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 빅 뷰티풀 빌’… 향후 10년간 국가부채 3조4,000억 달러 증가 전망 – CBO 보고서

워싱턴 D.C.—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7월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서명한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향후 10년 동안 3조4,000억 달러의 국가부채를 추가로 발생시킬 것이라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7월 21일 공개한 새 보고서에서 밝혔다.

2025년 7월 21일,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CBO는 해당 법률이 2034년까지 무보험자 수를 1,000만 명 늘릴 것으로도 전망했다. 보고서는 887쪽 분량의 최종 법안을 정밀 분석했으며,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뒤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서명함으로써 법제화됐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서명식 이미지

이번 법은 2017년 트럼프 감세법의 주요 조항을 연장하면서, 향후 4년간 팁과 시간외수당(overtime)에 대한 소득세 공제를 도입했다. 동시에 국방비 및 대규모 불법이민 단속·추방 예산 등 수백억 달러의 새로운 지출을 포함하고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메디케이드(Medicaid)·스냅(SNAP·저소득층 식료품 보조)청정 에너지 예산을 삭감했는데, 보고서는 순 지출 감축액 1조1,000억 달러가 세수 감소 4조5,000억 달러를 상쇄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법안 전문 PDF 이미지

CBO는 “법이 통과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했을 때, 세입 감소가 재정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세율 인하와 각종 공제 확대로 인해 연방정부가 얻지 못하는 세수를 의미한다.

스냅(SNAP)은 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의 약자로, 저소득 가구가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연방 정부의 식품 보조 프로그램이다.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장애인 대상 의료보험으로, 주·연방정부가 공동 운영한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막판 수정안을 통해 51대 50(부통령 캐스팅보트)으로 가결했고, 이후 하원에서 218대 214라는 근소한 표차로 통과됐다. 법안은 총 887쪽 분량으로, 197개의 조항과 부칙을 포함한다.

공화당 지도부는 “연말 만료 예정이던 2017년 감세법의 세율 상승을 막기 위해서라도 ‘크고 아름다운 법’의 통과가 필수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 공화)은 “이 법은 중·하위 소득 근로 가정(working families)을 위한 세제 혜택”이라며, 팁·시간외수당 비과세 조항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다수는 법안을 ‘부유층에게 유리한 감세, 서민층 복지 삭감’으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를 2026년 중간선거의 핵심 공격 포인트로 활용할 방침이다. 반면 존슨 의장은 “우려가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는 의석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표결 이미지

CBO는 또 하나의 변수로 오바마케어(ACA) 개정사항을 꼽았다. 표준 ‘벤치마크’ 플랜의 평균 보험료가 2034년에 약 0.6% 인하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보험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의료 접근성이 후퇴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전문가 시각

재정 전문가들은 3조4,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증가는 2025 회계연도 연방 예산 전체(약 6조 달러)와 비교해도 막대한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소득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국채 금리 상승·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이 있다. 또한 사회복지 프로그램 예산 감축은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을 저해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연방정부의 지속적 지출 확대와 세수 감소가 동반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공화당은 “경제성장률 상승으로 세수 자체가 확대될 것”이라는 이른바 ‘성장 낙수’(trickle-down) 효과를 내세우며 재정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표 감세 2.0’으로 불리는 이번 법이 실질적으로 미국 경제에 긍정·부정 어떤 결과를 남길지는, 향후 10년간의 성장률·금리·세수·복지 지출 변동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