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새 인사관리처장, “엘론 머스크와 사적 인연 없다”…대통령 정책 이행 의지 강조

워싱턴 D.C.—연방 공무원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 미국 인사관리처(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OPM)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스콧 쿠퍼(Scott Kupor)가 22일(현지시간)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의 관계를 일축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충실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쿠퍼 신임 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엘론 머스크와 개인적 관계는 전혀 없다. 인생에서 단 한 번, 전화 통화를 한 것이 전부”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제시하는 의제(agenda)를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 사이에 공개적으로 불거진 갈등 이후,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인들의 충성심을 둘러싼 의문이 행정부 내부에서 끊이지 않는 상황을 반영한다. 트럼프와 머스크는 한때 ‘정책 파트너’로 불렸으나, 최근 조세·지출 법안을 둘러싼 공개 설전으로 양측 사이에 깊은 균열이 생겼다.

쿠퍼 처장은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참모진에게 이미 밝혔듯이, 내가 할 일은 대통령이 제시한 목표를 가능한 한 효율적·정확하게 실현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의제와 배치되는 다른 사람의 목표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승리를 위해 2억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뒤, 정부 효율성 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끌며 예산 삭감과 공무원 감축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5월 말, 전기차 기업 테슬라(NASDAQ:TSLA) 등 본업에 집중하겠다며 돌연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업적을 칭찬했지만 머스크 측근이자 패널티 결제 서비스 기업 스트라이프(Stripe) 공동창업자로 알려진 재러드 아이작먼(Jared Isaacman)의 NASA 국장 지명은 즉각 철회했다. 로이터는 당시 머스크가 ‘큰 실망’을 표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이 추진한 감세·지출 법안을 “역겨운 괴물(disgusting abomination)”이라며 공개 비난하자, 연방 정부와 머스크 기업들 간 체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같은 공방은 테크 기업과 백악관의 미묘한 긴장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OPM, 무엇인가?
OPM은 미연방 공무원 210만 명의 임용·급여·복리후생을 총괄하는 행정기관이다. 한국의 인사혁신처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슬림 행정’의 최전선에 서 있어, 수장이 누구인지에 따라 연방 조직 개편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공무원 사회의 관심이 집중된다.

쿠퍼의 배경
쿠퍼 처장은 취임 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파트너로 재직했다. 해당 펀드는 머스크 AI 스타트업 ‘Xai’우주기업 스페이스X에도 투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머스크 측근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그는 “투자는 회사 차원의 결정일 뿐,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은 혁신 기술 기업에 초기 자본을 공급해 지분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수익을 내는 투자기관을 뜻한다.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메타·에어비앤비 등 굵직한 스타트업들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전문가 시각*(객관적 분석)
정치권과 시장 분석가들은 쿠퍼 인사로 ‘머스크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수 있을지 주목한다. 연방 인력 구조조정은 동맹국 방위·인프라·환경 예산과 맞물려 있어, 의회 승인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또한 AI·우주 산업 투자를 통해 국방 혁신을 꾀하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머스크 기업들과의 계약 취소가 국가 전략 차원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외 인사 전문가들은 머스크와의 결별 움직임이 단순한 ‘감정싸움’이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 재조정 신호로 해석한다. 재정 긴축 속도와 공무원 감축 폭이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금융·국방·우주 관련 종목 투자자들은 향후 의회 예산 심의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 쿠퍼 처장이 주도할 인사관리처 구조 조정안의 세부 내용
• 머스크 기업과 체결된 계약 취소 여부 및 대체 공급망 확보 계획
• 아이작먼 대체 NASA 국장 지명 인물의 정치적 파급효과
트럼프 재선 캠페인 재원 마련과 샌프란시스코 테크 자금의 향방

쿠퍼 처장은 “정책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삼되,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연방 공무원의 사기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사관리처는 이달 말까지 첫 번째 조직 감사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작은 정부·큰 시장’ 기조가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다만 머스크라는 ‘빅 네임’과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테크 업계와 어떤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