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 앨퍼(Alexandra Alper) 취재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블랙웰(Blackwell) 인공지능(AI) 칩에 대해 “다른 사람들(others)에게 주지 않는다”고 일요일 밝혔다. 해당 발언은 향후 칩 수출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히며, AI 연산용 칩셋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차세대 GPU 기반 플랫폼인 블랙웰의 해외 접근 제한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워싱턴에서는 블랙웰 칩의 중국 공급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중국 시장에 한정된 성능 축소(scaled-down) 버전의 차세대 고급 GPU 칩 판매를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발언은 정책 기조가 보다 엄격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단에 “이번에 나온 새로운 블랙웰은 다른 모든 칩보다 10년은 앞서 있다”고 말한 뒤, “그러나 우리는 그 칩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행정부가 해외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나온 새로운 블랙웰은 다른 모든 칩보다 10년은 앞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칩을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어포스 원에서
워싱턴의 대중(對中)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블랙웰 칩의 중국 업체 판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왔다. 이들은 해당 기술이 중국의 군사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AI 개발 속도를 가속시킬 수 있다고 경계한다.
존 물레나르(John Moolenaar) 공화당 하원의원이자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 on the CCP) 위원장은, 블랙웰의 중국 판매는 “이란에 무기급 우라늄을 건네는 것과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당 칩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결국 회담에서 이 주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지난주 중국 시장과 관련해, 베이징의 대(對)엔비디아 입장 때문에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 허가(export license)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회사의 공식적인 대중 전략이 현지 상황과 정책 환경에 따라 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들은 지금 당장 엔비디아가 (중국에)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황 CEO는 이어, 미국 내 연구개발(R&D)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중국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글로벌 수요 기반이 최첨단 반도체 R&D 투자 선순환을 지탱한다는 업계의 일반적 인식을 반영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금요일 블랙웰 AI 칩 26만 개 이상을 대한민국에 공급하고,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를 포함한 국내 대기업들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 규모(260,000+)는 블랙웰의 조기 상용화와 아시아 거점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핵심 배경: 블랙웰과 GPU가 의미하는 것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AI 가속용 칩 라인업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점을 지녀 대형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폭넓게 활용된다. 시장에서는 블랙웰이 전력 효율과 연산 밀도 등에서 큰 개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공급·수출 정책의 향방은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축소형(scaled-down) 버전’은 통상적으로 성능·대역폭·연결성 등 일부 사양을 낮추거나 조정해 특정 지역 규제나 정책에 맞춘 모델을 의미한다. 다만 본 보도에서 언급된 구체 사양·모델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책과 안보: 수출 허가와 ‘중국 매파’의 시각
수출 허가(export license) 제도는 국가 안보, 외교, 기술 우위 등을 고려해 특정 기술·부품의 해외 이전을 통제하기 위한 절차다. 워싱턴의 중국 강경파가 강조하듯, 첨단 AI 칩은 군사·정보·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품목으로 간주되며, 이에 따라 판매·공급 결정은 시장 논리를 넘어 안보적 판단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존 물레나르 의원의 “무기급 우라늄” 비유는, AI 칩의 전략적 중요성을 핵물질 수준으로 격상해 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표현은 정책 형성 과정에서 군사 전용 가능성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강조함으로써 규제 강도와 정책 우선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파장: 한국 공급과 글로벌 밸류체인
엔비디아의 한국향 블랙웰 26만 개+ 공급 계획은 아시아 수요 허브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시킨다.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에의 공급은 고성능 AI 인프라 확충과 데이터센터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물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동시에, 특정 지역에 대한 접근 제한이 있을 경우 대체 수요가 우호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문에서 가격, 납기, 구체적 고객사 등 세부 상업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인도 시점과 물량 변동, 그리고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는 향후 공시와 기업 발표를 통해 추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
에어포스 원 발언의 정책적 해석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 원 발언은 정책 의지를 직설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년 앞섰다”는 평가는 블랙웰 기술 우위에 대한 강한 인식을 보여주며, 이어진 “주지 않는다”는 표현은 해외 — 특히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접근 차단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는 향후 수출허가·거래 심사의 엄격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집행 지침이나 예외 적용 여부는 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블랙웰의 제품별 라인업과 지역별 정책 적용은, 통상적으로 정부 가이드라인, 기업 전략, 공급망 상황의 삼중 변수에 의해 좌우된다.
용어 설명과 독자 가이드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그래픽 처리를 위해 설계되었으나, 병렬 연산 능력이 뛰어나 AI 학습·추론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AI 가속기로서 GPU는 대규모 데이터셋과 복잡한 모델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전력 효율, 메모리 대역폭, 네트워킹 성능이 중요하다.
수출 허가는 특정 기술이 군사·안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여, 대상 국가·용도·최종 사용자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수출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다. 성능 축소 모델은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면서도 시장 접근을 모색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사용되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