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라클·실버레이크 참여한 틱톡 지분매각 협상 진전 속 시한 또 한 번 연장

워싱턴 D.C.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로부터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TikTok의 미국 사업부를 분리·매각하도록 요구한 최종 시한을 다시 한 번 늦췄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내 틱톡 금지 조치는 최소 2025년 12월 16일까지 유예된다.

2025년 9월 16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5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프레임워크 딜“에 합의했다고 공개한 뒤 행정명령을 통해 집행 연기를 명문화했다. 이번 조치는 애플·구글 등 앱스토어 사업자와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가 틱톡 제공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부과될 국가안보법상 제재를 일시적으로 무력화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CNBC 인터뷰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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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보도에서, 이번 프레임워크 딜에 따라 틱톡 미국 사업 지분의 약 80%오라클(Oracle), 실버레이크(Silver Lake),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 미국·실리콘밸리 투자자 컨소시엄이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미국 사용자들은 보안 강화를 이유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상하이에서 촬영된 틱톡 로고 스마트폰 화면(자료사진)


시한 연장, 이번이 네 번째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매각 시한을 미룬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행정명령은 “틱톡 집행 유예 연장(Further Extending the TikTok Enforcement Delay)“라는 제목으로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됐으며, 신규 시한은 12월 16일로 명시됐다.

애당초 국가안전보장강화법은 17일 0시(미 동부시간)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었다. 해당 법이 발효되면 애플(Apple)·구글(Google) 등 모바일 앱 마켓 사업자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는 틱톡을 미국 사용자에게 제공한 대가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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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19일 정상 통화 예정

미국 측 협상 라인인 베센트 재무장관은 15일 CNBC 프로그램 스콕박스(Squawk Box)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을 ‘블랙아웃(go dark)’시킬 의지가 있다는 점을 중국이 인식하고서야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적 조건은 사실상 3~4월에 확정됐지만, 관세·무역 압박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승인 절차를 멈춰뒀다”고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월 19일(금) 전화 회담을 갖고 협상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30~45일 안에 거래가 종결될 것”이라며, 오라클이 틱톡 클라우드 컴퓨팅 파트너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NBC의 데이비드 파버 기자도 이날 오후 보도에서 실버레이크의 참여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주요 용어와 배경 설명

프레임워크 딜(Framework Deal)은 투자를 위한 기본 골격만 합의한 상태를 뜻한다. 세부 계약서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법적 구속력이 제한적이다.
바이트댄스는 2012년 중국 베이징에서 탄생한 테크 기업으로, 틱톡·도우인·토우탸오 등 앱을 운영한다.
오라클은 미국의 전통적 데이터베이스·클라우드 업체이며, 국방부·CIA 등 정부 계약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버레이크·안드리센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 기반 대형 사모·벤처투자사다.


전문가 시각

“미국 정부가 틱톡 금지 시나리오를 끝까지 밀어붙인 것은 중국산 플랫폼의 데이터 주권 문제를 선례로 남긴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위챗, 텔레그램, 캡컷 등 다른 해외 플랫폼도 유사한 규제 경로를 밟을 수 있다.” — 국내 ICT 법·제도 전문 변호사

또 다른 정책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기술 주권(Tech Sovereignty)에서 콘텐츠 주권(Content Sovereignty)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틱톡 사태가 단순 ‘앱 인수합병(M&A)’을 넘어 양국 간 디지털 패권 경쟁을 부각시킨다고 평가했다.


향후 일정과 리스크

12월 16일: 틱톡 금지 집행 유예 만료일.
10월 말~11월 초: 30~45일 내 딜 마감 목표.
연방 법원·의회: 행정명령·국가안보법 위헌 소송, 추가 청문회 가능성.

시장 관측통들은 만약 협상이 무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 금지조치를 발동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그럴 경우 틱톡의 미국 이용자 1억 2,000만 명이 순식간에 서비스 접근권을 잃게 된다.

반면 협상이 성사된다면 오라클의 클라우드 수익 다각화와 실버레이크·안드리센 호로위츠의 플랫폼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되며, 바이트댄스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틱톡 측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협상 윤곽을 승인해야 최종 협상서에 서명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몇 주간 미·중 정상 간 정치적 교환조건이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