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국정연설에서 쇠고기·닭고기·달걀 등 단백질 품목의 가격 상승이 “급속히 종식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연방 통계와 농업 전문가의 분석은 품목별로 상황이 다르다고 보여준다.
2026년 2월 26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들의 경제 정책이 일부 식품 가격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Kush Desai는 이메일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됐고, 많은 일상 필수품의 가격이 하락했거나 올바른 경로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새로운 미국 영양 지침을 발표하면서 ‘단백질 전쟁을 끝낸다’고 선언했고, 이 지침은 단백질과 전지방 유제품, 채소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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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쇠고기 가격 관련 이미지
쇠고기 가격: 전반적 상승세 지속
연방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보면, 다진 쇠고기(ground beef) 평균 가격은 2026년 1월 기준 파운드당 $6.75로 집계됐다. 이는 기록상 최고 수준이며, 지난 1년(2025년 1월, 트럼프의 2기 취임 시점) 대비 약 22% 상승(당시 $5.55/파운드)한 수치다. 이 연간 상승률은 트럼프의 첫 임기 중이던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속도다.
다른 쇠고기 부위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예컨대 조리 전 스테이크(uncooked beef steaks) 평균 가격은 2026년 1월 $12.30/파운드로, 직전 달 2025년 12월의 기록적 고점 $12.51/파운드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약 13% 올랐다. 조리 전 로스트(uncooked beef roasts)는 2026년 1월 기준 $8.82/파운드로 11월 기록치 $9.29에서 낮아졌으나 연간으로는 14%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쇠고기 가격은 여전히 상당히 올랐다.” — Wells Fargo Agri-Food Institute 수석 농업경제학자 Michael Swanson
높은 쇠고기 값의 원인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공급 감소와 수요 증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테네시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장 Charley Martinez는 이를 “이중 충격(double whammy)“이라고 표현했다. 공급 측면에서 미국 내 쇠고기 용 소의 재고는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기준 27.6백만 마리의 쇠고기용 암소가 있어 이는 1961년 이후 최저치이며, 전체 가축(우유용 포함) 수는 약 86.2백만 마리로 1951년 이후 최저치다.
미국농업연맹(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 경제학자 Bernt Nelson은 지속적 가뭄으로 인해 목초 상태가 악화되면서 사료·사육비가 급증했고, 농가들이 암소를 시장에 내놓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식품경제학자 Amy Smith는 쇠고기용 암소를 생산 계층으로 복원하는 데는 약 3년이 걸려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 측면에서는 가정 내 쇠고기 수요가 오히려 증가했다. USDA의 지표를 인용한 Martinez는 2025년의 Retail All Fresh Beef Demand Index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고, 팬데믹 기간의 바비큐 문화 확산 등이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정책·수입 영향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헨티나 등 국가로부터의 쇠고기 수입을 장려해 공급을 보강하려 했고, 2025년 수입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 목장주와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 증대가 국내 목축업자에게 지급되는 가격을 낮추어 장기적으로는 가축 사육을 축소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Farm Bureau의 Nelson은 수입 확대가 가축 재고 증가를 저해할 수 있고, 결국 수입 의존도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달걀 관련 이미지
달걀 가격: 큰 폭 하락
트럼프는 연설에서 달걀값이 60% 하락했다고 말했으며, 이는 연방 통계와 대체로 부합한다. BLS 자료에 따르면 대형 등급 A 달걀(1다스) 평균 가격은 2026년 1월 기준 $2.58/다스로, 2025년 3월의 최고치(기록적 고점 $6.23/다스)에서 약 59% 하락했다. 2025년 1월의 $4.95/다스와 비교하면 약 48% 저렴해졌다.
이와 같은 급락은 2024년 말과 2025년 초 달걀 생산을 급감시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의 여파 이후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조류독감은 가금류에서 전염과 치사율이 높아 발병 시 해당 농장의 전체 사육군을 살처분해야 한다. USDA 통계와 아칸소대학 집계에 따르면 2024년에만 상업용 산란계(egg-laying birds) 3,800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으며, 2025년 초에는 2,000만 마리 이상이 추가로 폐사했다. 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Smith는 2022년 발생 이후 지금까지 1억4천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가 손실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손실로부터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며, 달걀 가격의 급락은 공급 충격의 역현상(reversion)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부활절 등 계절적 수요 요인으로 단기적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
계란·가금류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에 대한 설명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조류에 매우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농장에서 발병이 확인되면 방역 차원에서 해당 농장의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한다. 이로 인해 공급이 급감하고 시장 가격이 급등하며, 회복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된다. 조류독감의 발생 양상과 대응 방식은 가금류 산업의 공급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닭고기 가격
트럼프는 닭고기 값이 “자신이 취임했을 때보다 훨씬 낮다”고도 주장했으나, BLS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닭고기 평균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약 1% 상승했다. 예컨대 2026년 1월 평균 무뼈 닭가슴살(boneless chicken breast)은 파운드당 $4.17이었으며, 이는 1년 전의 $3.97에서 상승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산란용 닭(달걀 생산)에 미친 영향에 비해 육계(고기용 닭)에는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용어 해설 및 통계 출처
본 기사에서 인용한 주요 통계는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 농무부(USDA)의 가축·사료 관련 통계, 그리고 각 연구·분석 기관(예: Wells Fargo Agri-Food Institute, 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 University of Tennessee, 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CPI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이며, 특정 품목의 가격 변동은 CPI 내 해당 품목의 항목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시사점
경제·농업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단기간 내에 모든 단백질 품목의 가격이 동시 하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달걀 가격의 경우는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해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는 주로 조류독감으로 인한 공급 충격 이후의 기저효과와 생산 회복에 따른 반등이다. 반면 쇠고기 가격은 가축 재고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는 구조적 제약과 소비자 수요의 지속적 증가로 인해 단기적 하락세가 제한적이다. 수입을 통한 공급 확대 정책은 단기적으로 가격 안정을 도모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여건과 목장주의 소득을 약화시켜 가축 재고 회복을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
정책 방향에 따라서는 다음과 같은 영향을 예상할 수 있다. 첫째, 수입 확대와 같은 시장 개입은 소비자 가격을 일시적으로 안정시키지만 국내 공급 축소를 촉발할 수 있다. 둘째, 가뭄·사료비 상승 같은 기상·원자재 요인은 사육 비용을 높여 공급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셋째, 전염병 관리와 방역 정책의 강화는 향후 유사 사태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를 낮출 수 있으며, 이는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론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처럼 일부 품목(예: 달걀)에서는 가격 하락이 뚜렷히 관찰되지만, 쇠고기와 닭고기 등 다른 주요 단백질 품목들은 공급·수요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일괄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지 않다. 소비자와 정책 입안자는 품목별로 서로 다른 배경 요인(질병 충격, 가축 재고, 수입 정책, 계절적 수요)을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