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에프스타인과 무관” 일축…기슬레인 맥스웰은 연이은 법무부 면담

워싱턴 D.C.—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故) 제프리 에프스타인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나는 그 사람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일축했다. 같은 시각, 에프스타인의 공범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기슬레인 맥스웰이 플로리다주에서 미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DOJ) 고위 관계자와 2일 연속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2025년 7월 25일, CN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턴베리로 향하기 전 “사람들은 에프스타인보다 그의 정말 가까운 친구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兼하버드대 총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은 나만 이야기한다”며 언론 편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2003년 에프스타인 50번째 생일 축하 “음탕한 편지(bawdy letter)” 작성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그는

“무슨 편지를 말하는지조차 모르겠다. 누군가 내 이름을 도용해 편지를 썼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흔하다”

고 말했다.

1992년 트럼프-에프스타인 파티 모습

NBC가 보유한 1992년 아카이브 영상에는 트럼프와 에프스타인이 마라라고 리조트 파티에서 함께 춤추고 대화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해당 화면은 최근 온라인에서 재조명되며 두 사람의 과거 친분을 입증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에프스타인·맥스웰 사건 배경

제프리 에프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기소됐다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서 의문사했다. 미 법무부는 사건의 성격상 “전·현직 유력 인사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의 오랜 지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로 알려진 기슬레인 맥스웰은 2020년 체포돼 2022년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는 수형 생활과 별개로 정부 협조를 진행 중이다.

맥스웰은 이번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면담에서 피해자 지원안, 공모 대상 인물 추가 진술, 해외 자금 흐름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DOJ 관계자들은 구체적 의제나 성과를 비공개했으나, “상당한 새 단서”를 확보했다는 비공식 발언이 법조계에 퍼지고 있다.

정치적 파장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이후 에프스타인 의혹과 관련해 수차례 질문을 받았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관계를 끊었다”며 선을 그었으나, 선거 국면이 다가올 때마다 해당 의제가 재부상해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클린턴과의 친분을 지적하는 트럼프의 발언을 “물타기”라고 비판하는 반면, 공화당 내 일부 인사는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한다.

정치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에프스타인과의 거리 두기” 전략이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 설득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편지 진위 여부”가 확인될 경우 트럼프 측의 대응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관련 용어 설명

Marine One은 미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 콜사인이다. 사우스 론(South Lawn)은 백악관 남쪽 잔디밭을 의미하며, 대통령의 헬리콥터 이착륙 장소로 주로 사용된다. Turnberry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트럼프 소유 골프리조트다.

도주·재범 위험도 평가: 미국 연방법원은 성범죄자에 대해 보석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며, 맥스웰은 고위급 인사와의 네트워크·해외 자산을 고려해 도주 위험이 높다고 판단됐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법무부 또한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 일정과 진술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클린턴 재단 문서 공개, 하버드대 기부금 추적 등 추가 정보가 이어지면서 장기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행보와 향후 대선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속보성 기사로, 향후 공판·수사 상황에 따라 세부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