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잭슨홀 연설 앞두고 “금리 인하에 늦장” 파월 연준 의장 강도 높게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다시 한 번 “금리 인하를 너무 늦게 단행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저녁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파월 의장을 “Too Late”라고 지칭하며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때문에 주택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지표가 대규모 금리 인하를 가리키고 있는데도 ‘Too Late’ 파월은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공세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Jackson Hole Symposium·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중앙은행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22일 기조연설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연설을 통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기조를 가늠하려 하고 있다.

시장 기대감 고조
파월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부각됐다. CME FedWatch에 따르면 19일 기준 트레이더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84.4%로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7월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s)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연준은 고용시장과 소비자 물가를 통화정책 판단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다만 같은 달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이 실제로 9월에 인하 버튼을 누를지에 대해서는 일부 회의론도 존재한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성급한 인하에 나설 경우 정책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파월 의장이 그간 여러 차례 밝힌 입장이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가 물가에 미칠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을 고수해 왔다.

연준 내부 분열 신호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인하 압박을 계속 가하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 대립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7월 FOMC에서는 2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 표를 던졌다. 이는 파월 의장의 신중론에 대한 일종의 반란 신호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치적 압력과 인사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 만료됨에도 불구하고 조기 교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참모진은 법적·행정적 수단을 검토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 지명을 앞당겨 파월의 정책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 용어 설명 및 배경

잭슨홀 심포지엄은 1982년부터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해 온 국제 경제정책 회의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시장 전문가가 모여 통화정책·경제전망을 논의하며, 이 자리에서 발표되는 발언은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친다.

CME FedWatch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의 체결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FOMC 회의별 금리 인상·인하 확률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연준의 정책 경로를 실시간으로 가늠한다.


■ 기자의 관전 포인트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Too Late’이라 조롱한 것은 정치권의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을 다시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둘째, 84%가 넘는 시장의 인하 베팅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이 물가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중 기조를 유지할 경우, 9월 FOMC 전후로 채권·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셋째, 백악관이 파월 교체 카드를 실제로 꺼내든다면 연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이번 잭슨홀 연설은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간 기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승리로 포장할 공산이 크지만, 파월 의장이 버틴다면 연준 독립성 논란은 한층 가열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