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본부 리모델링 비용 두고 파월 의장 상대로 소송 검토

워싱턴발미국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12일(현지 시간) 기자단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상대로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연준 워싱턴 본부의 리노베이션(개보수) 사업 관리·감독 책임이다.

2025년 8월 1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공사가 과도한 예산 증액사치성 설계 논란을 낳았다며 파월 의장이 직무상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압박과 맞물려 정치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백악관 측은 “법적 책임을 명확히 묻겠다”는 입장이지만, 연준 대변인은 현재까지 “논평할 사항이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 본부 이미지


예산 변동 내역을 살펴보면, 초기 19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추산됐던 사업비가 현재는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로 상향 책정돼 있다. 연준은 추가 비용의 주된 사유로 “노동·자재 가격 상승과 석면(Asbestos) 제거 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들고 있다.

석면(Asbestos) 제거건축 자재에 사용되던 석면을 제거해 인체 유해성을 차단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환경·안전 규정 강화로 인해 해당 공정에 막대한 추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빈번한 소송 전례도 존재한다*1.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폭증은 연준의 부실 관리와 불투명한 감독 탓이라고 비판하며, 2주 전 직접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 현장에서 그는 파월 의장과 대면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으며, 비용 산정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올여름 독립 규제기관 임직원 면책을 다룬 별도 사건에서 “연준은 특수한 지위를 갖는 기관”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았다. 해당 판결은 “대통령이 통화정책 방향성 차이만으로는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법적 해석을 강화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행보와 직접적 연관성은 없으나 상징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치·경제적 파장

미국 대통령이 현직 연준 의장을 상대로 직접적 법적 조처를 거론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연준의 독립성(Fed Independence)은 1970년대 이후 미국 경제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았으며, 대통령과 정치권은 통상적으로 금리 정책에 대한 공개 압력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경제 성장 가속화”와 “달러화 약세 유도”를 명분 삼아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통화정책 전문가는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는 이상, 파월 의장 해임이나 소송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가중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정 이미지

금융시장 반응에서도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장중 0.6% 하락했으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소폭 상승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했다*2. 다만 해당 수치는 원문 기사에 언급되지 않은 시장 수치이므로, 상세 수치는 생략한다.

“연준 건물 공사는 역사적 가치가 큰 두 건물을 전면 보수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예산 증액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정치적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 – 워싱턴 정계 소식통

전문가들은 향후 법적 다툼이 실제 제기될 경우예산 책정 과정의 적법성’과 ‘연준 의장의 관리·감독 의무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통화정책 결정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도 법리 검토 대상이 된다.


주요 용어 해설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중앙은행 체계로, 통화정책·금융감독·결제 시스템 안정을 담당한다. 석면(Asbestos)은 20세기 건축 자재로 널리 쓰였으나, 흡입 시 중피종·폐암 등을 유발해 사용이 금지됐다. 따라서 석면 제거 공정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대표적 위험 관리 작업이다.

독립 규제기관(Independent Agency)은 정치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이 아닌 별도 위원회 구조로 운영된다. 연준,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검토 움직임은 ‘독립성 vs. 정치적 책임’이라는 오랜 논쟁을 재점화하고 있다. 향후 연준의 금리 결정 일정(다음 FOMC 정례회의)과 맞물려 시장의 촉각이 곤두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