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5%까지 새 관세 부과…시장 반응은 제한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캐나다·인도·대만·태국·스위스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30여 개국에 대해 최고 39%의 새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 4월 공포 국면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보였다.

2025년 8월 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캐나다 35%, 인도 25%, 대만 20%, 태국 19%, 스위스 39% 등 국가별로 차등 적용됐다. 특히 스위스에 39%라는 고율이 적용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를 겨냥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산 초콜릿과 시계를 충분히 수입하지 않아서’라는 농담까지 나왔다.

이번 관세 결정수개월간의 협상·연기·휴전 끝에 나온 것이지만, 4월 2일 제시된 위협 수준보다는 낮다. 당시에는 더 높은 관세 가능성만으로도 시장이 급락했으나, 이번에는 일본·EU와의 대규모 무역합의가 이미 체결됐고, 중국·멕시코와의 대화가 진행 중인 점이 완충 역할을 했다.

“대만 관세 20%는 잠정조치이며 협상이 타결되면 추가 인하될 전망”이라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밝혔다.

시장 반응은 온건했다. 아시아 증시는 대부분 하락했으나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예외적으로 한국 증시는 국내 세제 혜택 축소 영향까지 겹쳐 3% 넘게 밀렸다. 유럽과 미국 지수선물도 소폭 내렸다. EUROSTOXX 50 선물 -0.3%, 나스닥·S&P500 선물 -0.2%를 기록했는데, 이는 아마존(NASDAQ:AMZN)의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6% 급락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거시 지표 관전 포인트

관세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시장은 유로존 7월 플래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1.9%로, 6월 2.0%에서 소폭 둔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ECB(유럽중앙은행)가 내년 초까지 0.5회(약 12.5bp) 금리 인하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가 핵심이다. 컨센서스는 +11만 명이며,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상보다 강한 수치가 나오면 9월 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현재 확률 40%, 한 달 전 75%)가 더 후퇴해 달러 강세가 강화될 수 있다.

달러 지수는 이번 주 2.5% 상승하며 3년 만에 최대 주간 상승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관세 리스크에도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한 연준과, 전날 발표된 PCE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낯선 용어 해설

플래시 CPI는 유로존 통계국이 정식 확정치 이전에 선행적으로 발표하는 잠정 물가지수로, 물가 추세를 빠르게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는 농업 분야를 제외한 미국 내 신규 고용자 수를 의미하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EUROSTOXX 50 선물은 유럽 50개 대표 대형주의 주가 방향을 예측하는 파생상품으로, 유럽 증시의 투자심리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전망과 시사점

관세 부과 자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어려운 변수지만, 상대적으로 낮아진 세율과 주요국 간 부분적 합의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다만 중국·멕시코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관세 전선이 재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유로존 물가·미국 고용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 경로와 달러 방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