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펜타닐 유입과 연계된 대중(對中) 관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단과 함께한 에어포스원 기내 간담회에서 펜타닐 문제와 미국 농가(farmers)의 이해관계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라고 설명했다.
2025년 10월 29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기 전, 펜타닐 관련 관세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한(대한민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양국 간 무역 및 보건 이슈에 대한 협상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시적 진전이 있다면 대중 관세를 일부 완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농민들(farmers)이 무역 분쟁의 부담을 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 역시 시 주석에게 직접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밍(timing)에 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반드시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낼 것”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몰핀의 100배에 달하는 강력한 합성 마약으로,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4년부터 중국산 화학 원료 및 관련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펜타닐 억제’ 압박 전략을 취해 왔다. 이번 발언은 해당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중국 정부의 단속 강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무역전선에서 또 다른 민감 사안은 희토류(rare earth)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지난 9월 희토류 수출 통제 방안을 예고해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었다. 기자들이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1년간 유예한다면 미국이 추가 양보를 할 것이냐”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점(timing)에 대해선 아직 협의되지 않았다”면서도 “결국 양국이 ‘무언가’를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농가(farmers)’ 문제는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된 2018년 이후 지속된 핵심 갈등 축이다. 중국은 보복 관세로 미국산 대두‧옥수수‧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수입을 대폭 축소해 왔고, 이에 따른 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는 미국 농민들의 정치적 불만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이후에도 농가 지원 예산을 확대하며 “중국이 농민들에게 진 빚을 반드시 받아 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전문가 해설
경제‧안보 연계 전략을 연구하는 조지워싱턴대 리처드 앤더슨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보건 위기(펜타닐)와 농업 생계 문제를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올려 중국의 무역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 완화 전망이 시장엔 긍정적이지만, 구체적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희토류 유예가 실제 실행된다면, 전기차(배터리), 방위산업, 스마트폰 제조사 등 미국 전략산업은 일시적 숨통을 틀 가능성이 있다. 다만 ‘1년 유예’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며, 양국 모두 공급망 다변화와 내재화(리쇼어링)를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은 미국 희토류 수입의 74%를 담당했다. 전문가들은 “수급 리스크를 낮추지 못하면 미 제조업 전반의 생산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용어 설명
펜타닐(Fentanyl)은 병원에서 극심한 통증 조절에 사용하는 합성 오피오이드(Opioid) 계열 약물이다. 의학적 용도 외에 불법 제조되는 ‘펜타닐 패치·분말·알약’이 마약 시장에 유통되며, 소량(2mg)만으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s)는 전자기적 특성을 갖춘 17개 원소(란타넘·네오디뮴 등)를 지칭한다. 배터리, F-35 전투기, 풍력터빈, 스마트폰 등 전략 산업에 필수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10월 30일 한국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며, 양국 대표단의 합의문 발표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완화’와 중국의 ‘희토류 유예’가 교환 조건으로 성사될지, 그리고 미국 농업 분야의 구체적 보상책이 제시될지가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