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 첫 대면 회담 “생산적”…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은 여전히 난망

ANCHORAGE, ALASKA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25년 8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고위급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생산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최대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에서는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1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서 마주 앉은 첫 공식 대면이다. 당초 미국 정부 일각에서는 휴전 합의 도출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회담 전부터 “이번 정상회담은 대통령이 러시아 측 입장을 경청(listening exercise)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어 기대감을 낮췄다.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어떤 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There’s no deal until there’s a deal).”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는 공식 참석국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키이우 정치권에서는 자국 영토‧주권이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 3국 정상회담이 최소한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기대한다”고 적었다.

푸틴·트럼프 공동기자회견 모습

푸틴 대통령은 약 10년 만의 미국 방문으로 알래스카를 선택했다. 알래스카는 1867년 러시아로부터 미국이 매입한 지역으로, 러시아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1. 푸틴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가 냉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이번 회담은 갈등 해결과 관계 복원의 출발점(starting point)”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합의된 사안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한 사안에서 아직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쟁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양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미리 준비된 발언만 읽고,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


◆ 무엇이 ‘생산적’이었나: 알려진 합의·미합의 사항

합의된 것으로 알려진 부분은 △인도주의적 통로 및 포로 교환 확대 △미·러 간 군사 핫라인 유지 △향후 실무협상 재개 일정 등이다. 반면 미합의 핵심 쟁점은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지위 △러시아 제재 완화 조건 △나토(NATO) 동유럽 전력 재배치 등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회담 결과를 공유하겠다”며 “결정은 궁극적으로 그들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미국이 중재자 이상으로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우크라이나 국기

◆ 각국 반응: 모스크바는 환영, 키이우는 침통

러시아 국영 언론들은 회담 전부터 “모스크바의 외교적 승리”라며 일제히 낙관적 전망을 쏟아냈다. 반면 우크라이나 언론과 시민사회는 “영토 양보 없는 평화”를 요구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2022년 2월 침공 이후 진행된 여러 차례 평화협상이 모두 실패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실질적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강하다.

◆ 알래스카 개최의 상징성

전문가들은 알래스카 선택을 “중립적 장소”이자 “미·러 역사적 접점”이라는 이중 상징으로 평가한다. 알래스카 주정부 관계자는 “회담 장소인 조인트 베이스 엘멘도프-리처드슨2은 미 공군·육군이 함께 사용하는 전략기지”라며 “양국 정상이 동등하게 경호·통신·군사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1 알래스카 매입: 1867년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에 매입한 역사적 사건.
2 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 알래스카 앵커리지 북쪽에 위치한 미군 통합기지. 엘멘도프 공군기지와 리처드슨 육군기지를 2010년 통합한 시설이다.


◆ 다음 단계는?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추가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검토해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미국 의회 내 초당적 러시아 강경파 의원들은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협상은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청문회 개최를 예고했다.

국제정치 전문가 들은 “이번 회담은 냉각된 미·러 외교의 재가동 시그널”이라면서도 “실질적 평화 달성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단계별 협상이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속가능한 휴전 감시 메커니즘 △동부전선 군비통제 △전후 재건비용 분담 등 복합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종합하면, 주요 쟁점 해결은 다음 회담으로 넘어갔지만, 트럼프·푸틴 두 정상 간 직접 소통 채널이 재개된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사국이 배제된 ‘2자 회담’ 한계와, 미국 내부 정치 변수(2026년 중간선거 등)가 향후 협상 구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상으로, 2025년 8월 16일자 CNBC 합동 취재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