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에프스타인 생일 편지’ 보도 두고 머독·다우존스·WSJ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프리 에프스타인에게 보낸 것으로 보도된 “외설적 생일 편지” 기사와 관련해 루퍼트 머독 전폭스 회장, 월스트리트저널(WSJ), 그리고 모기업인 다우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7월 1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 연방 플로리다 남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며 “허위 기사로 인한 평판 훼손”을 주장했다. 법원 기록에는 머독과 WSJ 발행사인 다우존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이 피고로 명시돼 있다. 다만 소장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Donald Trump signs GENIUS ActWSJ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2003년 에프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맞아 노골적 표현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WSJ가 가짜 편지를 실었다”

고 즉각 부인하며, 소송을 예고했었다.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의 반박과 경고※트루스 소셜은 트럼프 측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트럼프는 17일 밤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이는 내가 작성한 문장이 아니며, 그림도 그리지 않는다“면서 “머독에게 이는 사기이며 게재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결국 WSJ는 실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그의 신문(third rate newspaper)을 상대로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오전 트럼프는 같은 플랫폼에서 “머독을 증인석에 세우겠다. 그의 ‘쓰레기 더미 같은 신문’과의 재판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소송 배경 및 절차

법적 문건에 따르면 명예훼손(libel) 소송은 연방 민사사건으로 분류됐다. 미국 법에서 공인(public figure)이 언론사를 상대로 승소하려면 “실질적 악의(actual malice)”—즉 보도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게재했거나 무모하게 무시했음을—증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WSJ가 편지의 진위 여부를 확인했는지, 그리고 머독이 그 과정을 알았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소송이 플로리다 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데, 플로리다 배심원단의 성향 및 지역 언론 자유 판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통상적으로 언론사 상대 소송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등장 인물 및 기관 요약

  •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2017~2021), 현 공화당 유력 인사
  • 루퍼트 머독: 폭스뉴스·WSJ 모기업을 거느린 미디어 재벌, 2025년 초 경영 일선 퇴진
  • 제프리 에프스타인: 2019년 교도소에서 숨진 금융인,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던 인물
  • 다우존스: WSJ 발행사, 금융정보 서비스도 제공

에프스타인은 생전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해왔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의 ‘50세 생일 파티’는 뉴욕 사교계에서 화제가 됐던 사건이다. 이번 WSJ 보도는 그 시기에 트럼프가 작성했다는 편지를 근거로 삼았으나, 편지 원본·필적·발신 경로 등 구체적 검증 자료는 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전망

소장을 열람해야 정확한 청구 금액과 법적 쟁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트럼프 측은 통상 미국 언론사 대상 소송에서 관례적으로 청구되는 수천만 달러대 손해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WSJ 및 다우존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언론계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보도 통제 및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재판까지 이어질 경우, 트럼프가 증언대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정리: 이번 소송은 언론 자유와 공인의 명예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대표적 사례다. 판결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 미디어 업계의 보도 관행과 공인 검증 절차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