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데이: 완화 기대에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AI 버블’ 논쟁 재점화

[Trading Day] 글로벌 자산시장을 움직이는 힘을 해석하는 로이터 칼럼 ‘트레이딩 데이’ 번역본이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4년 만의 최고치로 급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와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고, S&P500·나스닥·다우존스 등 월가 주요 3대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성장 둔화 우려보다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우위를 점한 결과다.

칼럼니스트 제이미 맥기버는 이날 칼럼에서 “오라클(Oracle) 주가의 기습적 급등이 이미 과열된 미국 기술·인공지능(AI) 주식에 거품(버블)이 형성됐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주목

주요 시장 동향

주식: S&P500·나스닥·다우 사상 최고. 러셀2000는 1.8% 뛰며 2025년 고점 경신.

섹터·종목: S&P500 11개 업종 중 10개 상승.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29% 급등, 파라마운트 15.5% 급등. 오라클은 전일 급등 후 6% 조정.

외환: 달러지수 약세, 유로화는 ECB 결정 이후 상승. 인도 루피 사상 최저.

채권: 미 10년물 수익률 한때 4% 하회, 30년물 입찰 양호.

원자재: 유가 2% 내림, 은 가격은 온스당 41.76달러로 14년 만의 고점.


1) 고용지표 충격과 ‘청구 게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가장 큰 폭(1년 내 최대)으로 늘며 거의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초 발표된 임금·급여 증감치 벤치마크 하향 수정과 맞물려 노동시장이 완연히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파생상품 시장은 25bp(0.25%p) 인하를 기정사실화했고, 50bp 인하 가능성도 서서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p를 뜻한다

2) 연준 vs 글로벌 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연 2%로 동결하면서 “현 수준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선물시장은 G10(미국 제외) 9개 중앙은행 가운데 캐나다만이 2026년 말까지 50bp 인하를 전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뿐, 일본은행(BOJ)은 오히려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

3) 달러 약세 지속

완화 기대로 달러는 호주달러·멕시코페소·브라질헤알·콜롬비아페소 대비 2025년 최저치를 새로 썼다. 특히 헤알 및 페소에 대한 약세는 작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주목

‘AI 버블’ 논쟁의 불씨를 당긴 오라클 급등

오라클 주가는 전일 장중 43% 폭등하며 시가총액이 3개월 만에 두 배로 늘었다. 클라우드 매출이 0.5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회사 전망과 수십억 달러 규모 신규 계약 4건 발표가 계기가 됐지만, PER(주가수익비율) 50배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거대한 기술 대기업이 하루 만에 40%대 급등하는 일은 흔치 않다. 시장이 어디로 향하는지, 이 열기가 지속 가능할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 칼럼 중

AI 과열 신호를 보여주는 5가지 차트

① 오라클 눈부신 밸류에이션
엔비디아(Nvidia)의 2년간 300% 상승과 시총 4.3조 달러 돌파
③ S&P500 상위 5개 종목 비중 30% 육박, ‘니프티 50(Nifty Fifty)’ · 닷컴 버블 시절보다 높음
④ 막대한 AI 설비투자(Capex) – 맥킨지 “2030년까지 6.7조 달러 필요”
⑤ 뱅크오브아메리카 펀드매니저 조사: 가장 혼잡한 포지션은 ‘롱 매그니피션트 7

매그니피션트 7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메타플랫폼스·테슬라 7개 대형 기술주를 가리키는 월가 용어다. 이들 비중이 커질수록 지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집중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내일 시장을 움직일 지표 및 일정

• 일본 7월 산업생산(수정치) • 인도 8월 소비자물가 • 영국 7월 무역수지·산업생산 • 독일 8월 CPI(확정치) • 프랑스 국가신용등급(피치) •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기대지수(9월 예비치)


기자 전망 및 시사점

노동시장 냉각 신호와 달러 약세 흐름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밸류에이션과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린 만큼, 연준이 기대만큼 완화적이지 않거나 AI 성장 서사가 흔들릴 경우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기관투자가는 포트폴리오 내 집중도를 점검하고, 변동성 헤지 수단(옵션·방어적 섹터)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자문이 아니다. 칼럼 속 견해는 저자 개인 의견으로, 로이터통신 편집방향과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