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15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16달러(-1.81%) 하락한 배럴당 62.8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달물 RBOB 가솔린 선물도 -0.00329달러(-1.56%) 떨어졌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시장은 장 마감 직후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계심리가 확대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선물 시장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재개장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은 회담 결과가 제재·관세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
푸틴 대통령이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
”고 경고했다. 이는 러시아 원유 수출이 further* 감소해 글로벌 공급이 추가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자극했다. 반면, 두 정상이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룰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 또는 제재를 보류하거나 기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번 주 초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공급 과잉 전망이 유가를 짓눌렀다. IEA는 13일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잉여공급이 일평균 296만 배럴(bpd)로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2일 발표된 EIA 단기 전망도 2025년 잉여공급 전망치를 기존 110만 bpd에서 170만 bpd로 상향했으며, 2026년에는 150만 bpd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EIA는 미국 내 원유 생산이 2026년 1,328만 bpd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장기적 유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셰일 업체들의 시추 및 투자 계획이 위축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실제 미국 내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최근 3.75년 만의 최저치인 410기로 떨어졌다.
OPEC+의 증산 계획도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OPEC+는 8월 2일 회의에서 9월 1일부터 하루 54만 7,000배럴 증산을 승인해 2년간 이어온 감산을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bpd의 공급이 회복될 예정이다. 다만 7월 OPEC 산유량은 전달 대비 2만 bpd 감소한 2,831만 bpd로 집계됐다.
해상 원유 재고의 감소는 단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보텍사(Vortexa)는 8월 8일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5% 줄어든 8,052만 배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편, EIA 주간 재고 보고서(8월 8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는 304만 배럴 증가해 두 달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절 평균 대비, 원유 재고는 5.1% 낮았고 가솔린 재고는 0.25% 높았으며, 난방유·경유 등 중간유 재고는 15.45% 적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한 하루 1,332만 7,000배럴로, 2024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1,363만 1,000배럴)에는 미치지 못했다.
Baker Hughes에 따르면, 8월 15일 기준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는 411기로 전주와 동일했으며, 2년 반 전의 627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문가 해설
WTI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西德州中質油·West Texas Intermediate)’의 약자다. 국제 원유 거래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달러 기준으로 거래된다.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휘발유 배출 기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블렌딩용 가솔린을 의미한다. 일반 투자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 further: 기사 원문에서는 “further reduce” 표현이 사용돼, 기존 감소분보다 한층 더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한다.(역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