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2025년 7월 28일 제임스 피시백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조리아 캐피털이 제기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 회의 공개 요구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이틀간 예정된 7월 FOMC 회의는 관례대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베릴 하월 연방판사는 FOMC를 연방 ‘선샤인법(Sunshine Act)’ 적용 대상인 ‘정부 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샤인법은 1976년 제정된 연방법으로, 규제 기관을 포함한 연방행정위원회가 ‘실질적 정책 결정을 내리는 회의’를 공개하도록 규정한다.
FOMC가 정부기관이 아니라는 법원의 해석은 1970년대 이후 유지돼 온 비공개 전통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재판부는 “FOMC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산하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이지만, 독립적 정부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라고 적시했다. 이에 따라 29~30일로 예정된 이번 회의 역시 언론·투자자·일반 국민의 참관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 발언 “법원은 매우 바쁘다. 신규 투자펀드 홍보 수단으로 소송을 남용하는 사례는 바람직하지 않다.” — 베릴 하월 판사
하월 판사는 심문 과정에서 “아조리아 측이 소송 내용을 폭스 비즈니스 ‘모닝스 위드 마리아’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점이 이례적”이라며 해당 소송이 publicity stunt, 즉 ‘홍보용’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소송 제기가 신설 펀드 마케팅 전략이라면 법원의 부담만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고측 변호인은 “지역 규칙 65.1에 따라 상대방(연준)에게 통보한 모든 절차를 인증서에 기재해야 했을 뿐”이라며 “홍보 목적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조리아 캐피털의 피시백 CEO는 전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고수해 트럼프의 경제 아젠다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소장에서도 “FOMC가 높은 금리를 유지해 미국 경제와 국민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적시했다.
FOMC·선샤인법 바로 알기
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미연준(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2인 기구로, 연 8회 정례회의를 연다. 회의록은 3주 후 공개되지만, 실시간 회의는 비공개다. 선샤인법은 SEC·FTC 등 독립규제기관 회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FOMC처럼 특별법상 독립성이 보장된 기구는 예외로 해석돼 왔다.
시장 영향과 전망
법원이 비공개 전통을 지지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기존과 동일하게 30일(현지시간) 오후 발표될 정책금리 결정을 기다리게 된다. 최근 경제 지표와 인플레이션 경로를 두고 금리 인하 기대가 엇갈리는 상황이지만, 이번 판결로 회의 당일 내부 토론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FOMC의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는 금융시장 안정성에 핵심”이라며 “공개회의가 오히려 정치적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무조건적 비공개’ 관례에 대한 투명성·책무성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이 즉각적인 통화정책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정치권·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연준의 독립성, 그리고 금리 결정 과정의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