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델타항공·아에로멕시코 조인트벤처 내년 1월 1일까지 해체 명령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 2024년 9월 19일 촬영된 아에로멕시코 보잉 737 MAX 8 여객기가 유도로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 ⓒ Kevin Carter | Getty Images

2025년 9월 16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델타항공(Delta Air Lines)아에로멕시코(Aeromexico)가 10년 가까이 유지해 온 미국·멕시코 노선 공동사업(조인트벤처)2026년 1월 1일까지 완전히 해체할 것을 명령했다.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DOT)는 “미·멕시코시티 노선에서 지속적인 반경쟁 효과가 나타나 두 항공사에 불공정 우위를 제공하고,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현재와 잠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조인트벤처란 무엇인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는 두 기업이 특정 노선·상품·서비스에서 운항 스케줄, 운임, 판매전략, 수익 등을 공동으로 조정하며 사실상 하나의 항공사처럼 움직이는 깊은 수준의 사업 통합 형태다. 항공산업에서는 반독점 규제(antitrust)가 엄격해, 조인트벤처를 운영하려면 정부로부터 반독점 면책(antitrust immunity) 승인을 받아야 한다. DOT는 이번 명령으로 양사에 부여했던 면책 특권을 박탈했고, 이에 따라 두 항공사는 각각 독립적으로 운항·판매해야 한다.

주목

주요 결정 배경

DOT는 이번 조치가 “시장 경쟁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델타와 아에로멕시코는 미국-멕시코 핵심 노선을 장악하며 운임, 스케줄을 사실상 함께 결정해 왔다. DOT는 이를 통해 다른 항공사 진입이 차단되고 요금이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됐다고 본다.

해당 조인트벤처는 2016년 공식 출범했으며, 당시 반독점 면책 조건으로 슬롯(이착륙 횟수) 일부 반납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DOT는 최근 조사에서 “약속된 경쟁 촉진 효과가 미흡하다”며 면책 철회를 결정했다.


양사 반발

델타항공과 아에로멕시코는 각각 성명을 내고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DOT 결정이 “미국 내 일자리, 지역사회, 미·멕시코 간 여행객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아에로멕시코는 향후에도 상호 탑승(코드셰어) 및 마일리지 적립·사용 등 고객 혜택은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운항 스케줄·운임 공동 결정은 불가능해져 사실상 양사는 별개 항공사로 돌아간다.

주목

경제적 파급 효과 논란

두 항공사는 DOT가 지난 7월 “조인트벤처 해체”를 예고했을 때 공동 서면을 제출해, 파트너십이 미국 경제에 3억 1,000만 달러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해체 시 경제적 이득이 경쟁사로 이전돼 미국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DOT는 소비자 운임 상승경쟁 제한이 더 큰 사회적 비용이라고 결론지었다.


행정·정치적 맥락

이번 분쟁은 미국·멕시코 항공 경쟁 문제를 둘러싼 장기 갈등의 일부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도 반독점 면책 철회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DOT는 2025년 7월부터 관련 제재를 예고해 왔다.

일각에서는 2024년부터 강화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항공 분야에도 적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항공사 합작 해체 명령은 항공 자유화 추세와 정반대 결정이라는 평가도 공존한다.


델타의 지분 보유 상황

DOT 명령은 델타가 보유한 아에로멕시코 지분 20%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델타는 여전히 전략적 투자를 유지하나, 운항·판매 측면의 실질적 시너지 효과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읽을거리

CNBC는 관련 기사에서 “저비용항공사 스피릿항공(Spirit Airlines) 파산보호 신청”, “델타·유나이티드 항공의 시장 독주” 등 최근 항공업계 구조조정 흐름을 다뤘다. DOT의 이번 결정도 글로벌 항공사 간 재편·규제 강화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소비자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은 내년 1월 1일 이후 미·멕시코 노선에서 노선 재편, 운임 변동, 서비스 중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아에로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슬롯 재분배 여부가 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저비용항공사(LCC)의 진입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노선·스케줄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경쟁 심화에 따라 운임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향후 전망

델타와 아에로멕시코가 행정소송이나 재협상 절차에 나설 여지는 남아 있다. 그러나 DOT가 명확한 시한을 못 박은 만큼, 실제 해체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 연방 규제기관이 대형 항공사 합종연횡(JV, M&A)에 제동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어, 글로벌 항공 지형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반독점 면책(antitrust immunity): 경쟁 제한 행위를 허용해 주는 정부 승인.
슬롯(slot): 공항 이·착륙 가능 시간대를 의미, 희소 자원으로 간주.
코드셰어: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을 자사 편명으로 판매하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