 프레임워크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분기 $18억(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점이 시장 충격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트루이스트는 보고서에서 “우리가 사전에 예상했던 범위를 훨씬 넘어선 금액이자 범위였다”며 “감사·통제 체계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에서 추가 손실이 향후에도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트루이스트는 2026년 자유현금흐름(FCF) 추정치를 종전 대비 11% 하향했으며, “올해 남은 기간 주가는 촉매 요인 부재로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손실 발생 사업별 내역
이번 분기 손실의 상당 부분은 Aeronautics(항공기)와 Rotary and Mission Systems(RMS·회전익·임무시스템) 두 부문에서 발생했다.
“$9억5,000만 달러 규모의 선세(before-tax) 손실은 ‘스컹크 웍스(Skunk Works)’로 알려진 기밀 프로그램에서 설계·통합·시험 단계 차질이 빚어낸 결과다.” – 트루이스트 보고서
스컹크 웍스는 록히드마틴이 1943년부터 운영해 온 내부 첨단 개발조직이다. 정식 명칭은 ‘Advanced Development Programs’이며, 스텔스 전투기 F-117과 F-22, 고고도 정찰기 U-2 등 혁신적 군용기를 개발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스컹크’라는 별칭은 2차대전 당시 만화에 등장하던 임시 화학공장 냄새에 빗댄 것에서 유래한다.
또한 $5억7,000만 달러의 손실은 캐나다 해상헬기 프로그램(CMHP)에서 발생했다. CMHP는 캐나다 정부가 해상초계·대잠(對潛)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국책 사업이다. 여기에 $9,500만 달러는 터키 다목적 헬기 프로그램에서, $6,600만 달러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제공권 사업(NGAD) 입찰 결정에 따른 재고 자산 평가손으로 각각 반영됐다.
세무 리스크까지 겹친 악재
트루이스트는 손실충당금 외에도 4억6,000만 달러(약 6,300억 원)에 달하는 세금 불확실성을 추가 리스크로 지목했다. 록히드마틴은 현재 미국 국세청(IRS)과 세무 분쟁 중이며, $1억 달러를 우선 손익계산서상 충당금으로 계상했다. 회사 측은 “IRS의 주장 근거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트루이스트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진이 제시한 다년 성장 로드맵의 현실성에 대해 더 이상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추가 손실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 매력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올해 남은 기간 안에는 신제품 출시·국방예산 증액 같은 주가 부양 모멘텀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시장 참가자들은 1) 방대한 수주잔고와 견조한 배당정책, 2) 미·중 전략경쟁 장기화를 이유로 록히드마틴의 펀더멘털 자체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지속적 통제 강화 과정에서 공사손실 및 지연 비용이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상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차세대 스텔스기·우주 방어체계·극초음속 무기처럼 고위험·고비용 개발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프로그램별 원가 관리 능력과 국제 공동개발 사업 리스크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IRS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현금 유출 또는 벌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가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미 의회가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에서 첨단 공중우위 프로젝트를 우선 순위로 둘 경우, 록히드마틴이 NGAD 관련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실제 사업 재지정·예산 확정까지는 정치적 변수와 동맹국 협상 변수가 산재해 있어, 단기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트루이스트의 보유 의견 전환은 대규모 손실충당금 발생, 세무 분쟁, 프로그램 리스크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방산 섹터 전반의 펀더멘털은 견조하지만, 프로그램별 손실 가능성·현금흐름 변동성 등 개별 기업 리스크 역시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