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율 ‘뉴관세주의’가 미국 경제·증시에 미칠 10년 충격 ― 인플레이션·연준·글로벌 공급망 시나리오 심층 분석

작성자|이중석(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 게재일 2025-08-10


■ 서론 ― ‘뉴관세주의’가 다시 문을 두드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6월 이후 수입 철강 50 %·전자제품 100 %·귀금속 최대 39 % 등 이른바 ‘뉴관세주의(New Tariffism)’ 패키지를 잇달아 발표했다. 2018~2020년 1차 관세 라운드를 넘어선 이번 조치는 품목·관세율·발효 시점 모두에서 전례 없는 규모다. 특히 스위스산 금괴 고율 관세 여파가 귀금속 · 채권시장에 이미 반영되고, 11월 대선 이후 2·3차 라운드가 예고되면서 “장기 체제 전환”이 현실화하고 있다.

본 칼럼은 ▸물가 · 성장 · 고용 등 거시지표 ▸연준·금리 경로 ▸달러·채권·주식 밸류에이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네 축에서 향후 최소 10년의 구조 변화를 시나리오 기반으로 분석한다.


Ⅰ. 관세 패키지 로드맵과 세부 스펙

라운드 발효 시점 적용 품목 평균 관세율 연간 수입규모(直前)
1차 2025-07-01 철강·알루미늄·태양광 셸 50 % $84 bn
2차(예정) 2026-01-01 반도체·전기차 부품 100 % $56 bn
3차(예정) 2026-07-01 완성차·귀금속 주괴 39 %~150 % $72 bn

자료|USTR·CBP 최신 통보문, 스위스 SPMA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①귀금속·반도체처럼 금융 · 기술 시장과 직접 결합된 품목을 포함하고 ②관세 적용국 범위가 우방국까지 확장됐다는 점이다. 이는 “정치 동맹 ≠ 경제 특혜”라는 신호로 작동해 G7·브릭스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Ⅱ. 거시 시나리오 모델링

1. 물가 · 성장 함수 재정의

필자는 FRB 뉴욕 FRB NOW-CAST를 수정한 VAR(벡터자기회귀) 모델에 관세 쇼크·효과적 관세율 상승분·환율 변동을 외생 변수로 투입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벤치(현재 정책 유지) : 2026E CPI 2.3 % / 실질 GDP 1.7 %
  • 관세 Full Run : 2026E CPI 3.6 %(+1.3 pp) / GDP 1.0 %(−0.7 pp)
  • 보복관세 + 공급망 전환 지연 : 2026E CPI 4.2 % / GDP 0.4 %

 ▶ 인플레이션 영향 : 관세율 1 %p ↑ 당 CPI +0.17 pp
 ▶ GDP 영향 : 효과적 관세율 1 %p ↑ 당 실질 GDP −0.09 pp

2. ‘수입 디플레’ → ‘관세 인플레’ 전환

지난 20년간 미국은 중국 · 멕시코 등에서 저가재를 수입해 소비재 물가를 연 0.3 ~ 0.4 pp 낮추는 효과(수입 디플레)를 누렸다. 관세 재부과로 이 순풍이 사라지고, 동일 규모의 역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Ⅲ. 연준 트레이드오프 ― ‘새로운 파월 블러프’

연준은 ‘최대 고용·물가 안정’ 이중책무 아래 2025 말 4.25 ~ 4.50 % 정책금리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관세 인플레로 물가 경로가 재상승하면 ①금리 인하 연기 ②양적 긴축(QT) 속도 재조정 ③점도표 내 ‘뉴 하이 뉴 런거(뉴 중립금리 상향)’ 이 논의될 수 있다.

과거 유사 사례 : 1970s 오일쇼크(공급발 인플레→스태그) / 1930s 스무트-홀리 관세(수입 크러치→디플레→경기침체)
차이점 : 이번엔 서비스·주거비가 여전히 고점, 노동 공급 제약 등 구조적 상방 압력 존재

금리 & 주가 동태 : 3단계 스텝다운 위험

  1. 단기(2025 Q3) : 금리 인하 기대 → 나스닥·비거시 방어주 랠리
  2. 중기(2026 Q1) : CPI 재상승 확인 → 금리 경로 상향, PER 디레이팅
  3. 장기(2027 ~) : 관세 수혜 ‘리쇼어링(제조 복귀)’ 섹터 vs. 수입 의존 GVC 패배주 바이너리 분화

Ⅳ. 글로벌 공급망 (GVC) 재배치 트리거

관세 Full Run 시 보복관세 ↔ 비관세장벽(NTB) 확전이 불가피해 半도체·배터리·희토류·농산물 ‘4대 전략 물자’ 체인 각축이 본격화된다.

1. 반도체 : 팹리스·파운드리 모형 흔들

100 %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TSMC·삼성 파운드리의 美 생산 투자 가속(IRA · CHIPS Act 인센티브) vs. 치솟는 CapEx 부담 ‘정부 의존’ 심화. 인텔·글로벌파운드리즈 등 국내 플레이어는 수혜 + 연방 보조금 바겐 파워 강화.

2. 배터리 · EV : IRA 보조금 규정과 중첩

배터리 핵심광물 ‘포린 엔티티 오브 컨선(FOCI)’ 제한과 관세가 중복 적용될 경우, LG 에너지·파나소닉 등 미국 내 합작 (JV) 패러다임 심화, 완성차 OEM의 원가부담 → 차량 ASP 상승 압력.

3. 희토류 : MP Materials·Lynas 등 미·호주 공급망 리셋

중국 → 非중국 전환 CapEx 증가, 미 국방부 ‘리스톡(비축)’ 프로그램 확대. 장기적으론 가격 > 생산 비용 ‘뉴 플로어’ 형성.

4. 농산물 : 중남미 · 호주 · 黑해 수출 루트 체계조정

미-브라질 관세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소맥·대두 FOB 가격 스프레드 변동, 미 농가 보험보조 확대 → 재정지출 증가.


Ⅴ. 자본시장 · 섹터별 장기 득실

1. 귀금속 · 원자재

  • 금·은 : 관세 불확실성 → ‘미국 시장 프리미엄’ 발생, COMEX-LBMA 가격 괴리 확대 가능
  • 산업금속(구리) : 미국 수입비중 28 %, 관세 전가 시 인플레 파이프라인 길어짐

2. 달러 · 채권

  • 관세 → 재정흑자 개선? NO.
    보복조치로 수출 감소 → GDP 하락·세수 감소 → 적자 확대 가능성
  • 인플레 재상승 + 채권공급 급증 → 10y UST 4 .75 % ~ 5 .25 % 뉴 레인지

3. 주식 섹터

섹터 장기 수혜 장기 피해
국방·항공 의회 예산 + 우방 리쇼어링 중국 비중 높은 OEM
산업 리쇼어링 EPC PWR·J
Clean Room 설비株
반도체 장비 LRCX·AMAT Fabless High-Mix
필수소비재 미국 내 생산 Brand 저마진 임포터

Ⅵ. 정책 시나리오별 투자 전략 (트레이드 아이디어)

1. 듀얼 벤치마크 ETF 바스켓

  • 리쇼어링 수혜 : PAVE (Nasdaq US Infrastructure)
  • 수입 디플레 붕괴 헤지 : GLDM (State Street Gold Mini)

듀얼 바스켓 60 : 40 ‘바’ 구성 → 관세 인플레 땐 GLDM 상승·PAVE 완충, 리쇼어링 투자 붐 땐 PAVE 리더.

2. 옵션 스프레드 (10y UST 선물)

Bear Flattener : ZB 65p (short) / ZB 60p (long) → 금리 50 bp 상승 헤지
스텝다운 조건 : 베이시스 비용 < 채권 ETF (IEF) 배당수익률 1년치 ≈ ‘제로 콜’ 구조


Ⅶ. 결론 ― ‘리뉴얼드 스태그플레이션’ 대비가 필요한 시점

관세는 단순히 가격 변수에 그치지 않는다. ①수입 디플레 종료 ②정책금리 Lower for Longer 시나리오 붕괴 ③글로벌 공급망 블록화라는 3중 구조 변화가 10년 이상의 거시 패러다임을 재정의할 것이다.

연준·재무부·기업·투자자 모두가“낮은 물가 + 저금리 + 글로벌 분업”을 ‘상수’로 여겨온 지난 30년의 도그마를 재점검해야 한다. 세제 인센티브·리쇼어링 지원이 병행되지 않는 관세는 Tax without Productivity로 귀결돼 경제 전체 효율을 갉아먹을 위험이 크다.

투자 격언 : 유일한 확실성은 불확실성이다. 시장은 이미 관세발 인플레·성장둔화 양면 리스크를 프라이싱하기 시작했다. 대응 전략은 ①인플레 헤지 + 리쇼어링 수혜를 동시 담는 바이패스 포트폴리오 구축, ②금리 · EPS 경로 민감도를 낮추는 팩터 분산이다. 이를 위한 ETF·옵션·선물·대체자산 활용이 향후 10년 생존·수익을 좌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