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정부보증 모기지 기관인 패니메이(OTC:FNMA)와 프레디맥(OTC:FMCC)의 정부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 TD 코웬(TD Cowen)은 초기 단계에서만도 최대 30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이 이르면 올겨울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5년 8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핵심 관심사는 ‘GSE(정부후원기관)가 신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투자 수익을 실현’하는 데 맞춰져 있다. TD 코웬은 보고서에서 “이번 계획은 GSE를 보존관리(conservatorship) 체제에 그대로 두되,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을 유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보유 지분을 현금화하는 과정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며 복수의 난제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주 권리 문제·이사회 지배권·기업가치 산정·정부 대가(commitment fee)·GSE의 사업 제한·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합병 가능성 등이 동시에 얽혀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리스크도 상당하다. TD 코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계획을 강행할 경우, 대중적 지지와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여러 난제가 존재하지만, 실사(實事)가 일정 부분 해소된다면 트럼프 캠프가 매각 절차를 올겨울까지 개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TD 코웬은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관세 전술(tariff approach)’이라 불리는 방법으로, 정치·시장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매각을 단행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해외 국부펀드’에 일부 지분을 넘기거나, 국내 신규 국부펀드를 설립해 지분을 이관하는 방안으로, 이 경우 정치적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용어 해설*1
• GSE(정부후원기관)는 미 연방정부가 특별법으로 설립·지원하지만 민간 주주의 이해도 반영되는 혼합적 구조를 가진 기업을 의미한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미국 주택금융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탄생한 대표적 GSE다.
• Conservatorship(보존관리)은 경영난에 빠진 금융회사를 규제당국이 임시로 관리·감독하며 구조조정을 돕는 제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GSE는 여전히 이 체제에 묶여 있다.
• Sovereign Wealth Fund(국부펀드)는 국가가 외환보유액·자원 수익 등을 재원으로 운용하는 투자기금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2
미국 재무부가 보유한 우선주 및 보통주 지분 가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된다. 현 시점에서 300억 달러라는 규모는 공·사모 혼합 매각 또는 점진적 블록세일로 나뉘어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민주·공화 양당 모두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어, 시장 안정장치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
또한 매각 가격 결정에는 세컨더리 모기지 시장의 스프레드, 즉 MBS(주택저당증권)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 차이가 직접 영향을 미친다. 만약 정부가 보증 프리미엄을 재조정하고, GSE에 대한 ‘명시적’이 아닌 ‘암묵적’ 지급보증을 유지한다면, 시장은 해당 스프레드를 프라이싱에 반영해 할인율 또는 프리미엄을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미 정부의 GSE 지분 매각은 국가 부채 축소 및 재정 여력 확보라는 함의를 지닌다. 미국의 장기 금리 경로가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할 때, 이번 이슈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채권·주택금융 시장에도 중장기적으로 리스크 프리미엄 변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
패니메이·프레디맥 지분 매각 카드는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 확충을 통해 총선 및 경제정책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 중산층 자산가격, 채권시장 금리 등 광범위한 변수를 자극할 수 있어, 향후 의회 청문회와 시장 공청회가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