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본사를 둔 콜롬비에어 인수법인 Ⅲ(Colombier Acquisition Corp. III)가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2025년 10월 1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주당 10달러에 2,6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상장 후 종목코드는 “CLBR U”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번 스팩(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은 오미드 말릭(Omeed Malik)이 주도한다. 말릭은 2022년 크리스 버스크크(Chris Buskirk)와 함께 설립한 사모투자사 ‘1789 캐피털(1789 Capital)’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캠프에 거액을 기부한 인물로 알려졌다. 1789 캐피털의 슬로건은 “미국적 탁월함의 다음 장을 후원한다”이다.
“고객 자본으로 미국 경제의 경쟁우위를 확대하겠다”—1789 Capital 웹사이트
새로운 이사회 명단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와, 월가에서 ‘스팩의 제왕(SPAC King)’으로 불린 샤마트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가 포함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2024년 11월부터 1789 캐피털의 파트너로 활동해 왔으며, 팔리하피티야는 솔직한 투자 스타일과 다수의 고평가 스팩 딜로 유명하다.
• 스팩이란 무엇인가?
스팩(SPAC)은 운영 실체가 없는 ‘백지수표(blank-check)’ 법인으로, 먼저 상장해 자금을 조달한 뒤 비상장 기업을 합병해 우회 상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통적 IPO 과정에 비해 심사‧공시 절차가 간소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가치 산정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감독당국과 투자자의 경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말릭과 트럼프 일가는 이미 유사 구조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 2024년 트럼프 주니어가 지원한 총기 소매업체 그랩어건(GrabAGun)은 콜롬비에어 인수법인 Ⅱ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다.
이번 공모 역시 로스 캐피털 파트너스(Roth Capital Partners)가 단독 주관사로 선정됐다. 로스 캐피털은 중소형 성장 기업의 상장을 다수 이끌어 온 미국 서부 기반 중견 증권사다.
• 트럼프 일가의 사업 확장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올해 들어 암호화폐·밈코인과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1월에는 ‘트럼프-themed meme coin’이 출시됐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라는 암호자산 기업에도 일부 지분을 보유했다. 이번 스팩 설립은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투자은행, 벤처캐피털 등)은 “스팩 시장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금조달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❶ 규제 측면 — SEC는 2023년부터 스팩 공시 의무를 대폭 강화했다. 총 2억6,000만 달러 중 환매 요구가 얼마나 발생하느냐가 핵심이다.
❷ 합병 대상 — 1789 캐피털의 투자 철학에 비춰 볼 때, 제조·에너지·방위 산업 내 “친(親)미국” 기업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❸ 시장 정서 — 스팩 붐이 꺼진 뒤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고금리·지정학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제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팔리하피티야의 재등판에 특히 주목한다. 그는 2020~2021년 스팩 열풍을 주도했으나 최근 몇 년간 시장 냉각과 함께 조용한 행보를 보여 왔다. 다시 한 번 스팩 시장에 불을 지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번 상장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경우, 콜롬비에어 인수법인 Ⅲ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세 번째 ‘콜롬비에어’ 명칭의 스팩이 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SEC의 승인을 거쳐, 공모 자금은 합병 전까지 신탁계좌에 예치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거대 정치 네트워크와 유명 스폰서의 조합이 투자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겠지만, 실질적 사업모델을 갖춘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공모가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