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rnest Scheyder and Jarrett Renshaw
2025년 9월 2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계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와 제너럴모터스(GM)가 추진 중인 네바다주 사커패스(Thacker Pass) 리튬 프로젝트에 대한 미 에너지부(DoE) 22억6,000만 달러 규모 대출 조건을 재협상하며 정부 지분 최대 10% 확보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분 참여 요구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MP머티리얼스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산업에 직접 개입해온 최근 행태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행정부는 “세금으로 제공되는 자금에 ‘공짜’는 없다”는 논리로 납세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사커패스 광산은 2028년 가동 시 서반구 최대 리튬 공급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이 프로젝트 현장에는 600여 명의 계약직 인력이 투입돼 있으며, 네바다·오리건주 경계에서 남쪽으로 25마일(약 40km) 떨어진 사막 지대에서 1년째 공사가 진행 중이다.
리튬은 전기차(EV)·스마트폰·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2차전지 핵심 금속으로, 사커패스는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의 핵심 고리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길 바라며, 동시에 국민 세금에도 공정한 결과가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돈은 없다”
— 백악관 고위 관계자
뉴스 보도 직후 리튬 아메리카스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약 80% 급등, 주당 3달러 선에서 5.54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커패스 프로젝트 주요 수치
• 총사업비: 29억3,000만 달러(약 3조9,000억 원)
• DoE 대출: 22억6,000만 달러, 24년 만기, 미 재무부 금리 연동
• 1단계 생산량: 연 4만 톤 리튬 카보네이트(배터리급)
• 전기차 환산: 최대 80만 대분
현재 미국 리튬 생산량은 네바다주 알버말(Albemarle) 단일 광산 기준으로 연 5,000톤 미만에 그친다. 중국은 연 4만 톤 이상을 생산하며 정·제련 분야 글로벌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 의존 탈피는 양당이 공유하는 전략적 과제다.
사커패스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 1기 말에 승인됐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난해 LPO(Loan Programs Office) 대출이 최종 집행됐다. 그러나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행정부 측은 프로젝트의 상환 능력에 우려를 제기하며 조건 재조정을 요구했다.
워싱턴 프리비콘이 처음 보도한 바와 같이 행정부는 GM이 6억2,500만 달러를 투자해 사커패스 1단계 생산량 전량을 20년간 확보할 수 있는 계약 조항에 구매 의무(Guarantee)를 명문화하길 원한다. GM은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자원 상업화에 필수”라며 정부 방침에 협조적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정부는 GM이 행사 중인 프로젝트 일부 지배권을 워싱턴 측으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리튬 아메리카스는 무상 워런트(옵션)를 제공해 정부가 통상주 5~10%를 취득하도록 제안하고, 대출 상환 스케줄 변경에 따른 수수료 일체를 부담하겠다고 밝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용어 설명
• 트랜치(Tranche): 대출·증권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차등 실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 워런트(Warrant): 발행회사의 주식을 미리 약정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일정 비율 무상 발행 시 정부·투자자 입장에선 지분 참여 수단이 된다.
정부는 이미 원대출 계약에 프로젝트 지연·예산 초과 시 국유화 옵션 등 안전장치를 삽입해 둔 상태다. 리튬 아메리카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7억5,000만 달러로, 아이오니어(Ioneer)·엑슨모빌·스탠더드 리튬 등 다수 기업이 추진하는 美 리튬 프로젝트 중 하나다.
전문가 인사이트
① 정책적 시사점: 미국이 친환경·에너지 전환과 국가 안보를 동시 달성하려면 원재료 내재화가 필수다. 행정부의 지분 요구는 ‘공공 자금=공공 소유’ 논리를 강화해 향후 희소 광물 프로젝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② 시장 영향: 단기적으로는 리튬 아메리카스 등 개발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실물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낮은 리튬 가격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투자자들은 가격 회복 시기를 가늠해야 한다.
③ 국제 경쟁: 중국·호주·칠레가 이미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가운데, 미국이 친환경 규제와 인건비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커패스의 성공 여부는 ‘메이드 인 USA’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