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이유로 관세 대폭 인상할 것” 경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대량 구매를 문제 삼으며,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대폭(substantially)”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Donald Trump
사진 출처: CNBC

2025년 8월 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같은 날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Truth Social’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매입할 뿐 아니라, 그중 상당량을 글로벌 시장에 재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 전쟁 기계에 의해 우크라이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인도가 미국에 지불해야 할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관세 인상 폭이나 적용 시점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도 상공부CNNB·로이터 등 외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주에도 인도산 수입품 전반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추가 페널티 가능성까지 시사했으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주말 동안 로이터 통신이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두 관계자는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용어 해설*
· Truth Social: 2022년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개설한 자체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기존 SNS 계정 정지 이후 주요 발신 채널로 활용된다.
· Tariff(관세): 수입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무역 불균형 해소·외교적 압박 수단 등 복합적 목적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수사”로 해석하는 한편, 실제 관세 인상이 단행될 경우 세계 5위 경제 대국인 인도와의 무역 관계가 급속히 경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해당 평가는 본 기자의 분석이다.

배경 및 파급 효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격 인하 효과를 노리고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높여 왔다. 미국·유럽연합이 주도한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국가 이익”이라는 명분을 들어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되면, 양국 간 총교역(2024년 기준 약 1280억 달러)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관세 부과 권한은 입법·행정 절차를 동반해야 하므로 실제 시행까지는 여러 단계의 검토가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 또한 현재 인도와의 안보·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트럼프의 발언이 정책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결국 이번 사안은 미·인도 관계뿐 아니라, 국제 원유 시장우크라이나 전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