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형사기소 위협으로 연준을 향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이번 조치는 파월 의장이 상원에 한 발언을 둘러싼 $25억(약 25억 달러) 규모 연준 본부 건물 개보수 사업의 비용 초과를 문제 삼은 것으로, 파월 의장은 이를 금리 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의 ‘구실(pretext)’이라고 규정했다.
2026년 1월 1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1 이번 사실은 하워드 슈나이더(Howard Schneider)와 앤 사피어(Ann Saphir)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대해 대배심(grand jury) 소환장(subpoena)을 발부했다. 이 소환장은 파월 의장이 지난해 상원 은행위원회에 제출한 증언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즉각적인 정치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상원의원인 톰 틸리스(Thom Tillis)은 법무부의 이번 위협이 법무부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문제 삼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이번 법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후보 지명자 전원, 특히 파월 의장의 후임자 지명에 대해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치는 미국 통화정책을 주관하는 연준의 독립성이 걸린 문제다. 연준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는 통념 아래 금리 정책을 운영해 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임기 재개 이후 금리를 대폭 인하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파월 의장은 2018년 트럼프에 의해 연준 의장으로 임명됐으며, 임기는 5월에 끝나지만 법적 의무로 퇴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행정부의 조치가 파월 의장이 임기를 연장하려는 가능성을 오히려 높였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치는 또한 연준 내 다른 관리에 대한 해임 시도가 미국 대법원에서 심리되기 약 2주 전에 불거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연준 이사인 리사 쿡(예정된 해임 대상)을 해임하려는 시도에 대해 대법원 심리가 예정돼 있어, 정치·법적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시장 반응은 신중한 관망세를 보였다. 보도 직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개장 전 약 0.5% 하락했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 해당 데이터는 [MKTS/GLOB] 지표를 인용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와 학계의 반응
토론토의 결제·리스크 회사 코페이(Corpay)의 수석 시장전략가 칼 샤모타(Karl Schamotta)는 이번 조치가 연준의 기반을 약화시키려는 행정부의 노력을 극적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시적 목표와는 정반대의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onight’s revelations mark a dramatic escalation in the administration’s effort to kick the legs out from under the Fed, and could unleash a series of unintended consequences that go directly against President Trump’s stated aims,”
‘위협과 지속적 압력’
파월 의장은 일요일 늦게 이번 사실을 공개하면서, 연준이 지난주 법무부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소환장은 그가 지난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한 증언과 관련돼 있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법치주의와 책임성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조치가 연준에 대한 행정부의 전반적인 압력과 더 큰 목소리를 얻기 위한 시도의 일부라고 규정했다.
“지난 금요일, 법무부가 연방준비제도에 대배심 소환장을 송달했으며, 이는 제가 지난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 한 증언과 관련한 형사기소 위협입니다. 저는 법치주의와 우리 민주주의에서 책임성에 대해 깊은 존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도—분명히 연준 의장도—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낮은 금리 요구와 연준에 대한 더 큰 발언권을 얻으려는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압력의 맥락에서 이해돼야 합니다. 이번 새로운 위협은 제 작년 6월 증언이나 연준 건물 개보수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의회의 감독 역할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구실입니다. 형사고발의 위협은 연준이 공익에 부합하다고 판단한 바에 따라 금리를 설정했기 때문이지, 대통령의 선호를 따랐기 때문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의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조치에 대해 자신이 알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파월 의장을 향해 “연준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 “건물 공사도 잘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비판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사건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법무장관이 납세자 돈의 남용을 조사하는 것을 우선시하라고 각 지방 연방법무관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역사적 평가와 우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연준 역사학자 피터 콘티-브라운(Peter Conti-Brown)은 이번 조사를 트럼프 대통령 임기와 미국 중앙은행 역사에서의 저점으로 규정하며, 연준이 대통령의 일시적 정치적 압력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 시도를 여러 차례 거부해왔고, 그에 대한 보복으로 미 형사법의 전면을 연준 의장에게 들이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파월에 대한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의 저점이며 미국 중앙은행 역사에서의 저점이다. 의회는 연준을 대통령의 일일적 변동성에 맞추도록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전문 용어 해설
대배심 소환장(Grand Jury Subpoena)은 형사 수사 과정에서 대배심의 심리를 위해 증거 제출이나 증인 진술을 요구하는 법적 절차다. 대배심은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소환장이 발부된다고 해서 즉시 기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인플레이션 통제와 금융 안정을 위해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통화정책 결정권을 보호하는 원칙이다. 중앙은행 독립성은 단기적 정치 압력보다 장기적으로 물가안정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시장·정책적 영향 전망
이번 사태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 증가 ▶변동성 확대 ▶정책 신뢰도 약화라는 채널을 통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다.
첫째,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미 재무·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미국 국채의 위험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금리 경로의 상방 리스크를 확대해 장기금리를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둘째, 정책 신뢰도가 훼손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거나 정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연준이 장래에 금리를 신속히 인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하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 요구는 현실적으로 더 큰 정치적·법적 마찰을 낳을 수 있다.
셋째, 주식시장은 단기적 충격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장기적 영향은 법적 절차의 전개와 연준 내부의 안정성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약 대배심이 실제 기소로 이어지거나 연준 핵심 인사에 대한 법적 위협이 지속되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달러화는 정치·법적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채권 수요 변동에 따라 단기적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이번 사태는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법적 향방과 정치적 파장
법무부의 소환장이 실제 기소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치적 압박을 위한 압박수단에 그칠지는 향후 대배심 절차와 법무부 내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상원 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은 대통령의 연준 인사에 대한 승인을 지연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으며, 이는 연준의 리더십 공백을 초래할 잠재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틸리스 상원의원의 발언처럼 연준 관련 지명 절차가 소환장 관련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사안의 정치·경제적 맥락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2025년 1월 임기를 재개했고, 그 이후 연준에 대한 강한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해 왔다. 연준과의 갈등은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목표와 통화정책 독립성 간의 근본적 충돌을 드러내는 사례로, 향후 법적·정치적 전개가 미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대배심의 판단 여부 ▲법무부와 연방정부 내부의 대응 ▲상원에서의 인사 승인 절차의 진행 여부 ▲대법원에서의 연루 소송(예: 리사 쿡 관련 사건) 결과 등이다. 이들 요소가 결합해 금융시장과 정책 결정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과 구성원의 독립성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