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텔 신임 CEO 립부 탄 즉각 사퇴 촉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인텔(Intel) 신임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Lip-Bu Tan)의 즉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그는 심각한 이해 충돌 상태에 놓여 있다”며 “이 문제의 해법은 사퇴 외에는 없다”라고 적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인텔 주가가 프리마켓에서 3.8% 하락하며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관련 투자 논란’이 또다시 불거진 탓에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텔 측은 로이터 통신의 해명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회사 내부 검토 절차나 이사회 차원의 대응 방안이 언제 공개될지 아직 불투명하다.


투자 경력 논란 재점화

앞서 2025년 4월, 로이터는 탄 CEO가 자신이 설립·운용해 온 벤처펀드 등을 통해 중국 첨단 제조 및 반도체 기업 수백 곳에 최소 2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중국 인민해방군(PLA) 산하 연구기관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관계에서 국가안보 우려가 제기됐다.

구체적으로 로이터 조사 결과, 탄 CEO는 2012년 3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200여 개 이상의 중국 스타트업에 자금을 집행했다. 투자 대상에는 차세대 AI 칩·레이더·양자컴퓨팅 등 전략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탄 CEO가 인텔 최고경영자 자리를 유지하는 한, 미국 반도체 공급망의 장기적 안보가 위협받는다.” — 도널드 트럼프(Truth Social 게시글 중)

용어 설명Truth Social은 2022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SNS 플랫폼으로, 보수 성향 이용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벤처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을 목표로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뜻한다.


전문가 관점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경영자 논란을 넘어 미·중 기술 패권 경쟁미국 대선 정치 구도까지 맞물려 있다고 진단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연구원 앤절라 장은 “미국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중(反中) 기조를 강화할수록, 중국과 연관된 글로벌 CEO들은 정치적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사회(BoD) 차원의 공시 및 리스크 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상장사는 CEO·임원의 외부 이해관계(Conflicts of Interest)를 매 분기 공시해야 한다. 그러나 탄 CEO의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는 비상장펀드 구조 안에 있어 그 규모와 성격이 장기간 불투명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 인텔 주가는 52주 저점(결산 기준) 부근에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측이 독립 감사(outside auditing)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를 조기에 발행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한편,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과 이번 사안의 연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국가안보 위험이 의심되는 외국 기업에 대한 미국인 임원 취임 제한’ 조항이 포함돼 있어, 탄 CEO 사례가 선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일회성 정치 공세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공급망 안정성과 투명 경영이라는 구조적 이슈를 새삼 부각시켰다. 향후 인텔 이사회 및 미 규제당국의 대응이 주가와 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