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 빅 뷰티풀’ 법안이 쏘아올린 미국 재정 폭탄–국채시장·달러패권·자산가격 시나리오 2030

이중석의 마켓 딥다이브 — 장기전망 오피니언


Ⅰ. 머리말: 감세는 축제인가, 전쟁의 서막인가

2025년 7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원 빅 뷰티풀(Big Beautiful) 법안’은 21세기 최대의 재정 실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조세감면·고용법(TCJA)의 연장을 넘어, 10년간 3.4조 달러 세수 감소·복지 삭감·군사비 확대라는 폭발적 칵테일을 담았기 때문이다. CBO(의회예산국)는 2035년 연방부채비율이 GDP의 145%에 달할 것이라 경고했고, 핌코·블랙록 등 채권 자이언트는 “국채 공급 파도(Tsunami)“라는 표현까지 꺼냈다.

본 칼럼은 감세·재정확대의 장기 파급경로를 국채시장–금리체계–달러패권–위험자산 리스크프리미엄–실물경기 다섯 축으로 나누어 해부한다.
또한 한국 투자자가 체감할 환율·수출·자산배분 함의를 구체적 숫자와 함께 제시한다.


Ⅱ. 법안 핵심 조항과 재정 궤적

1) 세입·세출 변화 요약

항목 2026~2035 누적 효과(조$) 상세 내역
개인·법인 감세 연장 -2.00 표준공제·CTC 상향, 패스스루 20% 영구화, 법인세 21% 유지
SALT 한도 상향 -0.25 1만→4만$(’25) 단계적 축소
고령자·팁·초과근무 공제 -0.30 ’25~’28 한시 적용
상속세 공제 확대 -0.20 부부 3,000만$ 공제
사회복지 삭감 +1.20 메디케이드 1.0·SNAP 0.2·청정에너지 0.0
국방·이민·인프라 증액 -0.65 국방 0.45·국경벽 0.10·AI R&D 0.10
순효과 -3.40 CBO 기준, 이자비용 추가 1.1조$ 발생

따라서 2035년 연방채무는 47.8조 달러, GDP 대비 145%로 추정된다(현행 34.6조 달러·119%).

2) 국채 발행 흐름

  • ▲2026~30 순발행 증가폭 연평균 1.4조$ → 2.2조$
  • ▲10년물 평균 듀레이션 유지 시 장기물 발행비중 38%→45%
  • ▲비(非)거주자 보유비율 30%→23%로 감소 예상

“공급 쇼크·수요 약화”가 동시 전개된다.


Ⅲ. 국채금리 장기 시뮬레이션

1) 변수 설정

• GDP 잠재성장률 1.6%
• 인플레이션 기대 2.3%
• 연준 중립금리 r* 0.6%
• 기간프리미엄(β) = 60~120bp (공급·유동성·리스크 요인)

2) 시나리오별 10년물 금리

시나리오 기간프리미엄 10년물 명목 결과
Base +80bp 4.7% 현재 4.35% 대비 35bp↑
Stress +120bp 5.1% 2007년 이후 최고치 재현
Soft +60bp 4.5% 시장 컨센서스

Stress 케이스는 신용등급 추가 강등·외국인 이탈을 가정한다. 이는 S&P500 PER를 18배→15배(약 -16%)로 압축할 잠재력이 있다.


Ⅳ. 달러 패권과 글로벌 자본흐름

1) 쌍둥이 적자와 달러

국채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자본계정 순유입을 유발해 달러 강세 요인이다. 그러나 디레버리징+역외 달러 유동성 축소가 동반되면 달러 인덱스(DXY) 2024년 고점 104 → 96으로 8% 하락 가능성도 병존한다. 브릭스 국가 중앙은행의 환율 다변화·금 매입 가속이 추세를 바꿔놓는다면 달러 독주 시대에 haircut이 붙는다.

2) 위안화·유로화 상대가치

  • EU도 재정확대 압력, 유로화 상대약세 제한
  • 중국은 경상흑자 지속+자본통제, 위안 7.2~7.4 범위

달러 약보합, 골드·비트코인 방어적 매력 상승.


Ⅴ. 자산가격 재평가 메커니즘

1) 주식

PER 디레이팅 외에 할인율 상승→성장주 밸류에이션 2차 충격 위험. 그러나 플랫폼·AI·방산 인프라 등 ‘정책 수혜 섹터’는 실적 가시성으로 프리미엄 유지.

2) 신용·대출

하이일드 OAS 330bp→400bp 확장, 부정적 이익 서프라이즈 기간에 디폴트율 4%→6% 전망.

3) 원자재

인프라 지출·국방예산 확대는 구리·알루미늄·우라늄 구조적 수요. 반면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축소로 리튬·희토류 단기 조정.


Ⅵ. 미국 경제 성장률 vs. 금리정책

단기(’25~’26): 감세→가처분소득 ↑, 소비 완충;
중기(’27~’30): 정부지출 삭감·고금리 부담→성장률 1%대;
장기(’31~): 부채비용 GDP 대비 4% 초과 → 재정·통화정책 조합 재설계 불가피.

연준은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낮은 r*, 높은 실질금리’ 역설에 직면. 2026년 이후 수익률곡선 재가파(StEEPening)가 개연적이다.


Ⅶ. 한국 투자자 로드맵

  • 달러 헷지 비중 50→30%: DXY 96 테스트 시 분할 축소
  • 미 10년물 4.8% 이상 분할 매수: 듀레이션 5년 이하 단계적 연장
  • 美 방산·인프라 ETF(ITA, PAVE) 코어 편입
  • 리츠·MLP: 높은 배당수익률로 실질금리 쇼크 방어
  • 금·비트코인: 달러 디레버리징 헷지 5% 유지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방산·미국 매출 비중 높은 중견 소부장이 상대적 수혜 전망. 다만 달러 약세 시 외국인 수급 변동성 주의.


Ⅷ. 결론: “시간은 빚에 이자 붙이는 금융공학자”

재정은 결국 시간가치와의 싸움이다. 이번 법안은 당장 소비·주가에 훈풍을 주지만, 늘어난 부채 이자는 복리로 미래 세대를 잠식한다. 금리·통화·외환·주식 모든 시장이 지속 가능성 프레임에서 재평가를 받는 2차 사이클을 맞을 것이다. 투자자는 채권 듀레이션·환율 헷지·정책 수혜 섹터라는 세 다리를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

— 2025년 7월 6일, 이중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