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러–우 전쟁의 종식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이르면 다음 주 단독 회담을 갖고,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포함된 삼자 회담을 열어 평화 합의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유럽 각국 정상에게 전달했다. 해당 내용은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가 논의를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처음 보도했다.
이번 회담은 세 정상만 참여하며,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 기구 대표는 배석하지 않는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평화 협상을 병행해 왔으나, 트럼프식 ‘직거래(Direct Deal)’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통화에서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3년, 교착 끝낼 돌파구 되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본격화돼 3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다. 전황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민간·군사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평화회담은 휴전선 설정이나 안전보장 방식, 영토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차이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자 회담(Three-way Meeting)은 미·러·우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직접 협상한다는 점에서 기존 ‘다자 외교’와 대조적이다. 유엔(UN), EU, 터키 등 제3국이 중재하거나 양측이 분리된 형태로 대화한 과거와 달리, 당사국 수장들이 모든 쟁점을 한 테이블에서 일괄 타결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경제·안보 파급 효과에 시장 촉각
전쟁 종식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원자재 가격 안정과 유럽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특히 브렌트유와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러시아산 공급 차질 우려로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위험 프리미엄이 축소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안보 측면에서는 NATO 동부 전선의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유럽의 방위비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 다만 러시아가 요구해 온 ‘나토 불확대 보장’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원칙이 충돌하는 만큼, 타협 지점 마련이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유럽 리더십·국제 질서 시험대
이번 협상이 성사되면 프랑스·독일 등 유럽 핵심국이 그간 주도해 온 외교 무대에서 미국이 다시 중심축으로 부상하게 된다. 아울러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패배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교 현안 해결에 가시적 성과를 낸다면, 미국 국내 정치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의 대(對)러 제재 완화를, 우크라이나는 안전보장·전후 재건 자금 지원 확약을 각각 최우선 의제로 삼고 있어 합의 조건을 둘러싼 세부 조율이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용어 설명 및 배경
• 삼자 회담(Three-way Meeting) : 당사국 세 나라 최고지도자가 단독으로 만나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협의 방식이다.
•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 글로벌 금융·경제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하는 온라인 뉴스·분석 플랫폼이다.
•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 1851년 창간된 미국 일간지로, 국제·정치·경제 분야 심층 보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전망
시장 관계자들은 “평화협정 체결 시 일정 기간 증시 랠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협상 실패나 지연 시 오히려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계한다. 또 회담 장소, 경호·의전, 언론 공개 범위 등 실무 협상의 난제가 산적해 있어 일정이 재차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연합 집행부 고위 관계자는 “어떤 형식이든 전쟁을 끝낼 실질적 논의가 진행된다면 환영”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보전 원칙은 흔들림 없는 공동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향후 트럼프·푸틴 단독 회담이 성사될지,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삼자 회담으로 이어질지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전쟁 종식의 실마리가 될지 각국 정상의 행보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