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다시 강세를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30% 상승 마감했다. 트레이더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해임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줄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늦은 시간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과 갈등은 없다”며 “나는 단지 금리가 더 낮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은 백악관이 연준 수장 교체 카드까지 꺼내 들 수 있다는 기존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이에 달러에 대한 해외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달러 인덱스는 세계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종합한 지수다. 지수가 상승하면 달러 강세, 하락하면 약세를 의미한다.
미국 내수 경기 지표는 혼재였다. 6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일명 ‘코어 캐피털 굿즈’) 신규 주문은 전월 대비 -0.7%% 감소해 시장 예상치(+0.1%)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기업 설비투자가 주춤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달러 유동성 수요를 일부 상쇄했다.
Capital Goods(자본재)란 공장 설비, 기계류 등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내구재를 의미한다. 항공기는 주문 변동 폭이 커 추세 파악에 방해가 되므로 지표 산정에서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방기금선물(FF Futures) 가격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64%로 반영하고 있다.
유로, 제한적 약세를 나타냈다. EUR/USD 환율은 0.04% 하락했다. 달러 강세가 직접적인 압박이었지만, 유로존 변수들은 낙폭을 제한했다. 유로존 6월 M3 통화공급은 +3.3% (전년비)을 기록, 예상을 밑돌았으나 독일 7월 IFO 기업신뢰지수가 14개월 만에 최고치(88.6)로 올라섰다.
또한 ECB 통화정책 위원인 마틴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와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가 나란히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점도 유로화 방어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이달 11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스왑시장에서 18%로 낮다.
ECB Governing Council은 유럽중앙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구성원 발언은 시장이 유로존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주요 단서로 활용된다.
엔화, 달러 대비 약세 확대 — USD/JPY는 0.38% 상승했다. 일본 7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로 예상치(3.0%)를 소폭 하회했고, 5월 경기선행지수(선행 CI)가 104.8로 하향 수정된 점이 일본은행(BOJ)에 대한 완화적 시각을 강화했다.
아울러 일요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유민주당(LDP)이 단독 과반 의석을 잃으면서, 향후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재정 우려도 엔화에 부정적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BOJ 내부에서 올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엔화 낙폭을 일부 되돌리는 변수로 작용했다.
귀금속 시장은 달러 강세 직격탄을 맞았다. 8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37.90달러(1.12%) 하락했고, 9월물 은 선물은 0.859달러(2.19%) 밀리며 모두 1주일 만에 저점으로 후퇴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연준 독립성 훼손’ 리스크가 진정되자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됐고, ECB 매파 발언도 금리 매력이 없는 금·은 가격을 누르면서 추가적인 압력을 가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중동 지정학적 갈등은 여전해, ETF(상장지수펀드) 내 금 보유량은 목요일 기준 2년래 최고치, 은 보유량은 3년래 최고치를 각각 기록하며 저가 매수 심리를 버티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금과 은은 이자(쿠폰)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인플레이션 헤지 및 위기 대응 수단으로 매수되는 특성이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기 쉽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높을 땐 수요가 유지된다.
전문가 시각 — ‘정책 불확실성 완화가 핵심’
뉴욕 소재 외환중개사 한 애널리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는 대통령이 직접 통화정책을 흔드는 그림이었는데, 트럼프 발언이 그 가능성을 낮추면서 달러 매입이 재개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미국 제조업 투자가 약해지고 있어 연준의 중·장기 완화적 스탠스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달러 반등이 추세적 강세로 이어질지는 추가 경제지표 결과가 결정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귀금속 관련해서는 “ETF 자금 유입이 꾸준한 점, 그리고 미·중 갈등과 중동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은 가격이 급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나스닥닷컴이 게재한 원문 ‘Dollar Moves Higher as President Trump Eases Criticism of Fed Chair Powell’를 바차트(Barchart) 데이터를 토대로 번역·재구성한 것이다. 기사에 언급된 모든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작성자는 관련 종목에 어떠한 포지션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