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관세 공세 연대기…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증폭

【워싱턴】 1월 20일 취임 직후부터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전 세계 무역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멕시코·캐나다·중국을 포함한 69개 교역 상대국에 단계적이고도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며 국제 금융시장에 심각한 변동성을 야기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예측 불가능성’이란 단어로 최근 상황을 요약하고 있으며, 세계 공급망은 이미 재편 압력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식 관세 정책을 두고 △국내 제조업 보호 △지정학적 우위 확보 △대선용 정치 메시지 강화라는 세 갈래 목적이 교차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고율 관세가 곧 협상 카드라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술이 해외 파트너들의 양보를 끌어내는 동시에, 자국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기업 원가 부담이라는 부메랑도 초래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다.


아래는 로이터가 정리한 주요 관세 조치 타임라인이다.

2월 1일 –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및 대부분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 중국산 상품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고, 세 국가는 펜타닐 유입 차단불법 이민 억제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2월 3일 –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 위협을 30일간 유예하는 대신, 국경·범죄 단속 강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중국과는 같은 수준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월 10일 –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일괄 25%로 인상했다.

3월 3일 – 멕시코·캐나다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를 3월 4일부터 적용한다고 재차 확인하고, 중국산 전(全) 품목에 대해 펜타닐 관련 추가 관세를 20%로 두 배 인상했다.

3월 6일 – 북미무역협정(USMCA) 세부 조항에 따라, 캐나다·멕시코산 상품에는 1개월간 관세 면제를 부여했다.

3월 26일 – 수입 자동차 및 픽업트럭에 25% 관세를 발표했다.

4월 2일 –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특정 국가에는 그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글로벌 관세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4월 9일 – 하루 전 발효된 국가별 고율 관세 대부분을 90일간 유예했으나, 10% 일괄 관세는 그대로 유지했다. 동시에 중국산 제품 관세를 104%에서 125%로 재차 인상해 총 145%에 달하는 이중 관세 구조를 만들었다.

5월 9일 –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한정적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합의에 따라 영국 수출품 10% 관세는 존치되며, 영국 자동차 관세는 인하됐다.

5월 12일 – 미·중 양국은 90일간 상호 관세를 임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대폭 축소했다.

5월 23일 –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Apple)에 대해 미국 내에서 제조되지 않은 휴대전화는 25%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5월 29일 – 연방항소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중 가장 광범위한 조치를 잠정 복원하며, 하급심 판결을 중지했다.

6월 3일 –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7월 3일 – 베트남산 다수 수출품에 20% 관세를, 제3국 경유 재수출(트랜스-쉬프먼트) 물량에는 4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7월 6일 – 트럼프 대통령은 Truth Social(소셜미디어)에서 BRICS*와 공조하는 국가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7월 7일 – 앞서 예고한 추가 관세가 8월 1일부터 발효된다고 공표했다. 일본·한국·세르비아 등 14개국에 보낸 서한에서 25%~40% 범위의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7월 10일 – 8월 중 캐나다산 수입품에 35% 관세를, 그 외 다수 교역국에는 15%~20% 일괄 관세를 예고했다.

7월 15일 – 인도네시아와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 19% 관세를 도입했다.

7월 22일 – 일본과 무역 합의를 이뤄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췄다.

7월 27일 – 미국·EU 무역협정을 통해 EU산 대다수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했다.

7월 28일 – 별도 협상을 체결하지 않는 국가들은 곧 15%~20% 관세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월 30일 – 인도산 상품에는 25%, 브라질산 다수 품목에는 50% 관세를 부과하고, 항공·에너지·오렌지 주스 등 특정 분야에는 완화된 쿼터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과는 별도 합의를 통해 예정된 관세를 15%로 낮추었다. 구리 배관·전선에는 8월 1일부터 50% 관세가 부과된다.

7월 31일 – 트럼프 대통령은 69개 무역 상대국에 대해 10%~41%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동시에 캐나다산 상품 가운데 ‘펜타닐 관련 관세’ 대상 품목의 세율을 25%에서 35%로 상향했다. 멕시코에는 90일간 30% 고율 관세를 유예해 포괄적 무역협정 협상을 위한 시간을 부여했다.


*BRICS: 브라질(B), 러시아(R), 인도(I), 중국(C), 남아프리카공화국(S)을 의미하는 신흥국 경제 협의체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도 가입해 세력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무역 전문 변호사들은 “지금과 같은 관세 빈발 상황에서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에너지·자동차·테크 부문에서는 이미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동남아 각국과 멕시코가 대안 제조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편, 월가에서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과 기업 마진 축소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실제로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직후 S&P500 내 건설·항공 우주 업종의 원가율이 평균 3~4%포인트 커졌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결국, 트럼프식 ‘관세 지렛대’가 원하는 만큼의 협상 우위를 보장할지는 미지수지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교역 구조에 회복 불가능한 균열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