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책상 위 日무역합의 메모, 굵은 매직으로 수정된 숫자 논란

워싱턴 D.C.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7월 22일(현지시간) 오벌오피스에서 일본 대표단 및 백악관 고위 참모들과 미·일 무역협정에 대해 논의하는 장면이 X(구 트위터)에 공개됐다. 해당 사진은 백악관 부실장 댄 스카비노(@Scavino47)가 게시한 것으로, 책상 위 협상안 카드에 굵은 매직으로 손글씨 수정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벌오피스 협상 사진

2025년 7월 2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자신의 트루스소셜(Truth Social) 계정을 통해 “거대한(massive)” 미·일 무역합의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는 일본에 15% 상호관세를 적용하고, 일본이 미국에 $5500억(5,500억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선언했지만, 사진 속 카드에는 다른 수치와 즉흥적 수정이 확인됐다.

카드에 적힌 관세율 불일치
카드 상단에는 “Tariff 10%”라는 문구와 함께 자동차·제약·반도체 분야에는 추가로 15% 부과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서 “일본은 15% 상호관세를 지불할 것”이라고만 적시해 10% 문구를 언급하지 않았다.

“Japan will pay Reciprocal Tariffs to the United States of 15%.” — Donald Trump, Truth Social

$400B → $500B, 그 뒤 또 $550B
관세율 아래에는 큼직하게 “$400B“가 적혀 있으나, 숫자 4 위가 굵게 지워지고 “500“이 덧써져 있다. 이는 일본의 대미 투자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는 게시글에서 수정된 500억 달러조차 아닌 $550B라고 밝혔다. 추가 50억 달러의 근거는 불분명하다.

“Japan will invest, at my direction, $550 Billion into the United States, which will receive 90% of the profits. This deal will create hundreds of thousands of jobs — There has never been anything like it.” — Donald Trump, Truth Social

백악관은 CNBC의 관세율 및 투자액 확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카드와 발표 수치 간 괴리가 막판 협상 반영인지, 단순 오기인지, 혹은 다른 이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400B 표기를 수정한 인물도 특정되지 않았다.

루트닉 상무장관 “보드는 내가 만들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23일 아침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가 그 보드를 만들고 책상에 올려놨다”며 공을 자처했으나, 구체적 수치 수정이나 불일치에 대한 설명은 회피했다. 그는 “진정한 협상가는 책상 뒤에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라고 강조했다.

베센 재무장관 “일본, 혁신적 금융제안으로 15% 적용”
스콧 베센 재무장관은 같은 인터뷰에서 일본 자동차업계가 여타 국가보다 낮은 15% 관세만 적용받은 이유에 대해 “대규모 미국 프로젝트에 대한 자본출자 보증과 자금조달을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마다 조건이 다르다”며 이번 사례가 협상 ‘하한선’으로 작용할지 여부는 선을 그었다.

월가 ‘혼선’… “일본, 강압 느껴 투자 속도 늦출 수도”
피퍼 샌들러 미국 정책 리서치 책임자 앤디 라페리에르는 고객 메모에서 “일본 정부는 투자계획을 상한(cap)으로 보며, 상당 부분을 정부 보증 대출로 포함시킨다고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강압당한다고 느끼는 만큼, 자국 경제에 부합하지 않는 투자는 지연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루스소셜 게시물 캡처

주요 용어 설명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설립한 자체 SNS 플랫폼으로, 트위터·페이스북 계정 정지 이후 주요 메시지 발신 창구로 쓰이고 있다.
또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란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동일하게 부과하는 조치를 의미해, 미국 통상정책의 레버리지로 자주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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