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실리콘밸리 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에 대한 연방 보조금을 전면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혁신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번창(THRIVE)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모두가 내가 머스크의 기업에서 대규모 연방 보조금을 빼앗아 파괴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직접 해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머스크뿐 아니라 우리 모든 국내 기업들이 번성하길 원한다“고 적었다.
이번 발언은 친밀했던 두 거물의 관계 악화 이후 나온 것이다. 앞서 7월 초, 머스크는 새로운 정치 조직 설립을 선언하며 트럼프의 “
크고 아름다운(big, beautiful)
세금 감면 법안이 미국을 파산시킬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의 게시물 직후 머스크도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말한 ‘보조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스페이스X는 더 적은 돈으로 더 나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나사(NASA) 계약을 따냈다”며 “이 계약을 다른 항공우주사로 넘기면 우주비행사들은 발이 묶이고, 납세자는 두 배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세액공제 종료가 던진 파장
머스크는 전날(7월 24일) 테슬라(NASDAQ:TSLA) 투자자에게 “미국 정부가 전기차(EV) 업계 지원을 축소하면 몇 분기 동안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머스크는 “보조금은 없어져야 한다”고 수차례 밝혀왔지만, 테슬라는 그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세액공제와 친환경 정책 혜택을 받아 성장 동력을 확보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가 서명한 세제·예산 법안은 오는 9월 30일부터 새로운 전기차 구매·리스 시 적용되던 7,500달러 세액공제와 중고 전기차 4,000달러 세액공제를 종료한다. 이는 최근 EV 판매 확대를 견인해 온 핵심 인센티브였다는 점에서 업계에 파장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머스크 결별의 전말
두 사람의 갈등은 돈줄에서 비롯됐다. 머스크는 과거 트럼프 재선을 위해 2억 5,0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며, 정부 효율성 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예산 삭감 태스크포스를 주도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올해 5월 말 행정부를 떠나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6월 초 트럼프의 감세·지출 법안을 공개 비판하면서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로이터통신은 6월 중순 “백악관이 국방부와 나사에 스페이스X 계약 내역을 전수 조사하도록 지시, 보복 카드를 만지작거렸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트럼프가 추진 중인 1,750억 달러 규모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망의 핵심 파트너로 거론돼 왔으나, 최근 행정부가 다른 협력사를 물색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세액공제(Tax Credit)는 납세자가 납부해야 할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차감해 주는 제도다. 전기차 구매 시 적용되는 7,500달러 세액공제는 차량 가격 인하 효과를 내 소비자 수요를 끌어올리는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골든 돔은 미국판 전략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계획 명칭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에서 착안한 표현이다. 고도화된 레이더와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탄도미사일을 탐지·격추하는 대규모 방어망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 시각
정치·경제학자들은 트럼프-머스크 갈등이 과학기술 계약 및 전기차 시장 모두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싱크탱크 연구원은 “정책 리스크가 민간 혁신기업의 장기 R&D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며 “연방정부와 실리콘밸리 간 협력 모델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분석가는 “테슬라는 세액공제 종료에도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일정 부분 충격을 흡수할 것”이라며 “오히려 경쟁사 대비 기술·원가 우위를 부각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안은 보조금 그 자체보다 정치·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가치 변동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향후 주목 포인트
전문가들은 9월로 예정된 세액공제 종료 시점, 나사 및 국방부 계약 재검토 결과, 그리고 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를 관전 포인트로 제시한다. 특히 골든 돔 프로젝트의 파트너 선정이 지연되거나 변경될 경우, 미국 우주·방위산업 생태계에 유의미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단기 호재로 해석하며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향후 발언과 정책 발표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 본 기사는 로이터, 인베스팅닷컴 등 복수의 외신 보도를 기반으로 재구성됐으며, 모든 수치·인용구는 원문을 충실히 반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