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텔 CEO 즉각 사퇴 요구…주가 장전 5% 급락

[美 정치·기업]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인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Lip-Bu Tan)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면서, 인텔 주가가 장전 거래에서 급락했다.

2025년 8월 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에서

“탄은 심각한 이해충돌(conflicted)에 빠져 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다른 해결책은 없다.”

라고 밝혔다.

Intel stock chart icon

해당 발언이 올라온 직후 인텔(티커: INTC) 주가는 프리마켓에서 약 5% 하락한 값으로 거래됐다. 프리마켓은 정규장 개장 이전에 이뤄지는 시간 외 거래를 의미하며, 통상 투자자들의 심리가 가장 먼저 반영되는 구간으로 여겨진다.

탄 CEO는 지난 3월 인텔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2021년까지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를 이끌었으며,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로도 활동해 왔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미국 공화당 소속 톰 코튼(Tom Cotton) 상원의원이 탄 CEO의 중국 기업과의 관계를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더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코튼 의원은 인텔 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텔 운영의 보안·무결성과 미국 국가안보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탄 CEO가 케이던스 재임 시절 연루된 과거 형사 사건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어 설명 및 배경
트루스 소셜은 2022년 출범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체 SNS 플랫폼으로, 그는 트위터(현 엑스)에서 차단된 이후 주요 발신 창구로 사용해 왔다. ‘이해충돌(conflicted)’은 기업 경영진이 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전문가 시각
정치권 인사의 공개적 사퇴 요구는 기업 가치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어, 경영진의 중국 관련 의혹은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기 쉽다. 시장에서는 “경영진 리스크가 단기간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사퇴 여부, 이사회 차원의 대응, 미 정부의 공식 조사 여부 등이 향후 주가 반등 혹은 추가 하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힐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
장전 거래 기준 5% 하락폭은 6개월래 최대 수준이다. 연초 이후 20% 가까이 상승했던 인텔 주가는 이틀 만에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옵션 시장에서도 변동성 지표가 급등했고, 공매도 거래량 역시 평상시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법률 전문가들은 “코튼 의원의 문제 제기가 공식 청문회로 이어질 경우, 인텔뿐 아니라 대중 관계가 있는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에도 연쇄적으로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사안은 선거 국면과 맞물려 향후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정치·시장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를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2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8월 말 예정돼 있다. 탄 CEO 교체론이 현실화될 경우,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