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우크라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크림반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고 제안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2025년 8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한다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전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기억하라. 오바마 행정부가 단 한 발의 총성도 없이 크림반도1를 넘겨준 지 12년이 지났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없을 것이며, 그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 직후 19일 월요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주요 정상들과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 회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16일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했으며, “긍정적이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는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복수의 미국·유럽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 휴전’이 아닌 ‘장기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협정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루한스크 주(州)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러시아는 남부 헤르손·자포리자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어 해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은 2021년 트럼프 그룹이 설립한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퇴출된 뒤 주요 발신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1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병합한 지역으로, 국제법적 지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로 인정되고 있다.
전문가 관점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전술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양보 압박을 가함으로써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헌법상 영토 양도는 국민투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실행까지는 상당한 정치적·법적 장벽이 있다는 시각도 동시에 존재한다.
현재까지 젤렌스키 대통령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영토 보전과 주권을 훼손하는 어떤 제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협상 테이블에 오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정책 영향
향후 회담 결과에 따라 에너지·곡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충격이 누적된 가운데, 평화협정이 가시화될 경우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면 유럽 안보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리스크 오프(risk-off) 심리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사회는 19일 열릴 워싱턴 D.C. 정상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제법 원칙”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